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하다고 모두가 안전한 건 아니지
TV를 보다가 본 정수기 CF. 소지섭이 무언가를 막 찾다가 한 가정집 벽을 부시고 들어간다. 처음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인 줄. 정수기에서 나오는 얼음을 보더니 뭐 그 다음은 약간은 뻔한 의도. 내가 정수기 선전하려는 것도 아니고 소지섭을 까려는 것도 아니니 여기까지만 설명한다. 그래도 궁금하면 맨 아래 영상을 보시길.
정수기를 새로 팔아야 하니까, 기존의 정수기를 까야 한다. 아무래도 직수가 아니고 얼음 만드는 곳도 관리 안하면 불안하다. 그러므로 우리 정수기를 써라. 뭐 이런 콘셉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갑자기 드는 생각. 꼭 정수기에서 나오는 얼음을 먹어야 하나?
언제부터 우리는 기계에서 나오는 것들을 맹신했는지 모르겠다. 난 그게 약간의 광고와 마게팅에 의한 세뇌효과라고 생각한다. 직수로 오는 물이 깨끗하니까 그 물로 만든 얼음은 깨끗하다는 논리인데, 실은 아리수라고 불리우는 수돗물도 직수로 온다. 하지만 집으로 오는 수도관이 걱정되기에 가정마다 정수기를 놓고, 생수를 사 먹는 거겠지.
생수까지는 이해한다. 성분분석도 해서 제품으로 나오는 거니까. 적어도 약수라고 불리우는 것보다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잘못되면 책임질 사람도 있다. 실은 정수기도 그렇다. 잘못하면 책임도 지고 수없이 많은 테스트 끝에 제품으로 나오는 거기에 믿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왜 정수기 광고를 보고 발끈하냐고?
우리 집엔 정수기가 없다. 생수까지는 양보했지만 겨울이 되면 물을 끓여 마실거다. 더우니까 물 끓이는 것은 포기했다. 하지만 가끔 옥수수차를 만들어 마시는게 가장 맛나다. 얼음은 당연히 냉동실에 얼려서 먹는다. 그리고 난 이게 가장 깨끗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옳다는 것도 아니고, 정수기를 사는 많은 사람들이 틀렸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거 일뿐이지. 다만 안전하다고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정수기 관리에 대한 뉴스들을 보면서 ‘정말’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 그렇게 보자면 내가 만든 얼음이 안전하다고는 못하겠다. 검사해 보면 오히려 더 더러울지도. 차라리 모르는게 약인가?
세상을 편하게 살고자 하는 노력덕분에 많은 문명의 이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누리고 있지만 가끔은 우리가 우리의 몸쓰는 노력을 너무 천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살아있다 영화에서 아무것도 안 되는 그런 상황에 빠지면 결국 필요한 건 몸을 움직이는 건데 정수기가 물을 가져다주고 얼음을 만들어 주면 막상 정수기가 없으면 어떻게 할까 라는 그런 쓸데없는 고민때문에 삐닥한 시선을 날려봤다.
편한 문물을 적당히 즐기는 게 왜 나쁠까? 청소기가 없고 세탁기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간다면 정말로 싫겠지만 결국은 다 사람들은 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니. 그렇다고 무턱대고 믿는 게 좀 걱정이 되는 건 내가 아직 디지탈 세대에 온전히 빠지지 못하는 꼰대같은 세대가 되어 버린 탓인가 보다. 코로나 이후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삶을 좀 더 요구할 지. 돌고돌아 다시 코로나군.
소지섭 X 정수기 C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