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따 오지게 춥다
무진장 추운 날씨이다.
12월이 대체로 따뜻해 인생에 한번 있었던
따뜻한 겨울이 또 떠올랐다.
그때는 야간 경비를 하고 있을 때라 그 따뜻한 겨울이
고마웠다.
그런 겨울을 죽기 전에 한번 더 맞이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일단 이번 겨울은 틀렸다..ㅡ,.ㅡ
지난 주말 마트에 들렀다. 팽이버섯이랑 우유가 필요했다.
그 외 잡다한 먹거리 쇼핑을 계속하다가 마트 진열대 한 곳에 한참을 서게 되었다.
그건 무가 너무 아름다워서였다.
50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무의 아름다움에 빠져 한참을 보고
또 장을 보다 또 가서 보고 그랬다.
옆에 두부 판촉을 하시던 직원 여사님이 날 잠시 갸우뚱하시며
쳐다보셨다. 무를 살까 말까 망설이던 사람치고는 너무 무를
연모의 눈길로 관찰해서 그런 것 같다.
난 극소심에 초내성인이라 길에서는 사람 잘 쳐다보지도 않고
실제 사람과 대화할 때도 눈길을 피한다.
하지만 그날 나답지 않게 무에게 노골적인 시선을 던졌다.
그만큼 무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결국 난 무의 동의 없이 무 사진을 찍었다.
아름다운 피사체를 발견한 사진작가가 반사적으로 셔터를 누르는
감정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무를 사진 않았다.
오뎅국에 무를 넣어 먹으면 존맛탱인 걸 알지만 사지 않았다.
내 스스로 아름답다고 정한 것을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나의 삶의 방식이자 나의 길이라 스스로 만족했으며
감동했다.
그리고 저녁에 오뎅국을 끓여 먹었다.
결국 난 무 안 산 걸 후회했다.
젠장, 오뎅국에 잘 익은 무를 건저네 간장에 찍어먹으면
천상의 맛인데....
아름다운 것보다 맛있는 걸 선택했어야 했다.
분하다...으....
그저께인가 시장 근처 다이소에 들렀다.
상상페이백으로 받은 디지털 온누리 금액이 10만 원 넘게
남아있어 저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이게 바로 부자들이 돈 쓰러 들어갈 때 마음인가 싶었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옷을 발견했다.
난 다이소 옷을 즐겨...입는다기 보단 톡 까놓고 내 형편에는
가성비 옷이 이리저리 맞아 자주 입는다.
그래서 다이소 옷이 많다. 우히히...
그런데 이건 가격과 디자인 그리고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내 필요에 맞아 보였다. 사이즈도 넉넉한 게 좋아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잽싸게 장바구니에 챙겼다.
가격과 옷의 품질 모두 만족한다.
비슷한 색상의 후드티와 맨투맨도 다 합치면 7벌 정도 되는 것 같다.
7벌이라도 3만 5천 원이라 정말 잘 입고 있다.
다이소 덕분에 만수르 부럽지 않게 옷을 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넉넉한 사람들처럼 비싸고 좋은 옷을 못 입는다는 건
나는 괜찮은데 타인들은 날 안타깝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괜찮다. 난 이미 오래전부터 옷에 로고나 브랜드 이니셜
적힌 게 웃기다고 생각했다.
내가 산 다이소 옷들은 상표나 불필요한
이니셜 같은 게 안 적혀있어 좋다.
어쩌면 내가 가난해서 현 상황에 적응하려고 나 스스로 만든
합리적 방어체계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 자신을 되돌아보다 그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난 엄청난 재산을 하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40억 인류 중 선택받은 소수만이 가지고 있는 것!
나에겐 포켓몬 윈터 스티커가 있다. 우히히~
아... 산업안전 자격증 공부하고 있는데, 외울 게 많아 느무느무 힘들다.
암기력이 떨어진 나이라 울고프다.
내가 어제 저녁에 먹은 것도 까먹는데 어떻게 외우나...흙..흙..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