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을 가르치기 어려운 이유
1.
도덕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건, 정말 어렵다는 거다.
생활과 신념이 분리가 되면 될수록 머리는 이해하는 데, 마음은 거부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음 거꾸로인가?) 암튼 시험지에서 쓰는 답과 현실에서의 실천이 다른게 확연한게 도덕의 가장 큰 단점이다. 그래서 도덕은 우리는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덕적인 나와 도덕적이지 않은 나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심화되면 너는 얼마나 도덕적인데 나를 가르치려 하냐고 생각하게 되고, 그것은 상대에 대한 비난과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도덕을 가르쳐야 하는 사람이 도덕을 의심받는다니 그만큼 웃긴 상황이 어디있을까?
2.
시작은 내가 도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시점은 늘 자기 반성부터이다. 뭐 있는 그대로를 죄다 까 놓을 수는 없겠지. 적당한 비속어도 함께 써 주면 좋다. 선생님은 언제나 바른 말 고운 말을 쓸 줄 알았지? 하지만 '지랄하네'라는 한 마디에 아이들은 빵터지곤 한다. (아, 그렇다고 늘 애용해선 안될 일. 어쩌다가 한 번 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는 이런 말들을 왜 쓰는지, 듣는 사람 기분은 어떤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는 내가 이런 말을 쓸 때마다 주의를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한다. 나도 감시하고 너도 감시하고, 나도 실천하고 너도 실천하고.
3.
혼자 하는 실천보다는 함께 하는 실천이
도덕은 가르칠게 없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내 학창시절에도 '내가 도덕적인데 도덕이 왜 필요해'라는 건방진 생각을 몇 번 했던 것 같다. 물론 국민윤리라는 이름으로 철학자의 사상을 외우면서 '아! 도덕도 입시적으로 외워야 하는게 있었군'을 알게 되었지. 물론 그게 도덕적으로 사는 것과 무슨 관계인줄 모르겠지만, 올바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면 결국 그걸 고민했던 옛 성현으로 돌아가게 되더라. 그런 의미에서 꽤나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걸 몇 십년이나 지난 다음에야.. 알았다..)
아무튼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게 중요한걸 누구나 안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도 누구나 안다. 그렇기에 누구나 아는 그 어려움을 이왕이면 함께 해 보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하거나 교사와 함께 실천해 보겠지만, 하루의 절반 이상은 집에서 실천하기에 집도 중요한 도덕 공부방이 된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4.
난 너무나도 부모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이 잘못되었으니 아이들이 잘못되었지! 라는 다그침으로써의 부모교육이 아니다. 그냥 우리도 평생교육처럼 일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고, 아이들을 낳고 가르치는게 인생에서 첫 경험이다 보니 이 또한 배워야 잘 할거라고 믿는 편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인터넷으로 책으로 공부해서 가르쳐 줄 수 있다. 혹은 부모 자체가 꽤나 바르게 산 사람이라서 자연스럽게 익혀질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래도 검색을 하시는 분이니 딱히 동의를 구할 필요도.. 정작 필요하신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없거나 접해도 관심이 없거나.. 그래도 말할 건 해야 겠지?
그래서 담임일 때에는 억지로 가족끼리 하는 숙제들을 만들었었다. 귀찮겠지만 함께 신문을 만든다던지, 함께 그림을 그린다던지.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함께 무언가 할 기회를 만든다면 적어도 가족간의 소통은 잘 될거라고 믿는다. (이런 숙제가 귀찮으신 분들도 분명 있었다.. 숙제를 못 해 온 학생들을 혼낼 수 없는 이유였기도 하고..)
하지만, 교과전담을 하다보니 그렇게 할 수가 없더라. 교사와 학생이 래포가 생겨야 좀 더 수월한데, 전담이면 일주일에 한 번, 일년에 34번 보게 되니. (작년에는 그것 조차도 못 봤..) 아무튼 그래서 도덕이 참 힘들다.
5.
그래도 나는 나의 할 일을 해야 겠지?
아이들에게 즐겁고 하나라도 실천해 볼 수 있는 도덕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과학시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