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속초가 그래도 서울보단 따스했다

바다와 산을 다 누릴 수 있는 곳

by 투덜쌤

해마다 속초에 해 뜨는 걸 보러 간다

1월 1일에 가면 좋으련만 그 날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새해 떠오르는 해와 다음 날 떠오르는 해가 서로 다를리가 없다. 그래서 1월 어느 날이든 해 뜨는 걸 보면서 마음을 리셋하면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올해에는 해 뜨는 걸 바다에서 보지는 못했다. 뭐 바다에서 뜨는 해와 숙소 베란다 위에서 뜨는 해가 서로 다르지 않기에… 라는 변명을 한다. 뭐 늦잠을 자기도 했고 밖이 너무 추웠다. 서울보다는 덜 춥다는 데 저런 바람은 서울에서 보기 힘들지.



설악산 대신 올라간 청대산은 속초 8경 중 하나라는 말처럼 속초 시내가 잘 보였다. 청초호를 품고 있는 풍경은 참 좋다. 인생의 2막을 설계해 보고픈 마음까지 들 정도로. 엑스포 타워를 올라가서 야경을 보니 빛들이 아주 예쁘다. 하지만 토요일 저녁임에도 사람들이 없으니 황량하긴 하더라. 춥지만 않다면 좀 더 북적거렸을텐데. 올해에는 시장에 안가서 그런지 여행내내 사람들에 치이진 않았다. 그래서 더 여유로웠던 일정.


먀번 무얼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데 올해에는 그냥 먹던 것 중심으로 결정하니 마음이 편했다. 순두부, 모둠회, 비빔밥, 황태, 그리고 스파게티와 스벅. 아 편의점도 있다.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힘든 일. 주차가 좀 난이도가 있는 속초먹거리 골목 안 맛집은 아무래도 어렵더라. 시장 안 맛집들은 유명세에 비해서 그닥인 듯 하고. 맛때문에 여길 꼭 와야해 라는 것보다는 모두들 좋아하니까 나도 한 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라 귀찮음이 조금이라도 첨가되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뭐 맛있는 건 서울에 다 있더라. (하지만 굳이 찾아가지도 않는다는)



물놀이 시설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핸드폰 방수 주머니 (정확한 명칭이 갑자기 생각안난다) 를 가지고 간 덕분에 스파하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기분 좋았던 일은 작년 내내 질질 끌던 책 한 권을 완독하고 새 책으로 넘어간 것. 뭐 배터리가 빨리 닳는 통에 가장 전력소모가 덜한 전자책 읽기를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결국 인생은 타이밍 아니겠는가?


2박 3일 잘 놀고 왔는데 아들이 탈이 났다. 구토를 하더니 너무 못 먹어서 데려간 병원에서 노로 바이러스 이야기를 하더라. 그러고 보니 첫 날 생굴을 나랑 둘이만 먹었는데. 수액을 맞고 며칠 고생을 했다. 굴또 라고 하더니만 하필 처음 굴을 먹고 그리 되다니. 몇 년간은 굴 근처도 못 갈 듯. 첫 경험이 정말 중요한데.


그래도 녀석들이 다 컸다고 술도 한 잔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함께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좋다. 아내랑 이야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 다만 너무 설명조 훈계조로 빠지는 건 염려된다. 사회 나가기 전에 꼰대질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다리가 길게 나오니 기분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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