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전화 좀 간소하게 받았으면
신용카드가 문제가 있어 전화를 걸었다. 15**-****. 짜식들이 꼭 대표번호를 누르게 만든다. 080이 있는 수신자부담전화는 숨겨놓다니. 어찌되었던 내 전화는 음성무제한이니 봐주련다. 누르는 번호는 왜 이리 많은지, 몇 번을 거쳐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려하니 내 개인정보를 입력하란다. 뭐, 어차피 내 정보는 거기에 저장되어 있는데 그 쯤이야. 그리고 나서 들리는 멘트.
"본 통화내용은 서비스의 품질향상과..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녹음됩니다.."
음. 녹음된다는 말. 굉장히 불편하지만 반대로 나도 조심하게 되는 말이더라. 상담원에게 불평을 해 봤자 그들이 무슨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결국 화가 나서 이야기하는 것 밖에는 안되니 최대한 화를 참는 편이다. 그런데 '녹음'까지 된다고 하니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음. 녹음, 녹화, 증거수집.. 이런 것들이 결국 서로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학교에도 민원전화가 참 많이 온다. 교실까지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교무실에서 아무 생각없이 받았다가 화난 목소리를 들을때면 경황이 없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황망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거지? 나는 그냥 교무실에 잠깐 들어왔다가 전화기 옆에 있었을 뿐이고. 벨이 울리기에 수화기를 잡았을 뿐인데!
민원의 내용이 대단한 건 아니다. 운동회를 하는 데 앰프의 소리가 크단다. 그렇다고 볼륨을 줄일 수도 없고 최대한 조용히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소음공해란다. 밤새워 일하다가 왔으니 조용히 하라고. 그게 나한테 소리지를 일인가? 적어도 자기 신분을 밝히고 녹음이라도 되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이러진 않았을까. 불편함을 이해하지만 그것이 짜증을 넘어서 분노로 진행될 필요는 없지 않는가?
학교가 민원을 담당하는 서비스센터와 같을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전화를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행위들은 좀 제한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깔끔하게 멘트 하나만 넣어주었으면.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상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통화내용은 녹음이 됨을 알려드립니다."
아참! 발신번호는 꼭 떠야 하는거다. 그래도 막말 하는 사람은 여전히 막말을 하겠지? 우리도 카드사 직원처럼 매뉴얼이 필요하다. 정중하게 거절하고 끊을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이런 사람들 학교에 안되면 꼭 교육청으로 전화하신다. 그러고 나면 교육청에서 확인차 전화를 하던데, 그걸 '압력'으로 느끼지 말고 그냥 '확인'으로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당당하게. 분명 '확인'차 전화했다고 교육청에서 하던데 왜 우리 관리자분들은 그걸 압력으로 느끼고 대충 들어주라고 하시는지. 대충 들어줄 일이었으면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