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아저씨의 아이 키우는 방법

탑건 : 매버릭 (2022)

by 투덜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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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이하여,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다녀왔다.

보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두었던 영화. 하지만, 주말에는 좋은 자리가 없어서 결국 금요일 밤 늦게 봐야 했다. 그런 거라면 그냥 개봉할 때 봤어도 되었는데. 어쨌든.


탑건 1편을 영화관에서 봤었나?

내 기억에는 영화관이 아니라 그냥 TV에서 봤던 것 같다. 아니 그 유명한 노래 "take my breath away"를 흥얼거리면서 나는 그 영화를 봤다고 착각했던 것도 같고. 어찌되었던 영화를 온전하게 본 기억은 없고, 그냥 꽤 젊고 잘생긴 탐 크루즈만이 기억에 남았었다.


그런데 잊혀진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는 참 올드했다. Oldies, but goodies 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더라. 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요즘 영화와는 달리 타이틀롤도 올라가니 왠지 예전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알고보니 전작과 아주 비슷한 오프닝 구성이라고 하더라. 심지어 글씨체 조차도. 기존 탑건의 팬들을 그대로 끌어오려는 시도였을까? 뭐 마케팅이 그런거라면 이해한다. 그리고 그 마케팅 나는 무척 좋았다.


AI는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시작은 참 어려운 주제. 결국은 대체할 거라고 믿는 제독 (우디해럴슨. 오랜만에 보네. 그렇지만 나도 동의)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는 톰아저씨 (이때 대사 좋다! Not Today). 뭐 결국엔 AI가 많은 것을 대체하겠지만 그럴려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사람도 많이 필요하겠지? 그건 그 때가서 고민해 보자.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현실을 가지고 너무 심각하게 걱정하는 건 오히려 안 좋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부모는 어때야 하는가?

뒷부분이 좀 미션 임파서블화 되어 가는게 그랬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모처럼 예전 감성의 화끈한 권선징악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찝찝함이 남지 않은 이토록 사이다같은 결말이라니. 하지만 내가 더욱 깊이 공감한 건, 바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았다. 루스터 라는 아이와의 관계. 스포일러 같아서 더 언급하긴 그렇지만, 극중 제니퍼 코넬리가 톰 아저씨한테 했던 말은 계속 기억에 남는다.


믿어 줘야 한다. 결국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리고 우리 아이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 말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겪은 모든 것들을 다시 아이들이 시행착오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알지만, 지나치면 그 기회까지도 빼앗는게 된다. 부모가 그럴 자격이 있는 건지.. 결국 아이의 삶은 아이의 것 아닌가?


교사는 어때야 하는가?

탑건 스쿨 교관으로 돌아온 톰아저씨의 교육법. 결국 수많은 경험은 학습자의 다양한 행동을 예상하고 그것을 미리 이용할 줄 안다. 교직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아이들이 행동하는 이상행동(?)은 다 예상되어 있다. 그 때 맞게 적합한 활동거리를 주는 게 바로 경력이 아닐까 싶다. 다 큰 어른들 앞에서는 압도적인 실력을 먼저 보여주는 게 맞지. 특히나 과거 탑건이라고 불리웠던 그들 앞에선 더욱 더! 그런 의미에서 톰아저씨의 실전 교수법은 아주 좋았다. 마치 수업을 못하는 교사에게 좋은 수업을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올드팬들을 위한 보너스

마지막 장면은 역시나. 예전의 발 킬머와 톰 아저씨의 멋진 하이파이브를 보여준다. 역시나 뻔하지만 좋았다. 그리고 제니퍼 코넬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 발 킬머의 모습은 짠했다. 실제로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거친 목소리가 AI라지? AI도 이렇게 인간을 위해 이롭게 쓰이면 되는 거다.


그냥 인생의 선물같은 영화. 같이 늙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그리고 이제 젊은 영웅들에게 그 자리를 전달해 줘야 함을 느낀다. 고작 한 편의 영화로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건 바로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뜻이겠지? 나이를 먹는 다는 건 별로 기분이 안 좋지만, 경험이 쌓여서 크고 넓게 볼 수 있는 식견이라는 것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만족한다. 다만, 참견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만 줄여야 겠다. 꼰대와 현인은 종이 한 장의 차이더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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