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추억
지난 연휴 때 아마 3월 2일이었던 것 같다.
누나가 구정 때 준 반찬 중 냉동실에 있던 박대를 꺼내 에어프라이어로 구웠다.
정말 크고 맛나는 박대였다.
난 박대라는 생선을 잘 몰랐는데 오래전 치과 의사분이 치과체어 모니터에 나오는 음식 프로그램에서 박대가 나오니 나에게 박대 좋아하냐고 물어서 박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박대를 볼 때마다 그 치과 의사분이 생각난다.
그분이 2년쯤 전에 사고를 당해서 치과를 넘겼는데, 난 그 이후로 여태까지 치과를 못 가고 있다.
참 실력 있고 좋은 분이셨는데....
그분이 나에게 자신의 손바닥을 펴 박대에 대해 설명해 주시던 게 생각난다.
좋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난 박대를 좋아하게 되었다.
어제 오래전 사진들을 살펴보다 옛날 여관에서 먹었던 메뉴들을 보았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ㅎㅎ
이건 여관방에서 "쉐프"라고 이름 지은 돼지 인형을 앞에 두고 밥 먹던 기억.ㅋ
쉐프는 지금도 내 곁에 있다.
그리고 이젠 다른 인형 친구들도 있다.
그때 여관에서 살 때는 청소일도 해보고 야간 경비일도 해보고 그랬다.
난 혼자서도 그렇게 외로움 안 타고 잘 지내는 스타일인데 저때는 나도 고독을 느껴 인형에게라도 의지했었나 보다.
아마 그래서 쉐프를 지금껏 소중하게 곁에 두고 있는 것이고....
진짜 생명체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내가 영혼을 나누어 주며 시간을 보냈다면 그건 이미 생명이 생긴 거니까.
난 쉐프가 살아있다고 믿는다. 우하하하!
내가 50살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소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 대부분은 인생을 살면서 심적으로 의지하는 애착 인형이나 장난감 또는 만화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짝사랑이 있으니, 나의 이런 생각이 혼자만의 닭살은 아니리라 믿는다.
물론 대부분 이런 건 추억 저 멀리에 남겨두고 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외의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일본에 아도라는 얼굴 없는 유명한 가수가 있는데, 그녀도 유년기에 보컬로이드 가수에게 많이 의지를 했던 모양이다.
보컬로이드 가수라면 쉽게 말해 가상 가수? 사이버 가수? 정도이다.
음성합성 기술로 목소리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으로 외형을 갖춘 가수라 할 수 있다.
요로케 생겼다.
아도라는 가수는 미쿠에 대해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존재다."라고 하면서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난 유튭에서 자격증 공부할 때 들을 중독성 노래를 찾다가 미쿠에 대한 설명을 보게 되었고, 그게 또 아도라는 가수의 라이브 공연을 찾아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그저께 새벽, 유튜브에서 그녀의 과거 라이브 공연 모습을 보고 50대 갱년기 아저씨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흙...흙...ㅠ,.ㅠ
목소리를 들어봐도 그렇게 느꼈지만 댓글을 보니 가수도 감격해서 울컥하며 공연을 한 것 같다.
너무 멋졌고, 노래의 가사가 궁금해 찾아보니 더 멋졌다.
오늘도 무슨 이야기하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몰라 스크롤을 다시 올렸다가 내렸다..ㅋㅋ
박대 이야기하다 여기까지 왔네....
어쨌든 둘의 공연은 정말 멋졌다. 정말 정말 멋졌다.
https://youtu.be/Vrr2gFTYMGQ?si=8vn7OLihPLszVVf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