학교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검정고시 응시자가 많아진다는 건...

by 투덜쌤

요즘 고등학교때 검정고시를 보고 그냥 정시로 가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학원에 인강등 교실 밖에서 배울 수 있는 인프라가 많이 생기면서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다.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반갑지만, 학교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떨떠름하다. 무엇보다 학교를 '포기'하는 그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해 진다.


코로나 시대라 등교수업도 많이 못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는 한정적이고, 걸핏하면 온라인 수업이니, 그 마음이 이해는 간다. 그런데도 수행평가는 여전하고 내신은 중요한데, 정작 학생부에 적을 세특하나 만들기에 어려운 세상. 이것저것 신경쓰느니 차라리 검정고시를 보고 정시에 올인하는 것도 전략일 듯 싶다. 물론 자기관리가 철저한 학생들한테나 통용되는 말이겠지만.


결국 따져보면 입시라는 말로 정리가 되는 건데, 학교의 기능이 결국은 대학을 보내는 건지 많이 고민이 된다. 열심히 가르쳐서 상급학교를 가는 건 당연한 일이건만,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게 목표가 되고, 대학교는 좋은 기업에 보내는 게 목표가 되고. 여기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없다. 아, 상급학교에 적응잘 하는 사람, 기업에 이바지 하는 사람이 정답이려나? 하지만 이렇게 보기엔 무언가 도구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같아 거부감만 든다. 결과적으로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현대 사회에서 학교가 가지는 기능이 무언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사람을 묶고, 온라인으로 협업하고 발표하고 평가까지 이뤄진다면 물리적인 공간에서 아이들을 묶는다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학습적인 면에서 보자면 참 번거로운 과정이다. 굳이 정해진 시간에, 특정한 교과목을 다같이 같은 진도와 속도로 하는 게 무슨 의미일지. 그게 개개인의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하지만,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목적이 아니라 삶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니, 지식보다도 태도와 방식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지식 전달의 비효율성을 다소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에 지식이야 인터넷에 깔려있는 거고,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려면 아이들에게 다양한 환경과 경험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가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남의 것을 보고 배우며 발전시키기도 하고. 그런 시행착오의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아닐까?


그러다보면 분명 실패 사례도 나올 것이다. 모두가 성공하길 바라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은 현실. 그렇기에 그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실패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닌지. 때로는 그게 학교폭력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날 지라도 학교나 사회는 그들을 도와주어야 하는게 아닌지. (물론 처벌이라는 것도 도움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은 한다. 그게 교육적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발휘되길 바랄 뿐이다)


상급학교, 더 좋은 기업으로 가는 것이 꼭 목표가 될 필요는 없지 않는지.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굳이 좋은 기업을 선택하지 않아도, 좋은 대학을 가지 않아도 능력과 소질로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 아닌가? 정말 필요한 것은 한 가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끈기나 노력, 성실함 같은 것이 아닐지. 진실하게 대하고 자기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아주 성공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패하는 경우는 살면서 별로 못 본 것 같다.


세상은 충분히 살만하다는 낙관적인 믿음. 자기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꾸준함. 친절함. 이런 것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활동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아닌 것 같다. 혼자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채팅이나 톡이나 이런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 그 소통을 매끄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학교가 해야 할 일이 아닌지.


생각해보면 학교가 필요없는 이유보다는 필요한 이유가 더 많긴 하네. 괜히 걱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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