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목적이 꼭 진지할 필요는 없지

범죄도시3 (2023)

by 투덜쌤

1.

모처럼 영화나 봐야지 하고 나섰는데, 극장에 볼만한 영화가 없더라.

은하수호대 3편은 이미 봤으니 다른 작품을 골라야 하는데, 가장 많은 상영관에 걸린 건 바로 이 영화.

뭐 모처럼의 진지한 영화를 볼까 하고 생각도 해봤으나 - 슬픔의 삼각형이 정말 땡겼는데 - 그냥 영화보면서 스트레스나 풀고 싶어서 결국 표를 샀다. 그래 나도 600만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2.

2편에서 느꼈던 호쾌한 타격감, 그리고 잔인함은 적절히 상상에 맡기는 연출, 종종 터지는 유머, 그리고 화끈한 액션. 내가 기대했던 범죄도시 영화였다. 윤계상과 손석구가 주었던 징하디 징한 빌런들은 아니었지만 이준혁도 꽤나 돈독오른 빌런의 역할을 잘 한 것 같다. 비밀의 숲에서 봤던 눈 동그랗게 뜨고 떠벌거리던 검사가 아니라 유감이었지만 이 역할도 나름 잘 어울리더라. 그리고 일본인 리키는 그냥 저냥. 빌런끼리의 다툼으로 스토리를 조금 복잡하게 만들려 했다만 예상이 어렵진 않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다는 건 아니고.


3.

빌런이 조금 아쉬웠지만, 감초는 여전했다. 초롱이 고규필은 장이수 박지환의 부재를 잘 메꿨고, 전석호까지 두 명의 감초가 가세하면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2편에서의 최귀화의 역할을 이범수, 김민재가 잘 나눠가진 듯 하고, 최동구도 살짝 가세하면서 조연은 충실했던 것 같다. 마동석은 뭐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낸 듯. 너무 초인적인 힘을 과시하니 살짝 거부감이 들긴하지만 (차에 부딪히고 야구방망이를 맞아도 회복되는 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뭐 그래서 보는 거지. 그 덕에 마동석만 나오면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반대로 긴장감은 좀 덜했다.


4.

과연 이 범죄도시 시리즈가 성공할까? 2편이 개봉될 때 벌써 3편을 찍고 있었고, 지금은 8편까지 기획을 했다고 하더라. 이게 그리 갈 영화인가 싶다가도 뭐 존윅이나 분노의 질주는 어떤 가치를 인정받아서 속편에 속편까지 나오는가 생각해 보면.. 결국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보는게 이 영화의 힘이 아닐까 싶다. 시리즈가 더해가면서 갖가지 변주들이 더 해지면 풍성해 지겠지. 제작자나 감독 입장에서 탐이 나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물론 독배가 될 수도 있고.


5.

만약 나라면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까? 마동석이 변해야 겠지? 근육맨이 머리를 써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혹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빌런을 데리고 오는 거다. 사이코패스인데 머리는 무지하게 좋고, 빈약한 근육(?)을 자랑하는 그런 녀석. 싸우는 거야 좀 멍청하고 잘 싸우는 보디가드를 내세우면 되는 거고. 마동석을 몰래 도와주는 여자 조연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마동석은 여자에게는 약할테니 함께 버디(?) 무비 느낌으로 전개해도 좋을 듯 하고. 극한직업에서의 류승룡처럼 입을 맛깔나게 털어주는 캐릭터가 있으면 더 좋겠단 말이지.


아무튼 스트레스는 확실히 풀었다. 게다가 4편의 기대감을 주는 쿠키까지.

부디 이 영화가 분노의 질주나 존윅처럼 한국형 오락무비의 끝판왕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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