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송년회도 하다
오늘은 인근 산책을 하다 애호박이 1,500원 하길래 샀다.
그리고 집에 두부와 팽이버섯도 있어서 계속 먹고 싶던
된장찌개를 만들어 먹었다.
두부도 마트에서 행사할 때 사서 거의 천 원 정도에 산 것 같다.
팽이버섯은 990원 짜리였고, 토장은 예전에 고추장살 때 증정으로 받은 것이다.
토장도 뭐 된장하고 똑같다고 보면 된다.
육수링은 가끔 잔치국수 만들어 먹을 때나 미역국 만들 때 쓰는 거라 항상 있는 편이다.
일단 육수링 두 개를 물에 넣어 끓이고 그다음 토장을 풀어넣었다.
물이 팔팔 끓을 때 애호박, 팽이버섯, 두부를 다 넣었다.
청양고추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 냉동실을 찾아보니 청양고추 잘라놓은 건
없고, 올해 화분에서 수확한 달래가 있었다. 앗싸! 딱이었다.
그런데 처음 목표는 찌개였는데 물이 국처럼 조금 많았다.
국자로 떠먹어보았는데 맛이 상당히 좋아서 찌개와 국의 중간쯤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 맛나게 먹었다. 특히 호박이 맛이 좋았다.
된장찌개 총재료비는 대강 3천 원 전후 같았다.
두 끼 먹을 양으로 만들었으니 가성비도 훌륭했다.
오늘은 먹고 싶던 된장찌개를 먹어서 스스로 성공한 하루라고 생각했다.
성공이란 단어를 적용하기에 세상의 다른 것들은 모두 하찮을 뿐,
오늘은 된장찌개가 최고였다.. 흐흐흐.
그저께 일요일 날 낮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송년회를 했다.
이제 내년이면 둘 다 50대가 되기에, 40대의 마지막 송년회라는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메뉴는 짜장면과 군만두였다.. 우하하하.
당연히 술은 마시지 않았다.
술은... 비싸다..
그리고 둘 다 술을 안 좋아한다..ㅋ
짜장면 6천 원, 군만두가 6천 원이라 총 18,000원 송년회 파티였다.
정말 맛나게 먹었다.
이날도 짜장면과 군만두를 먹었으니 인생의 큰 성공을 이룬 날이었다.
젊을 적이나 어릴 적에는 막연하게 큰 꿈을 꾸고 아니면 적당하다고 생각한 꿈에
도전하고 그랬는데, 이제 그런 꿈을 꾸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나이가 되니 하루 잘 먹고
응가 잘 싸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렇다고 꿈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실패해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보통 행복의 자기 기준이 명확해지는 나이가 되면 행복론에 관한 서적들을 멀리하게 된다.
내 청춘의 시절에 행복한 삶을 정의하던 수많은 서적들, 생일이면 친구들이 서로
선물하던 그런 행복론 서적들은 다 쓰레기였다.
이게 세월 지나 보니 살짝 내용 바꾸고 제목만 변형됐을 뿐 비슷한 책들은 항상 나오고 똑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성공한 지가 자아도취 해서 쓴 행복론이라 그게 남에게 무슨 소용인가..ㅋㅋ
갑자기 어떤 행복론 책에 심취해 거기에서 말한 행동강령을 지키며 열변을 토하고 다니던 옛 친구가 한 명 떠올랐다.
된장찌개랑 송년회 이야기하다 왜 행복론 이야기가 나왔는지 까먹어서 글을 잠깐 다시 읽었다..ㅎ
예전에 무조건 YES!로 반응하는 성공론? 행복론? 이런 것도 유행했었는데..
아마 세월 지나면 또 유행할 거다.
다 필요 없다. 자기만족 기준을 못 찾으면 다 말짱 도루묵일 뿐....
그래서 난 오늘 된장찌개를 먹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내일은 또 된장찌개를 먹으면 별로 안 행복할 것 같다.
질려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