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불에서 기다려주기
아침이다. 역시나 나는 쓸데없이 일찍 일어나서 나 혼자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뱃속이 꼬르륵. 아 무언가 안 먹은지 오래 되었군.
아내가 만들어 놓은 곤드레밥을 냉장고에서 꺼내 전자렌지에 돌린다. 양념장을 넣고는 열심히 비벼 먹으려다 잠깐 멈췄다. 비주얼이 무언가 빠진 것 같은데. 아, 계란.
계란프라이를 잘 못한다. 아니 못했다. 맘에 들지 않는다. 태워 먹기도 하고. 예쁘게 선라이즈 되는 걸 만들고 싶은데 잘 안 된다. 기름을 넣어야 하는건지 아닌건지도 잘 모르겠고.
그러고 보니 난 요리를 잘 못하는 것 같다. 간을 잘 맞추기 보다 그냥 적힌 레시피대로 대충. 마지막에 먹으면서 간을 본다. 솔직히 그건 간이 아니지. 이렇게 못하는 가장 큰 이유를 분석해 보건데 ‘기다리지 못해서’ 였다.
성격이 급한 나는 요리가 적성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래 끓여야 맛이 나는 요리는 어쩔 수 없이 나를 기다리게 하더라. 기다려야 맛있다. 자꾸 뒤집고 뚜껑을 열어본다고 요리가 빨리 맛있게 되지 않더라.
요즘은 계란프라이를 잘 한다. (절대적으로 내 기준이다) 기름을 두르고 후라이팬을 데운다음 약한 불에 넣고 계란을 투하한다. 적당한 시간에 뒤집거나 아니면 그대로 먹기도 하고. 반만 익힌 게 곤드레밥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오늘도 맛나게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