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덜쌤 7시간전

입양되었다는 말, 언제 해 줘야 하나

너는 특별해 - 3학년 권장도서

"톰은 자기가 입양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작부터 당황스럽다. 입양이라니. 아이들에게 이런 글을 읽어주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나도 옛날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만났던 누군가는 이런 상황일수도 있었을텐데 그걸 계속 어색하게 보고만 있다니. 굳이 이야기를 하진 않겠지만 혹시나 밝혀지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조차 없는. 그런 단어지. 입양. 비슷한 단어로 장애도 있고. 이혼도 있고. 한부모 등등


아무튼 이 이야기는 시작부터 직진이다. 일곱 살 때 이미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엄마, 아빠, 그리고 톰만 살았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순간들이 친구가 끼어 들면서 변하게 된다. 아니 깨닫게 된다. 나는 무언가 다르구나. 거기에서 오는 혼란함이 책에 참 잘 표현되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신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하고, 또 다른 무언가를 갈구하고, 현재를 부정하고. 그걸 사춘기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톰은 꽤나 일찍 사춘기를 겪는 듯.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나면 생기는 사건들. 만만치 않다. 하필이면 친엄마의 이름을 가진 선생님의 등장. 겨우 정리했건만 새로운 아이의 임신. 그리고 출산.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주었으면 하는 일들을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한다. 어찌 힘들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겠지.


부모의 한결같은 신뢰.


그게 아마도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가는 열쇠가 되었던 것 같다. 거기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본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심리를 꽤나 섬세하게 그려냈다. 솔직히 아이들이 직접 글을 쓰진 않았을테니 이런 마음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왠지 이럴 것만 같다. 굳이 입양이 아니더라도 형제간의 비교로 인한 열등감은 누구라도 느꼈을테니 말이지. 


부모의 접근 방식이 좋았다. 혼내지 않고, 계속 설득한다. 나무 집을 만드는 것을 도와준다. 작은 일에 칭찬해 주고, 안아 준다.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다. 아이는 비록 계속 어른들을 의심하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만 거기에 어떠한 어른들의 부정적인 개입은 없었다. 오히려 악역이라고 이야기할 만한 친구는 옆집 친구 샘? 


퍼시라는 고양이의 역할은 혼자 있는 아이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반려동물이라고 이야기하나 보다. 정둘 곳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는 비록 헤어지는 아픔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다시 반려동물을 키우는걸 주저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시도라도 하게 놔두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 싶다. 비록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면 쓸데없고 번잡스러울 듯 하지만, 우리도 결국 그렇게 자라지 않았는가?


입양이라는 주제보다 정체성을 찾는 아이의 모습이 더 크게 그려진 책.

그리고 입양된 아이를 위하기 보다, 입양된 아이를 잘 케어하는 방법이 아닌지. 


아이에게 보다 어른들이 좀 더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릴라 같은 아빠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