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배워야 책임지는 법도 배운다

경제문맹을 대처하는 자세

by 투덜쌤

https://v.daum.net/v/20230418173000545


제목의 문구는 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 조성에 관한 교육청 계획에서 따왔고, 경제문맹이라는 말은 위의 기사에서 따 왔다.


요즘 아이들의 생활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가르쳐 달라고 요구한다. 스스로. 자립. 혼자서. 책임. 뭐 이런 단어들 말이다. 이해한다. 나도 내 아이들에게 그걸 바랬으니깐. 그리고 그것때문에도 많이 다퉜기에 그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안다. 그래서 더욱 더 남에게 기대고 싶은거다.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를 다녀왔더니 아이가 뭐든지 혼자서 스스로 하네! 라는 말을 듣고 싶은거지. 뭐 결론은 꿈깨라.


단어의 중요함은 모두 다 인정한다. 그래서 부단히도 노력한다.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고 반성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노력한다고 모든 결과가 아름답지는 않다. 문제는 어른들이 그걸 기다릴 수 있는지 아닌지라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참견과 지시에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를 포기하고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그러니 책임질 일이 없지. 그러니 어른들은 못마땅해서 더욱 더 참견하고 지시한다. 악순환의 반복일 뿐.


그나마 난 학교는 이러한 굴레에서 조금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교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두명만 봐야하는 부모보다는 그래도 덜 엄격하게 그래서 더 자유롭게 아이들은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찌 행복한 일만 있으랴. 때로는 다툼으로 폭력으로 그리고 실망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시기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단단해 지고, 다음에는 툴툴 털고 일어날 힘으로 커나간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어른들은 아이들을 온실 속의 화초로 보는 셈이다. 예쁘기는 하지만, 보살핌이 끝나는 순간 죽어버리고 마는.


경제문맹이라는 이야기를 보니, 결국은 '돈'에 대한 자기결정권 이야기다. 자기가 번 돈도 아니니 책임지지 않고 허투로 쓰겠지. 그러니 용돈을 받는 아이들의 씀씀이는 나날이 커간다. 치킨 3만원? 우습지. 점심 2만원? 뭐 내 돈도 아닌데. 게다가 부모님은 밥은 굶지 말라 하지 않았는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노력을 하지 않는 법. 아이들은 결국 딱 고만큼의 노력을 하게 된다.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쉽게 포기할 수도, 아니 부모님이 있기에 포기할 필요도 없겠지. 어른들 입장에서는 좀 더 수월하게 시작하라는 의미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선택지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안타깝게도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될 뿐..


아이들을 위한 경제에서 늘 공식처럼 하는 말이 있다. 필요할 때마다 그냥 돈을 주는 것 보다는 용돈을 주고 그 안에서 소비하도록 안내하라는 거다. 소비할 때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적도록 하고 용돈기입장을 통해 쓰고 나간 돈의 쓰임새를 반성하고 다음 달에 다시 계획을 세우고. (뭐, 일부는 저축을 하고.) 그런데 이게 안되는 이유? 여기에도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실은 어른들(나를 포함해서다..)이 이래 본 적도 없고, 이럴 의지도 없기 때문이 아닐지.


내 월급을 한 달 동안 어떻게 쓰는 지 관리하지 않는데, 아이들에게 무얼 요구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내가 내 월급을 자유롭게 쓸 권리를 가지듯 아이들도 아이들 용돈을 자유롭게 쓸 권리를 가져야 하는데..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제한하게 되면 아이들은 결국 합리적인 용돈 소비를 멈출 수 밖에. 그러면 저축만 쌓이게 되고 그 저축을 보면서 어른들은 칭찬하게 되는.. 그게 과연 합리적인 소비일까? 글쎄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은 내 반성문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올바른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니 조금은 낯부끄러울 뿐이다. 뭐 누구나 시행착오라는 게 있으니, 다시 아이를 키우면 더 잘 할 자신 있다만.. (세월이 야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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