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국수, 살얼음과 새콤달콤의 조화

냉면의 대항마였군, 여름아 기다려

by 투덜쌤


비가 오는 봄날은 겨울 못지않게 쌀쌀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바람까지 부니 우산을 썼지만 바지는 축축해진다. 바람막이를 꽁꽁 동여매고 모자까지 뒤집어써야 체온이 유지되는 터라 따스한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식사장소.


국수집이었지만 국밥도 팔기에 들어갔다. 면을 사랑하는 마나님을 위해.


사람들의 메뉴를 주욱 훑어보는데 역시나 부대찌개를 먹거나 국밥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먹는 초계국수와 비빔국수.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무언가 홀려 버렸다. 그래 부대찌개는 의정부지. 국수집에 와서 뭔 고민이냐. 이 집 대표 메뉴를 먹어야 한다. 는 일념으로 초계국수를 시켰다.


아 얼음까지 나올 줄이야. 살얼음 초계국수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이마에 생글생글 땀방울이 맺혔으면 정말 좋았을 비주얼이다. 그런데 가게마저도 살짝 따뜻함에 푸근한 상황에 살얼음이라니.. 그래도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면을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다.


면이 구부러지지 않는다. 짝꿍의 비빔국수는 유연한데 이 녀석은 경직된 몸놀림으로 나를 놀린다. 이런데도 먹을 테냐는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입안에서 녹여주리라 하는 마음으로 씹었는데 역시나 얼음이 씹힌다. 이크. 탱글탱글이 아니라 서걱함이라니.


그런데 그 뒤로 새콤함과 달달함이 밀려온다. 고명을 보니 닭가슴살과 배추가 보인다. 무절임도 보이고 오이도 보이고. 육수 맛이 냉면 육수 같다. 닭육수겠지? 소고기 육수의 감칠 맛보다는 좀 더 깔끔하다. 맛있는 냉면을 먹는 느낌인데 면발이 다르니 새로운 맛이다. 닭가슴살은 퍽퍽해서 좋아하지 않지만 육수와 함께 먹으니 그 또한 중화시키더라.


초계국수는 식초와 닭의 조합이라고 한다. 여름철에만 한정적으로 나오는 메뉴라고 하는데 최근 맛난 냉면 먹기 어려웠는데 나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듯.


가격은 고기가 들어갔으니 잔치국수보다는 비싼 게 당연하겠지? 서울의 냉면 가게의 후덜덜한 가격에 비하자면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국수 가격 생각하면 좀 그렇고. 관광지니 뭐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지방인데라고 생각하면 좀 그렇고. 가성비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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