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등교개학이 더 설렌다
이런 류의 질문에는 늘 해답이 있다. 일장일단.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할 이유를 찾는 거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교육이 다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좋은 게 쌍방향이겠지만 그냥 단방향이라고 해도 온라인 교육 안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차이는 결국 효율성인거다. 지식을 잘 전달하는 한 사람이 많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그 효율. 그것만 따지면 온라인 수업보다 더 좋은 건 없다. 학습자가 열의를 보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실은 대면교육의 가장 큰 이유는 ‘학습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들을 끌어들여서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왜 배워야 하냐고 하는 아이들에게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게 대면 교육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지금 온라인 교육에서의 학습 격차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의욕이 넘치는 학생에게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큰 의미는 적을 듯 하다. 의욕은 있지만 게으른 학생들도 옆에 조력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서 케어가 가능한 누군가가 있고 없고가 또다른 변수가 되기도 한다.
학습에 관심없는 학생들이 과연 학교에서는 얼마나 하겠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결국 정도에 따라 나뉜다. 몇 명이라도 구제(?)할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적어도 초등에서는 그렇게 구제불능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 물론 이것도 교사 개개인의 열정과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개학 계속 미루고, (언제까지?) 9월 학기제를 이야기 하고 (가을에 코로나19가 또 유행이면?) 있다. 그래. 쏟아지는 소나기는 피하는 게 답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주변이 물에 잠기고 내가 서 있을 곳이 불안하다면 최소한 맞고 헤쳐나가는 과감함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난 염려하는 그 분들의 심정을 존중한다. 그리고 이번에 다행히 최대 34일 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고 가정학습을 할 수 있는 체험학습 제도가 만들어졌다. 비록 담임 선생님의 ppt를 만나지 못하겠지만 ebs나 e학습터 등 다양한 무료컨텐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설 업체까지 따지면 뭐 무한정이다. 물론 공교육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래도 학교에 있는 교사가 책임감을 가지고 더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고는 싶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이다. 그 전까지 선택하지 않고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지나가다가 막히면 짜증내고 걸리면 욕하면서 그래도 흘러갔다면 지금은 다르다. 내가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왜 이런 그지같은 선택의 상황이 왔는지는 ‘코로나19’를 비난 하면 된다. 실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나도 그 선택이 맞는지 틀리는지 대단히 불안할 때가 많다. 책임의 무게라는 걸 오롯이 느껴보질 못했으니 그 크기가 감당이 될 지 아닐지도 가늠이 안된다.
난 그냥 등교개학을 하면 우리 아이를 학교에 보낼 것이다. 마찬가지로 등교개학이 되어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교사로서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다. 이 선택이 최선이냐고? 물론 그게 아닐 수 있다. 맞을 수도 있을테고. 처음 가는 이 길이 맞고 틀리고를 누가 지금 알려준단 말인가? 결국 지금에 충실한 판단을 내릴 뿐이다. 판정은 보류.
다만 또 다시 이런 비슷한 상황에 빠진다면 우린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리겠지. 지난 메르스때의 혼란이 지금의 투명함을 만들었다면 지난 메르스의 혼란도 득이 된거다. 지금의 원격수업의 혼란도 나중이 되면 우리의 자산이 되지 않을지 생각해 본다.
어쨌거나, 별 일 없다면, 이제 PPT는 그만 만들고 싶다. 아이들의 반응없는 학습자료라니. 허공에 헛발질 하는 기분. 비록 대면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협력 협동 모둠 활동등이 크게 제약은 되겠지만 같은 반으로서 같은 학년으로서 서로의 유대감을 쌓는 사회적 소통 창구로서의 교실이 다시 시작된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다. 보고 싶은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