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여기서 뜨나 저기서 뜨나 마찬가지 같더니만

올해 첫 일출을 보다

by 투덜쌤

1.


올해 처음으로 여행을 갔다.

그리고 남들이 이야기하는 일출명소에 들러서 일출을 봤다.

우리 집에서 보는 해와 뭐가 다르겠냐만,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이 꽤나 감동적이더라.


올라오는 건 순간이지만, 그걸 보려고 컴컴한 산을 오르고, 전망 좋은 자리를 찾고,

주변은 환한데 아직도 올라오지 않는 해를 기다리고.. 그런 시간이 지났더니 매우 특별해 졌다.


쉽게 얻은 건 쉽게 잊혀진다고.

이런 번잡한 과정이 있어야 최종의 행위가 인정받나 보다.

역시나 시련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드는 걸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한 듯.


2.


겨울에는 시금치가 제철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온 시금치에서 단내가 난다.

장터에서 파는 꽤나 많은 한무더기를 5000원에 샀다.

집에 와서 아내랑 같이 다듬고 씻고 데쳤다.

소분해 놓으니 꽤 많다. 이번 달 반찬은 이걸로 하면 되겠네.


간장에 무쳐도 되고, 고추장에 무쳐도, 된장에 무쳐도 맛나는 시금치무침

결국 양념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나는 이런 무침류는 너무나 좋다.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과 감칠맛이 나는 제철음식이 주는 매력이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준다.


나만 좋아한다는 게 함정이긴 하네.


3.


안 하던 짓이다.

이렇게 주말에 여행을 떠난다는 건.

사람들이 많고 관광지는 북적대며 고속도로가 미어터질 때의 여행은 피곤함만 남았었다.

그렇게 살다보니 주말에 파김치처럼 늘어져 있기만 했다.

몸과 마음은 편했는데 지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느낌.

누군 일부러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간다는데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피곤하단 이유로 피곤에 찌든 척 사는게 옳을까? 게다가 집에만 있으면 왜 그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올해에는 좀 더 바쁘게 살기로 했다.

내가 사는 이 도시도 좀 더 돌아보기로 했고, 이 나라도 좀 더 돌아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해외로 나가는 건 좀 더 준비가 많이 필요할터이니.. 일단 국내라도.


마음 같아서는 한 달 정도 여유를 가지고 우리 나라 둘레길들을 돌아보고 싶은데.

현실은 언제나 녹녹치 않다는 게 문제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