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도 난 따릉이가 좋더라
요즘 도로에 나가면 많이 보이는 것. 바로 따릉이다. 서울시 자전거라고도 불리우는 이 녀석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어디든 편하게 나갈 수 있다. 한 시간에 1000원. 금액도 싸다. 정기권이 있어 일년짜리 끊어 놓으면 그냥 아무때나 편하게 탈 수 있다. 한 시간이 지나면 근처에 가져다 놓고 다시 쓰면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다. 이렇게 싸고 좋은 이동수단이라니.
그러다가 요즘은 초록색 전동킥보드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동킥보드. 실은 이 회사가 전 세계적인 회사라 그런거지 우리 나라 브랜드도 많이 있나 보다. 내가 그것까지 알 바는 아니고. 10분에 1800원. 잠금해제 가격은 1200원. 그러니까 10분을 타면 3000원. 한 시간을 타면 10800원에 1200원 더해지니 12000원. 속도감이 있어서 다들 좋아하는 모양인데, 차가 달리는 곳에 같이 달리면 불안하고, 인도로 달리면 위협적이라 딱히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속도감있게 씽씽가니 기분 좋을 것 같다. 이용 가격은 비싸지만 적은 노력으로 즐거움을 만끽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게다가 아무 데나 놓아도 되니 정해진 곳에만 놓을 수 있는 따릉이에 비해서 그 얼마나 편한가?
하지만, 내가 편한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친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아마도 이런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을 너무 착하게만 보는 듯. 한 두 사람이라도 '허용되어 있지만 남에게 불편을 줄' 일을 하게 되면 저 서비스의 유용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길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다거나 도로 중간에 놓여져 있고. 심지어는 정자위에 올려져 있다면 과연 그 사람들은 '적당히 잘 배려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건지는. 사람들이 잘 이용한다면이야, 편한게 좋은 거지. 시스템을 바꾸면 될 일이니 그게 호불호의 이유가 되면 안된다.
따릉이가 더 좋은 이유는 조금은 미련한 이유일거 같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잘 가는 전동킥보드 보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가는 따릉이가 더 매력적인건 아무래도 내가 기성세대라 그런게 아닌지. 미련해도 꾸준한, 그냥 내 두 발만 있어도 잘 가는 이 녀석이 충전도 해야 하고 속도도 빠른 그 녀석보다 더 정감이 간다. 분명 편한게 더 좋은 건데 가끔은 이런 것들에 대한 향수가 남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혁신이고 개선이고 늘 빠르고 좋은 것만 쫒다보면 새로운 위험은 늘 존재하기에 조심스러워야 하는 게 그냥 '잔소리'인 것은 아닐 거다. 어차피 기성세대인거, 그냥 나는 잔소리쟁이로만 남겠다. 그래도 새롭게 바뀔 것들은 바뀌겠지. 조금 천천히 가도 제대로 가는 게 더 좋은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