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몰이와 SOLO 2편

2편 드디어 SOLO

by DANTE

1편에 이어서....


<Inspired by a True Story, Some details have been changed>


이렇게 할머니와 함께하는 D의 소의 등 하원 시간은 참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D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갈 때쯤 할머니께서는 슬슬 D에게.... 학생 SOLO(교관의 도움 없이 혼자 타서 비행하는 것) 보내는 교관의 눈빛으로 소몰이 SOLO각을 보시기 시작하셨던 것 같다.


그 동안의 나름 재미있었던 전인교육은 점차 횟수가 줄어들어 갔고, 그 빈자리는 NORMAL PROCEDURE* 나 예상되는 EMERGENCY* 대처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과 각종 LIMITATION* (소를 메어두면 안 되는 곳 이라거나..)에 대한 질문들로 채워져 갔다. 어쩌다가 날이 좋고, D의 컨디션이 좋아서 질문에 대한 답이 술술 나올 때에는 할머니가 지켜보는 와중에 잠시 D가 소를 CONTROL* 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익숙지 않아서 집에 올 때까지 말 그대로 소몰이*를 당하기 일쑤였다.


** NORMAL PROCEDURE : 정상절차, 매번 반복하게되는 루틴

** EMERGENCY : 비상상황, 각종 SYSTEM FAIL 또는 주변환경의 변화로 겪게되는 비상상황

** LIMITATION : 제한치, 각종 SYSTEM의 한계치로 외우고 있어야함

** CONTROL : 조종행위, 통상은 조종이라고 안하고 CONTROL이라고 함 (이유는 모르고 다들 그렇게 부름)

** 소몰이 : 학생 조종사의 판단과 조작이 미흡하여 교관이 뒤에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대로 비행이 되는 상태, 학생 조종사=소


그렇게 할머니의 소몰이 SOLO 교육과 테스트는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이루어졌다, 한달이 넘어가려는 어느 날 할머니는 세상 인자한 표정으로 D에게 소몰이 SOLO CHECK* OK 사인을 내주셨다. 다만, 첫 솔로인지라 FULL TIME SOLO는 아니었고, 할머니의 CHASE* 하에 소를 들판으로 데리고 가면, 나 혼자서 소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 할머니가 마련한 D의 '소몰이 SOLO 플랜'이었다.


** SOLO CHECK : SOLO 비행 (교관없이 혼자하는 비행)을 하기에 충분한지 검증하는 평가 비행

** CHASE : 체이스, 추적비행, 교관이 비행기로 목표기 가까이에서 붙어서 근접 모니터링하는 것


드디어 할머니가 지정해준 대망의 소몰이 SOLO날이 밝았고, 소몰이의 교관 할애비* 급이신 할머니가 선정한 날이라 그런지 WX*가 모두 SOLO 하기 딱 좋은 바로 그런 날이었다.


** 교관 할애비 : 비행 중 뭐든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전설의 끝판왕

** WX : Weather, 비행기상, 바람, 운고(CEILING, 구름 높이), 시정(VISIBILITY, 가시거리)등


계획대로 첫 번째 LEG* 인 CHASE SOLO* 가 시작되었고, 할머니라는 든든한 CHASE가 붙은 상태에서 이제까지 하던 대로만 하자라는 MIND SET* 으로 임했다. D는 할머니의 CHASE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댈만한 믿을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어느 정도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소를 CONTROL 하면서 들판까지는 별다른 CONTINGENCY* 없이 잘 도착했다. 소를 말뚝에 묶을 때 약간 버벅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끝까지 기다려주셨고* 마지막까지 별 탈 없이 첫 LEG를 완주할 수 있었고 할머니의 최종 OK사인으로 첫 LEG는 종료되었다.


** LEG : 연속되는 비행에서 특정 구간

** CHASE SOLO : SOLO이지만 교관은 다른 비행기에서 CHASE 하면서 똑바로 하는지 지켜봄

** MINDSET : 비행에 대한 마음가짐, 다들 이렇게 부름

** CONTINGENCY : EMERGENCY까진 아니고 뭔가 예상치 못하게 평소랑 다른상황

** 버벅거리긴 했지만 : 마지막 화룡점정인 LANDING은 항상 약간 버벅거리게 됨

** 끝까지 기다림 : 교관 조종사가 제일 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



뒤돌아보면 전체적으로는 무난하게, 물론 아주 마이너한 CONTINGENCY* 가 있었긴 했지만, 별 무리 없이 첫 CHASE SOLO까지는 잘 마치게 되었다. D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첫 SOLO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할머니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몇 가지 미흡했던 사항에 대한 웃음과 함께하는 기분 좋은 디브리핑을 하면서 세상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 마이너 한 CONTINGENCY : 비행하다 보면 큰 실수를 했어도 결과가 좋으면 대부분 그 큰 실수도 마이너 한 컨틴젼시가 됨


집으로 돌아오니, 첫 CHASE SOLO의 성공으로 들뜬 마음도 잠시, 몇 시간 후면 다가올 NO CHASE SOLO* 에 대한 긴장감으로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시간이 다가왔다. 머릿속에서는 소를 몰고 돌아오는 절차에 대한 끊임없는 머리 소몰이(?)* 를 몇 번이나 하고 있었고, 할머니의 든든한 CHASE가 없긴 하지만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라는 MIND SET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 NO CHASE SOLO : 무 추적 SOLO, CHASE 없이 모든 구간에서 혼자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SOLO

** 머리 비행 :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 가상으로 머릿속에서 절차나 움직임 등을 떠올려보며 연구해 보는 것,


시간은 흘러 드디어 D에게도 NO CHASE SOLO의 시간이 다가왔고, 마지막으로 머리 소몰이(?)를 한번 한 뒤 장구* 를 챙겨 들고 할머니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굳은 결의의 STATION 보고를 드리고 들판으로 나왔다. 아무도 없이 덜렁 혼자 들판으로 가는 길이 어색하기도 하긴 했지만, 할머니 손잡고 같이 다닐 때는 느낄 수 없었던 한눈에 안 들어올 만큼 넓고 높은 푸른 하늘과 구름들, 오늘 따라 유난히 듣기 좋은 새소리, 새삼 새롭게 펼쳐지는 시골 풍경들을 보면서, 그렇지 이런 게 말로만 듣던 SOLO 나가면 보인다는 그 광경인가라며 혼자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다.


** 장구 : 비행장구 = FLIGHT EQIPMENT, 헬멧 구명조끼 낙하산 등등..

** STATION 보고 : 모든 비행준비를 마치고 비행장구를 챙겨 입고 비행 직전에 지휘관에게 하는 출격 보고


한껏 SOLO에 취했지만 어느덧 들판으로 도착했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상태도 매우 좋아 보였다. 마치 D 자신을 위해 준비된 무대 같은 느낌도 들었고, 소를 끌고 당당히 집으로 들어가는 D의 자랑스러운 모습도 상상이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절차대로 소를 묶어뒀던 줄을 풀고 소를 집으로 데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NO CHASE SOLO의 성공이 눈 앞에 있는 듯이 느껴졌다.


하지만 인생의 비극은 항상 행복의 정점에서 온다고 했던가.. 방심하는 순간에 불현듯 찾아오는 불행처럼, 행복에 취해 성공만을 상상하며 방심하던 D에게도 비극이 찾아오고야 말았으니...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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