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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고 부끄러워 해서는 안돼, 질투는 더욱더

나는 싸기대장의 형님, 1학년 권장도서

by 투덜쌤

도서실에서 폐기도서가 나올 때면 유심히 본다. 실은 버리는 걸 그냥 두고 보지 못하고 매우 아까워하기에 그냥 못본 척 해야 하건만, 좋은 매물을 봐 버렸다.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아이들 책을 읽힐 때 책이 어떤지 따지지 않고 우선적으로 찾던 출판사의 시리즈라 버리는 게 너무도 안타까웠다. 30권이 넘는 책을 그냥 업어 왔다. 누군가 필요한 사람을 줄 수 있겠지. 폐기도서라고 크게 박혀있고, 겉면에 학교 이름이 일일이 넣어져 있어도 어떠랴. 내용을 읽는데에는 하등의 지장이 없는 걸.


막상 업어오고 보니 살짝 욕심이 난다. 읽고 보내줘야지. 그래서 차례대로 읽고 있다. 이왕이면 순서대로 읽는게 낫겠지? 그래서 고른게 1번. 나는 싸기대장의 형님이다.


싸기대장이라고 해서 오줌싸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제목에서 형님이라는 걸 놓쳤다. 이건 보통 아이들의 겪는 형님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다. 동생에게 빼앗긴 가족 내 영향력을 되찾고자 이리 저리 노력하는 기영이의 모험기이다. 초등학교 1학년밖에 안되는 아이라서 겪을 수 있는 모습.


싸기대장을 사랑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싸기대장에만 관심을 갖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다. 왕따가 된 듯 한 느낌. 그런데 부모님은 기영이를 혼낸 적이 없다. 아, 거북이 만진 손으로 우유를 만졌을 때 그 때가 있었군. 그건 전적으로 어른의 오해였다만 아기가 계속 토하고 걱정된다면 그럴 수도 있지.


기영이도 큰 잘못은 없다. 할머니를 찾아나선 그 상황에서 하필이면 버스를 잘못 타고 말다니. 다행스럽게도 아주 좋은 어른을 만나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했을지를 알게 된 것과 동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 큰 경험. 불필요한 경험은 없다. 작은 사건 하나하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내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섣부른 행동 탓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이 이야기는 부모에게도 참 좋은 울림을 준다. 좋은 꽃집 아줌마가 되어야 하고,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시대를 겪었던 어른이기에 부모는 좀 더 부모다워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를 계속 탐구해야 한다. 세대가 다르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내가 부모인 것도 처음이 아닌가? 둘째면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하겠지만 늘 첫째는 어려웠다. 이미 두 아이를 키운 입장에서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일수도. 누구나 처음은 어렵겠구나. 그럼 첫 부모의 실수도 이해해 줘야 하겠다. 다음 민원이 온다면 체크해야지.


부러워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겠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기에 부러운 마음을 숨길 필요는 없을 거다. 하지만 그게 나를 낮추는 부끄러운 감정이 되거나, 남을 낮추는 질투하는 감정이 된다면 바람직한 모습이 되기 어렵다. 저 이야기가 SNS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질투하는 현대인으로 바꿔서 생각해 본다면 꽤나 심난하다. 동화에서는 부모님의 인정이 결국 질투의 잣대이겠지만, 인생에서는 그 잣대가 워낙에 다양하지 않는가? 해결의 방법도 다양하고, 일단 하나를 해결한다해도 또 다른 것들을 질투할 수도 있다. 결국 내 자신이 휩쓸리지 않는 훈련을 해야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서, 발전시키고 정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달인과 비교한다면 늘 하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속한 공동체에 안에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그게 가족이고, 반 아이들이고, 학교가 되고, 다양한 동호회가 되고. 많은 관계를 만들어야 그 중 하나쯤에는 인정받지 않을까? 적어도 가족들은 아이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어야겠지.




읽고 보니 비슷한 책을 여기에 쓴 기억이 난다.

그 책은 형님증후군(?)과 더불어 입양이라는 큰 주제가 섞였네.


https://brunch.co.kr/@airangssam/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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