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이래저래 고민만 많은 날
복잡한 2월이다.
1. 새로운 학교에 발령이 난다.
2. 새로운 학년으로 배정이 된다.
3. 그리고 새로운 업무를 맡는다.
1번은 5년마다 이뤄지는 것이니 일부의 경험이겠지만, 벌써 몇 번의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가고 오는 사람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나도 언젠가 저기에 설 것을 알기에 그 분들의 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울림이 있더라. 새삼 느끼는 거지만 선생님들 참 말씀들 잘 하시네.
올해에는 퇴임하시는 분이 계셨다. 이제 학교를 옮겨다니지 않는 집으로의 마지막 발령. 지난 몇십년의 학교생활이 영상으로 흘러갈 때 기분이 참 묘했다. 내게 사진이 있다면 어떤 사진들로 가득 채울 수 있을지. 흑백부터 칼라까지 다양한 색채의 경험들이 종합되는 그 순간, 나도 아마 울컥하지 않을지. 내 존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고, 아직 모르는 새로운 세상으로 버려지는 순간이기에 후회와 두려움으로 가득찰 그 순간이 좀 더 천천히 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참 묘하더라.
새로운 학년.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 동학년으로 묶으고, 그 안에서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지 확인하게 된다. 이름 석자 가지고 알 수 있는 정보는 없기에 그냥 상상만으로 만나게 되는 아이들과는 달리 동학년은 현실이다. 마스크 위의 눈동자 만으로도 파악된다. (물론 그게 다 맞다고는 못하겠다) 어느 반이 될 지 어떻게 이사짐을 옮겨야 할 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실감한다. 아.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되었구나. 이제 드디어 2022학년도다!
새로운 업무는 늘 귀찮다. 지난 업무를 정리해서 다음으로 넘겨주는 것도 귀찮다. 넘겨주고 넘겨받고. 업무가 준다고 해도 결국 남아있는 그 업무는 이리저리 폭탄돌리기일 뿐 줄어들지 않기에 불평을 하고 싶지는 않다. 줄여준다고 하는데 과연. 행정실에서 그 업무를 가져가면 과연 행정실은 가만 있을까? 지금도 행정실 업무인지 교무실 업무인지도 모를 그런 일들을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하고 있는데. 사회가 복잡해 지면서 규정도 많이 생기고, 각자의 사정을 존중하면서 예외도 많이 생기고. 아무리 매뉴얼대로 하더라도 민원은 존재하고. 그러다보니 일(특히나 학부모 민원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업무들, 예를 들면 학폭?)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수업을 덜 하면 업무를 할 수 있는 걸까? 업무가 없어지면 수업과 평가가 좀 더 알차질까? 비포 애프터가 없으니, 난 잘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한건 업무 잘 하시는 분이 수업도 학급도 잘 하시더라. (물론 나는 아직도 자신없다)
3월이 되면 새로운 고민이 늘겠지.
1. 새로운 학생
2. 새로운 학부모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느끼는 새로운 담임에 대한 걱정과 기대도 상당할 거다.
어느 때나 쓰이는 단순한 진리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그냥 교사는 학생을 잘 가르치고, 학부모와 소통하면 되는 거고,
학부모는 담임을 믿어주고 함께 소통하면 되는 것
본분을 잘 한다면 크게 걱정이 없을 텐데, 내가 그걸 못할까봐 늘 걱정이지.
그래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칠 거다. 번뇌는 많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