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로는 1인가구 (2022, 넷플릭스)
넷플릭스를 보다보면 참 시간 잘 간다. 별 다른 일이 없는 날에는 가끔 애니매이션을 보는데, 겁쟁이 페달이 너무나 많아서 좀 쉬고, 새로운 애니매이션을 보기 시작했다. 코타로는 1인가구. 주인공은 아이지만 봐야 할 대상은 전혀 아이가 아닌. 전적으로 성인을 위한 애니매이션. 아마도 어른들의 공감으로 이 만화가 실사영화로 넷플릭스 애니매이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닐지.
짱구는 못말려와 비슷한 컨셉인데 아주 어른스러운 아이다. 설정 상으로는 4살짜리 아이가 원룸에 혼자 산다는 이야기. 그런데 아이의 말투는 (아무리 애니매이션을 따라 한다지만) 매우 어른스럽고, 생각이나 행동들도 매우 어른스럽다. 물론 역시나 아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만.
억지스러운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옆집은 만화가, 그 옆집은 바에 나가는 아가씨, 그리고 아래집에는 야쿠자. 그런데 그 어른들 참 사람 좋다. 누구도 아이가 혼자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은 별로 없다. 어리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라는 걱정만 가득하다. 심지어 생활비를 가져다 주는 변호사도 예의바르다. 그리고 그 예의바름을 아이는 잘 이해하고 있다. 어른들보다 더.
정말 만화적인 상상력이 가득한데, 그런데 왠지 눈물이 나고, 따뜻하다.
무엇보다도 어른들 각자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어린 아이가 다 이해하면서 자신의 방법으로 보듬는 장면들이 참 좋다. 심지어는 같은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까지 일러 준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남의 도움을 받으면 안된다고.
코타로는 아이보다 더 아이같은 어른의 투정도 받아주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분명 자신도 꽤나 힘들었을텐데 그런 것들은 잘 숨기면서 살고 있다. 자기가 모르는 것에는 너무나 진지하게 "왜 그래야 하는지"를 묻고, 그 말에 어른들은 성실하게 대답해 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쩌면 놓쳤을 가장 쉬운 해결법을 찾는다.
이해, 배려, 용서, 공감
참 따뜻한 그 말들이 전편에 걸쳐 계속 반복되지만 싫지는 않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스함이 느껴지고 마음이 힐링된다. 어쩌면 증오와 혐오, 무시와 외로움 속에서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이 아닌지.
이렇게라도 마음을 치유한다면 내일은 좀 더 사랑을 베풀 수 있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