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튀각을 사다

와! 신난닷!

by 오문원

오늘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 면회를 갔다.

다행히 간병사님이 잘 간병해 주셔서 잘 계신다.

잘 계신다...라는 게 6년간 참 많이 변했다.

천천히 편마비로 몸이 굳고 말씀도 못하시고

계속 누워만 계시는 데 난 잘 계신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통증 없이 잘 주무시는 것만 봐도 이젠 기분이 좋다.

엄마는 아기 같은 표정으로 주무실 때가 있는데

그게 참 보기 좋다.

면회를 마치고 전철역에서 내려

인근 시장으로 향했다.

무를 사기 위해서다..ㅋㅋ

뜨끈한 국물에 무를 익혀서 간장에 찍어 먹을 생각이었는데,

한파에 가끔 들르던 야채 가게가 문을 닫았다.

마트까지는 너무 추워서 가기 힘들 것 같고 포기한 채

돌아서는데 옆에 반찬가게 앞에 다시마 튀각이 보였다.

어릴 적에 정말 많이 먹었던 다시마 튀각.

무진장 반가웠다.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3천 원을 내고 튀각을 샀다.

설탕을 조금 더 추가해 저녁에 먹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다시마 튀각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최소 10년은 넘은 것 같다.

그동안 잊고 있던 반찬이었는데 오늘 용하게 눈에 들어와 다행이었다.


난 겨울철 집안의 온도를 13~15도 정도로 유지하는 편이다.

사실 추운 편인데 그렇다고 보일러를 마구 돌릴 수는 없다.

오늘은 계속 추운 날씨 탓인지

마지노선인 13도가 되었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아는 것인데

12도랑 13도랑 차이가 엄청나다.

사람이 느끼기엔 12도는 준냉장고에 버금간다고나 할까...

몇 년간의 경험으로 13도까지는 몸이 버티는 게 가능한 온도라고 판단했다.

물론 생존 온도이지 쾌적한 생활 온도는 아니다.

최근 영화 같은 꿈을 많이 꿔서 신기했다.

정말 꿈에서 영화 한 편의 삶을 살고 깨는데

이제 내가 신내림을 받나 하고 혼자 생각하다가 이유를 알았다.

자다가 체온이 내려가고 실내 온도가 따뜻하지 않으니

뇌가 '이제 얘 가나보다.'하고 재미난 꿈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만들어 주는 것 같다..ㅋㅋ


이제 저녁을 먹고 산업안전 자격증 공부를 또 해야겠다.

정말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현타가 자주 온다.

나이도 많은데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다가 죽으면 되는 걸,

뭔 세상에 미련이 있다고 또 남들이 많이 한다니까

공부하고 있는 걸까.

물론 작년에 직업훈련을 받아서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나이 들어 어디 관리직이라도... 이런 마음도 크다.


아직도 난 하고 싶은데로 다 접고 할 추진력이라든가 용기가 모자란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그저 상상하고 이야기 만드는 것.

일단 잼나는 소설을 쓰고 싶고,

또 놀라운 애니 스토리나 SF 판타지 이야기도 만들고 싶다.

죽기 전에 그럴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저녁 먹고 자격증 공부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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