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혐오, 편견 VS 이해, 배려, 화합

주토피아 (2016)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by 투덜쌤

휴일 아침에 왜 갑자기 이 영화가 내 추천에 떴는지 모르겠다. 디즈니 영화 좋아하는 입장에서 마다할순 없지. 특히나 흥겨웠던 그 OST 부분이라도 들어보자고 결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9년이나 지나서 보게 다시 보게 되는 이 영화, 왜 이리 심오한 건지. 아이들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정말 생각할 것도 많고, 요즘 사회의 분위기에도 시사하는 바도 많고. 정말 생각지도 않은 깨달음과 감동을 얻었다.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주디의 모습이야 말로 어찌 보면 이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길이 되지나 않으련지.


주디라는 토끼는 초식 동물이지만 똑똑하다. 남다른 추진력도 있고, 쉽게 지치지도 않고. 초식동물이 경찰을 지원하면서 생기는 수많은 편견들을 노력으로 이겨낸다. 토끼라서 안된다고 생각하기 보다, 토끼니까 더 열심히 해서 최초가 되어 보겠다는 마음가짐. 부모로써 걱정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말과 청년으로써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 잘 어울렸던 시작장면은 정말 좋았다.



닉이라는 여우는 오히려 반대이다. 육식동물이기에 자신을 보는 편견들에 상처를 받아 결국 회피하면서 살게 된다. (그게 비록 사기꾼의 길이었지만) 그런 그였기에 믿어주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엄청난 인연이었고 다행히 그 인연으로 사건도 해결하게 된다. 새로운 일자리도 얻게 되고. 사건을 만날 때마다 호들갑을 떨고 자신있어 하는 주디와는 달리 여유롭게 사건을 바라보며 유머를 잃지 않는 이 여유로운 여우. 너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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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물이지만 다른 태생적 입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나라를 세웠으나, 그곳에서도 정치라는 게 있었다. 권력을 갖기 위해 서로의 다른 입장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었고 그 세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미미한.. 몇 명)으로 서로를 무서워하고 미워하는 뒷부분은 정말 안타까웠다. 지금 현실과 무슨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고.


차별, 혐오, 공포. 누군가는 그걸 조장하고 이득을 얻는다. 반대쪽은 또 다시 그들에게 똑같이 맞대응하게 되고. 언론은 그 사이를 기생하면서 이득을 취할 뿐, 어느 것이 더 올바를지에 대한 관심이 없다. 혼란한 요즘 시기는 영화에서 보자면 주디가 닉과 싸우고 나서 실망하고 집에 갔을 때의 딱 그 분위기겠지? 지하철에서 육식동물이 앉으니 초식동물이 자신의 아이를 자기 쪽으로 가까이 하는 모습은 우리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듯. 하긴 요즘 아이들에게는 어른을 조심해라를 먼저 가르쳐야 하는 세상이니 말이지. 누군가를 믿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건 참 정상적인 교육인 것 같지는 않다만..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도 많으니 뭐라 반박도 못하겠다.


하지만 세상이 좀 더 발전하려면 우리는 통합해야 함을 안다. 배제대신 이해해야 하고, 차별대신 배려해야 한다. 닉을 오해했던 주디는 그와 소통하면서 결국 이해했고 그건 진정한 화합을 만들었다. 집단적인 광기를 일개 개인이 막기에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일상적인 혐오나 차별은 소통을 통해 이겨낼 수 있진 않을지. 물론 그러한 표현을 먹고 사는 미디어, 커뮤니티, SNS에 대한 정책적인 대책이던 자성적인 운동이든 이제 필요할 때가 되진 않았는지.


덧)

검색하다 보니 혐오에 대한 좋은 글을 봤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름지기 이런 곳이어야 하는데...

https://www.humanrights.go.kr/webzine/webzineListAndDetail?issueNo=7604869&boardNo=7604859


덧2)

주토피아에서의 나름 킥이었던 캐릭터. 그 느림의 미학이 빠르디 빠른 주디의 말과 겹쳐져서 더 대비가 되었지? 여유로움이 주는 미학이라니. 하지만 마냥 그렇게 민원인 상대하다간 짤리기 딱 알맞겠다. 뭐 과속하는 이유도 엑셀에서 발을 떼는 게 느려서 그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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