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쌤 Feb 19. 2020

Visual Thinking 연수를 듣고

두 개의 그림으로 스토리텔링하기

새 학기 준비 기간으로 전 교사가 출근했다. 기실 나는 지난주부터 계속 출근을 하고 있었기에 학교로의 발걸음이 부담스럽거나  힘들진 않았다.


다만 달라진 것은 교무실을 채우는 선생님들의 수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고 못 만난 선생님들을 향한 반가움에 웃음이 많아졌다. 아이들이나 교사나..^^


아침부터 연수는 빼곡히 계획되어 있었다. 이렇게 3일을 연수 삼매경에 빠지는 것이 새 학기 준비 기간에 적합한 것인지는 살짝 의문이었지만 의미 있는 회의와 연수 프로그램이 있어 나름의 기대도 되었다.


오전에는 전체 회의와 교육과정 연수를 들었고 점심 식사 후 나는 visual thinking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학교 다닐 때와는 차원이 다른 교수법에 이따금 요즘 아이들이 부러울 때가 정말 많다. 이 아이들이 견뎌야 할 세상의 힘듦이 나 때와는 또 결이 다름을 알면서도 부럽다. 이번 연수도 그런 맥락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강사 선생님께서는 다채로운, 그러면서도 부담 없는 기법들을 알려주셨고, 처음에는 그림에 소질없다고 한숨쉬시던 선생님들도 그림에 빠져 들고 자신의 것을 자랑스럽게 발표하시곤 했다.


한참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다가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활동으로 넘어갔다. 그림카드를 각자 2개씩 받고 그 그림카드들의 내용을 연결지어 스토리텔링을 자유롭게 진행하는 것이다. 오호라! 이과 과목의 선생님께서는 어려워하셨다. 문과 과목의 선생님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해내셨다. 서로의 작품을 보며 문이과의 차이에 대해 말했고, 그덕에 한참을 웃었다.



정지! 규칙 준수!

내가 받은 그림 카드는 규칙 준수를 의미하는 정지 사진과,


슈퍼맨. aka 영웅

영웅 그림카드였다.


한참을 고민했다. 어떤 내용을 쓸까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이렇게 표현해도 될까에 대한 고심이었다. 소시민인 나는 결국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게 조용히 표현했다.



초록불이 켜지면 "정지!"해야 한다고, 그것이 이 집단의 규칙이고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초록불이 켜지면 "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 하나가 등장했다. 그는 그 집단에서 영웅이 되었다.



나는 분명 교수법 연수를 들으며  학기 수업에 적용하면 좋을 아이디어를 구상하려 했는데, 연수 말미에는 허무하고 열기가 빠지고 부끄러워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육사의 시처럼 멀리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는 자가 나인지, 백마 탄 초인이 나이기를 바라는 것인지 아직 어리고 소시민인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결국은 판단을 보류한 ,  학기 수업 계획만 구상하다가 퇴근하였다. 에잇, 소시민!

작가의 이전글 <표현의 기술> 수업의 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