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깜깜해, 1학년 권장도서
프로불편러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일지도 모른다. 가끔 나도 짜증나, 귀찮아, 하기 싫어라는 말이 난무하기도 하니. 모든 말에 삐쭉대고 하는 일에 반항하는 아이를 보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길들여야 한다. 무서워하지 마, 해치지 않아. 그 신뢰관계를 쌓기가 참 어렵긴 하다.
예전에 새끼 길냥이를 집냥이가 길들이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아무리 찾아도 원본을 찾을 수가 없네. 무척 인상 깊었던게, 하악질 대고, 심지어 할퀴기 까지 하는 새끼 길냥이에게 집냥이가 아주 천천히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할큄을 당하던 말던 그 옆자리를 차지하고는 식빵을 굽는다. 서로의 온기가 닿고 나자 조금은 편해졌는지 결국 새끼 길냥이는 그 옆에 서서 같은 자세로 식빵을 굽고 있었다. 결국 두 냥이의 신뢰관계는 그렇게 완성되었다.
기다림이란 얼마나 중요한지.
조급한 마음은 믿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불안한 마음은 쉽게도 전염된다. 전염된 조그마한 불씨가 내 안에서 커지면 그게 불만이 되고 짜증이 되고 프로불편러까지 되는 거겠지? 그래서 기다려를 가르치는 법과 불안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 책은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한 가족이 겪은 일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어둡고 무서운 그 상황 속에서도 그림자 놀이를 하고 별을 바라보고, 거리에서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고 가족끼지 보드게임을 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이야기해 준다. 어른도 무서울 그 상황에서 침착함을 잊지 않고 그 또한 추억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어른들이 참 멋지다.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그럴 수 있지.
갑자기 이 영화가 생각난다. 인생은 아름다워 1997년작. (한국 영화 아니다. 하지만 그 영화도 좋다)
부모가 가져야 할 미덕이란.. 하얀 거짓말이라고 할 지라도 아이를 안심시키고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예전에는 그게 부모라서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부모같지도 않은 어른들을 만날 때 마다 살짝 열이 받고,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막 대하는 못된 어른을 볼 때마다 열이 받는다.
다른 사람 바꾸는 것만큼 힘든 게 또 어디 있으랴.
나라도 착한 어른이 되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