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 먼저냐 생활이 먼저냐
드디어 마스크가 병원과 약국 빼 놓고는 다 풀렸다.
자율규제, 권고사항 뭐 이런 건 결국 안 해도 된다는 걸 돌려서 전달한거지. 적어도 "당신 왜 마스크 안하냐!"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되었다.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로써도 마스크를 꼈다 벗었다 하는 불편을 덜게 되서 좋긴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 환자가 더 늘어나면 어쩌지 하는 고민도 있다. 결국 선생님이 아프면 누군가 대신 해야 하고, 그 분이 아무리 잘 하셔도 결국 담임은 아니라..
마스크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 발령 받자마자 들어온 민원을 잊지 못한다.
왜 아이들이 마스크를 계속 껴야 하냐고 볼멘 소리로 전화하시던 그 분. 오랜 시간 설득했지만 계속 도돌이표다. 아이가 마스크를 끼고 오지 않으면 결국 교실에서 마스크를 끼우도록 권장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신념에 맞게 교육할 수 있는 것 자유도 있겠지만 그래도 교사는 공무원 아닌가? 지침이나 법령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이해시키기에는.. 참 어렵다.
옆에 있는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요?
우리 애를 그렇게 보지 않도록 지도하는 게 교사의 역할 아닌가요?
학교폭력을 하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학교폭력이 생기는 걸 보면 저 말은 솔직히 이해가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결국 지도하지 않은 교사를 탓하겠다는 말 아닌가? 그러니 결국 교사는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지도를 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만드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걸 학부모는 빠져나가려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참 어렵다. 법령으로 혹은 행정명령으로 마스크를 쓰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끼지 않는 아이들을 지도하지도 마라,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도록 보호해 달라고 하니..
그런데 요즘은 마스크를 다 벗게 해달라는 민원도 받는다.
자율적인 착용이라는 건 결국 마스크를 쓰고 말고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거다. 게다가 독감 징후가 있으면 쓰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일제히 안 쓰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 자연스럽게 안 쓰게 될 기다릴 수 밖에.
선생님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지난 2월말에 실내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교사는 아무래도 말을 많이 하기에 마스크를 벗고 있을 때가 많다. 반대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전에 하던 대로 늘 쓰고 있는 편이다. 이제 아이들이 마스크 하는 건 당연한 일이 되었나 보다. 그게 코로나를 겪은 아이와 아닌 아이들과의 차이가 되겠지. 한편으로는 서글퍼 졌다. 밥을 먹으면서 마스크 사이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넣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더욱 애처로와 졌다. 쟤네들은 친구의 얼굴을 기억이라도 할까?
서로의 입모양을 봐야 이야기를 인지하는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코로나 상황이 너무나 힘들었을 거다. 장애가 있던 없던 마스크는 언어의 전달을 방해한다. 좀 더 정확하고 크게 말을 해야 인식한다. 방역에는 최고의 수단이 되겠지만 커뮤니케이션에는 걸림돌이 된다.
이제 학교가 방역보다는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마스크는 안 끼는게 맞지 않을까? 좀 더 더워지면 아이들도 다 벗길.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코로나도 좀 수그러들고 마스크도 좀 덜 보이길. 한꺼번에 바뀌길 바라는 것보다 받아들일 수 있는 완충기간을 두고 천천히 바뀌어 나가기를. 물론, 좋은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