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 현실은 눈감아야 할까?
최근 성교육에 관한 두가지 관심있는 기사가 있었다.
하나는 '나다움'이라는 동화책에 관한 이야기.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노골적이라는 단어 선택이 좀 의아스럽긴 하다. 그렇게 자세한 건 아닌 듯 한데.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설명한 것을 노골적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건지. 만화로 벌거벗은 몸을 그려 넣은 것을 노골적이라고 말해야 하는 건지. 성관계라는 걸 그냥 종족번식에 의한 짝짓기 행위로만 인식하고 그냥 스쳐 지나가듯 교육을 해야 하는 건지.
학교에서는 체육시간이나 보건시간에 성교육을 진행한다. 아이들에게 2차 성징에 관해 말을 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성기에 관한 설명을 하게 되고 그것이 누군가에겐 '노골적'인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아는 단어는 그 단어니까. (구성애의 아우성에서도 '노골적'으로 쓰던데... 그 땐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가장 문제가 된 지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성애의 미화. '같은 성끼리 마음이 끌린다면 그 또한 자연스러운 거다' 라는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사회라는 거다. 솔직히 이해는 안 간다. 개개인들의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는 그 현상을 신의 섭리 혹은 생명의 진화 방식이기 때문에 부정해야 할까? 그렇다면 비혼주의자들도 질타를 받아야 할텐데. 그냥 삶의 방식인 거고, 나랑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지 않는가? 신을 믿지 않는 나는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발칙하고 불온한 존재일지.
논란을 제기한 사람들은 특정 종교에서였다고 한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문제제기를 했고. 국회의원 본인도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야 자신의 경험이 거기까지 이니 딱히 문제될 수는 없을 듯. 그냥 그러려니 한다. 물론, 국회의원이면서.. 이 논란이 있을 줄 모르고.. 그렇게 한 쪽으로만 주장하는 건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어쩌겠나 그게 그 분의 역량인 걸.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적절하지 않은 논란에 입을 닫아 버린 여가부. 이 때가 여론이라는 게 딱히 좋지 않을 때라는 건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선정한 사람들은 뭐가 되는가?) 그냥 책을 빼 버렸다. 책을 빼서 동성애 논란, 노골적인 성표현 논란을 잠재울 지는 모르겠으나 정작 '성교육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 하나 없이 끝나버렸다. 물론 여성가족부가 성교육 담당부서는 아니지만서도. (근데 이건 교육부인가?)
그렇다면 성행위를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지? 음. 쑥스러우니 이야기를 말아야 할까? 실제로는 좋아서 하지만, 교육적으로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한다? 아이를 안 만드는데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냥 건조하게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있지만, 늘 나오는 질문. "그래서 정자는 난자랑 어떻게 만나는 데요?" 음. 제대로 설명하면 19금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그런 건 부모님께 물어봐"로 얼버무릴 수 밖에 없다. 내 참.
너무 잘 가르치려고 콘돔에 바나나까지 준비한 교사는 고발당하고, 동성애 언급하면 난리가 나고, 이러니 안하거나 최소한만 하거나. 그래서 결국 아이들은 그 궁금함을 인터넷에 푼다. 과연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오려는지. 그게 아니라면 '이 정도는 절대 안된다'는 수위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
https://news.v.daum.net/v/20200825211740133
https://news.v.daum.net/v/20200825211740133
그리고 또 하나의 눈여겨 볼 기사. 덴마크의 파격적 몸교육이라는데. 아무 짓도 안하고 그냥 벌거벗고 나온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질문을 한다. 그걸 TV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대단하다. 이게 바람직하냐 안 하냐의 문제라기 보다 이 정도를 통용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게 참 대단해 보인다. (그래서 덴마크는 성개방국가가 아니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게 옳다고 이야기하고픈 건 아니니) 물론, 그 나라에서도 논란은 된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에 대한 토의 거리로 남기자.
외국에서 교사가 아이들 앞에서 나체로 서서 자기 몸을 설명했다는 기사를 봤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여교사는 학부모의 항의로 그만 뒀던 것 같다. 나도 그건 너무하다 생각은 하지만... 의도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런 방식에 대한 협의는 다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https://news.v.daum.net/v/20200922050149660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수위를 생각해야 하는 걸까?
1. 정자와 난자의 수정행위를 가르치는 건 괜찮다. 생물학적 이야기는 괜찮다.
2. 그에 따른 짝짓기(?) 행위를 그냥 건조하게 설명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왜 하냐고 물으면 그 때부턴 복잡해 진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건 그 지점일거 같다. 그런 행위를 하면 아이가 수정된다는 건 아는데 왜 그런 행위를 하는지, 아이를 낳기 위해서가 아닌 행위는 무슨 의미인지. 그러다가 결국 어른 영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텐데. 음.
성에 관한 이야기는 뜨거운 감자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사회가 바뀌고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도 그 변화의 중심에 있고, 여전히 교육에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이런 논의들은 나쁘지 않다. 비난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자기가 정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당신이 한 방법은 저질스럽고, 노골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더 이상은 논의할 수가 없다.
그것이 이 사회가 바라는 가치라면, 뭐 더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미 현실은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쥐어줬고, 그런 영상에 노출이 되고 있지 않는가? 막는다고 막아질 수 없는 현실이라면 있는 그대로를 알려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은데. 이 또한 협의를 해야 하겠지? 협의는 해야 하는데, 도대체 누구랑 해야 하는지?
교사이자 한 아이의 부모이기도 한 교육자들에게 맡기고 믿어주면 안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