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만 가르쳐야 한다니

교과전담교사라 좋은 점

by 투덜쌤

교과전담 교사

내 인생에서 교과전담을 얼마만에 해 보는 걸까? 매번 같은 내용을 가지고 이 반 저 반 돌아다녀야 하다니.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야 일상일지 몰라도 초등교사로서는 참 생소한 일이다. 생각해 보니 교과전담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실과였었나? 발령 초기였는데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방법을 가르쳐 줬던 게 생각난다. 왜 이런 걸 가르쳐야 하나? 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해 보니 아이들도 나도 재미있더라. 기초교육이나까 가능한 이야기. 매번 다른 반을 돌아다니니 한 가지만 잘 준비하면 된다. 그건 편하지만 때로는 재미없기도 하다. 예상되는 반응과 질문. 그걸 지치지 않고 설명해야 한다. 에구.


과학교과전담 교사

과학이라. 고학년을 주로 하면서 과학을 내 손으로 가르쳐보지 않은게 10년은 되어 가는 것 같다. 실험이 있고, 준비가 많아서 기피하게 되어 대부분 교과선생님들이 그 과목을 가르쳐 주시는데 이번에는 내가 그 일을 하게 된 거다. 내가 고등학교 때 비록 이과를 나왔지만 초등학교 때 꿈은 과학자가 아니었던가? 그래도 생소한 건 어쩔 수 없다. 왜 이리 모르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지. 차라리 역사를 가르치라고 하면 재밌게 가르칠 텐데.


안전이 최고

그래도 내게 주어진 일이니 최선을 다해야지. 그래서 첫 시간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안전에 관한 수업을 준비했다. 과학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설명, 약간 MSG를 섞어서 사고상황을 설명하기도 하고, 중학교 이긴 하지만 뉴스에서 언급되었던 과학실 사고에 대해 영상을 틀어 주었다. 2006년도 자료.. 어떤 녀석이 귀신같이 눈치채고 '옛날거네' 라고 외치더라. 미안하다. 선생님도 미처 그건 몰랐다. 어쨌든 잔뜩 겁을 준다음 안전수칙을 이야기 하는데, 교과서에 제시된 건 너무 FM이다. 과학시간마다 보안경 끼고 실험용 장갑을 끼고, 실험복을 입고 실험을 하라구요? 실험복만 해도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입어야 하는데.. 그 사이즈며 치수며. 결국 초등학교 실험에서는 그렇게 위험한 실험이 나오지 않으니 필요할 때 필요한 복장을 하자고 했다. 선생님이 왠지 거짓말 장이가 된 기분이다.


그래도 담임보다는 좋다

3월 초다. 지나가면서 학급 질서 잡는 담임들을 보면서 미안하더라. 자리 정하고 학습 훈련 시키고, 급식부터 청소까지 일일이 손봐야 하는 3월에 담임들이 얼마나 분주한 줄 알기에, 첫 시간에 이렇게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끝날 수 있어 참 감사하다. 교과전담교사가 되고 보니 수업의 질, 수업의 기술은 많이 늘 것 같다. 비록 담임수당을 못 받는게 조금은 아쉽지만 여유있게 3월을 시작하는 게 어디인가. 다행히 과학은 실험이 많은 과목이라 아이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1년 잘 부탁한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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