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주는 해로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필요성에 대한 끄적거림
이런 글을 며칠 전에 읽었다
https://v.daum.net/v/20230411192508388
시험공화국이라는 말에 꽂혀버렸다. 능력주의의 함정이라는 말을 많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하고.
내용을 요약하자면,
1. 국가조직 시험제도가 인맥이나 정파, 나눠먹기에 비한다면 선진적인 제도임은 분명하다
2. 하지만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인프라가 특정한 세력에 집중되어 있다면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다.
3.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을 '노력 부족'으로 본다면 또다른 차별과 착취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동의하는 내용도 있고, 조금 이해안되는 내용도 있다. 날카로운 비평이지만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에 대한 대답을 내리기에는 주저된다. 왜냐하면 시험이 주는 '합리적인 구석'때문일 거다. 그렇기에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험을 고수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마치 지난 코로나때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았던 것과 같이.
저자도 시험을 없애자는 건 아니다. 다만, 시험에 불합격했다고 그 사람이 모든 것에 실패한 것처럼 보면 안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지. 틀리지 않다. 나는 그게 사람이 사람을 보는 관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관점을 공유하길 바란다.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그 문을 통과한거니 축하해 줄 일인거고, 불합격한 사람은 또 다른 시험을 찾아 떠나면 그만이다. 하지만 시험이 단 하나라면 말이지. 그게 쉽지 않다. 대표적인게 수능 아니었던가?
시험 공화국이 공고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입시이다. 대학을 들어가는 일, 좋은 과를 가는 일이 여기부터 시작하기에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다 인내하고 견딘다. 수능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목숨걸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안되지. 공부는 청소년들의 고민순위 1위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에요.
하지만 월급은 성적순이에요.
행복은 성적순은 아닐거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도 있을테고.
하지만 직업선택은 대략적으로 성적순이 맞는 듯 하다. 유망한 직종들은 대부분 시험에 의해 결정되니까.
그래서 시험에 통과한 사람들이 더 좋은 경제적인 문화적인 환경을 갖게되고, 그러한 경제와 문화적 토대를 지닌 아이들이 다시 그 시험에 통과하는 순환을 이룬다. 그게 오래되면 결국 기득권이 되는 건데, 기득권이 고여있는 사회치고 잘 되는 꼴을 못봤다. (역사적으로 말이지. 지금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지적은 타당하다만, 해결책이 무엇인가가 참 어렵다.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가 많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적당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적당한 일을 하고 모두 비슷한 경제적 소득을 얻고 그에 모두 만족하고 살면 좋겠지만, 인간은 탐욕의 동물이라 늘 그 이상을 바라게 된다. 그걸 나쁘다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인간 본연의 성질로 이해해야 하는 게 아닐지. 그렇다고 그 탐욕을 무조건 수용하자는 건 아니고.
이야기하다 보니 논의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 유명한 철학자들 경제학자들 교육학자들 정치가들도 해결해 내지 못하는 이 문제를 내가 풀 수도 없는 거고. 그냥 고민의 시작점으로 의미를 두기로 했다.
오늘의 결론은 결국 시험이란 필요악이다. 뭐 이 정도가 아닐까? 두서없는 마무리가 되어버렸다. 굉장히 찜찜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