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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훈 Sep 30. 2017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기르려면

Stupid! Great!

요즘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방송인 김생민씨가 시청자들의 소비 습관을 영수증을 통해 평가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해 젊은이들 사이 떠오르는 유행어가 된 말입니다. 잘못된 소비를 했을 때는 ‘Stupid’를 외치고, 옳은 소비를 했을 때는 ‘Great!’을 외치니 쉽기도 하고 입에 착 달라 붙는 꽤 중독성이 있는 유행어입니다.


예능 방송이고, 김생민씨가 평소 짠돌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보니분명 조금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소비 생활에서 옳은 소비와 잘못된 소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실 지난 칼럼에서도 살짝 언급했었지만, 현대 사회는 정말 완전히 ‘소비조장시대’입니다. 잠에서 깨고 다시 잠에 들 때까지 온갖 광고 속에 둘러 쌓여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재정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저는 고객뿐만 아니라 지인을 만나거나 이렇게 브런치에 칼럼을 쓸 때에 조차 저축을 강조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매번 허리띠를 꽉 졸라매며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끔은 모아둔 돈으로 사고 싶었던 것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녀야죠. 더군다나 취업을 해서 첫 월급을 받게 되었다면, 얼마나 사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을까요? 그렇다면 ‘옳은 소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사실 소비 습관 하나만 잘 들여도 열 재테크 부럽지 않습니다. 돈이 아주 많은 부자이거나 주식 고수가 아니라면, 직장인으로써 월급으로 재테크를 해서 돈을 모으는 것은 장기적으로 봐야 하니까요. 쓸모 없는 소비를 줄이고 정말 써야 할 때 돈을 쓸 줄 아는 것이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지름길입니다.


지난 칼럼들을 통해 저축 하고 재테크를 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으니,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올바른 소비 습관을 가질 수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하나, 생활비를 나눠서 사용하자!

사실 이전칼럼(20대를 위한 성공적인 저축 TIP)을읽어보신 분이라면, 이미 통장을 4개로 분할하는 방법을 잘알고 실천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먼저, 월급 중에 생활비로는 얼마나 지출할지 결정하셨나요? 그렇다면 이를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한 달 기준입니다. 첫 번째는 항목 별로 나누는 것입니다. 생활비를 철저히 용도에 따라 항목으로 나누고 각 사용량을 정해서 한도 내에서 조절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한 달 생활비를 100만 원으로 정했다면, 통신비 10만 원, 교통비8만 원, 문화생활비 10만원, 외식비 30만 원, 경조사비 20만 원 등으로 나누는 겁니다. 생활비가 새로 들어오는 날이면 각 항목에서 남는 돈은 모두 저축을 해야겠죠. 항목을 정해두되 월초에 경조사나 기타 행사 등을 파악해가며 각 항목을 유연하게 조절해도 좋습니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거든요. 만약에 어느 달에 친한 친구가 결혼식을 해서 경조사비를 30만 원을 내기로 했다면, 식비나 문화생활비 등 다른 항목에서 조금씩줄여야겠죠.


습관이 되면 어떤 항목에서 얼마나 소비를 줄여야 하는지 한 눈에 정리할 수 있어 올바른 소비 습관을 만드는데아주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일일이 가계부를 쓰듯이 체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는데요. 카드 사용 내역이 자동으로 정리되는 가계부 어플리케이션이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주(Weekly) 단위로 쪼개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비나 통신비를 제외한 한 달 용돈을 60만 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면, 이를 4주로 나누는 것이죠. 즉, 주당 15만 원한도 내에서 적당히 조절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혹은 20만원은 예비비로 빼놓고, 10만 원씩 나눠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갑작스럽게돈이 들어갈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첫 번째 방법과 마찬가지로 쓰고 남는 돈은 저축을 해야 합니다. 또 어느 한 주에 돈이 많이 필요한 이벤트가 예상되면 다른 주에는 돈을 아껴놓아야겠죠.

이렇게 기준을 정해 놓고 소비를 하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 본인의 소비에 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인지하게 됩니다. 또 주 단위나항목 단위로 묶어서 소비하다 보면 자연스레 재정 상태를 중간 중간 점검하게 되죠. 만약 한 달을 통으로 뭉뚱그려서 생활비를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월초에는 풍족하고 월말에는 쫄쫄 굶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다음 달 용돈을 당겨쓰거나 비상금 통장에서 꺼내 쓰게 되겠죠. 이것이 바로 나쁜 소비 습관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둘, 신용카드를 멀리하자!

체크카드 사용에 대한 중요성 역시 지난 칼럼(당신이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서 강조한 바 있습니다. 올바른 소비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신용카드는 멀리해야 할 존재입니다. 체크카드 역시 돈이 줄어드는 것이 현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와 닿지 않는데 잔액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는 어떨까요? 같은 맥락에서 휴대폰 소액결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한 절차로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고 당장 눈 앞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으니, 나쁜 습관으로 자리 잡기 아주 좋습니다.


사실 저는 현금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갑에서 줄어드는것이 바로 보이니까, 경각심을 가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고, 어디에 얼마나 소비했는지 체크하기 어렵습니다. 체크 카드를 사용하면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기도 하고요. 지난 칼럼에서 자세히 소개한 바 있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고 다음 팁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셋, 계획적인 소비하기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올바른 소비의 기본은 충동 구매를 자제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것입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는 소비하는 것은 이미 사용하기로 약속한 돈이니 적당히충동 구매를 하는 건 용인하겠지만, 그 이상의 소비는 꼭 계획적으로 해야겠죠.


그래서 ‘소비 디톡스’ 방법을 소개합니다. 작년에 반짝 떠올랐던 적이 있어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미니멀라이프’ 열풍과 더불어 소비를 줄이자는 일환으로 생긴 신조어입니다. 다들 ‘디톡스 주스’는많이 아실 겁니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 체중 감량을 하기 위해 몸 안의 독소를 없애는 디톡스 주스를마시는 거죠. ‘소비 디톡스’도 같은 맥락으로, 소비량을 줄이고 건강한 소비를 하기 위해 세우는 계획 중 하나입니다. 즉우리의 소비 습관에 자리한 ‘마케팅’, ‘허영심’이라는 독소를 빼내는 일입니다.


‘소비 디톡스’를 하는 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1년에 약 4달 정도 정해진 기간을 제외하고는 생필품을 제외한 다른 물건을 사지 않는 것입니다. 보통 계절이 바뀌기 시작하는 2월, 5월, 8월, 11월을 ‘쇼핑 가능 달’로 지정해 둡니다. 이 기간을 제외하고는 꼭 필요한 생필품만 구매하는 것이죠. 또 구매를 할 때는 마치 다이어터들이 식단을 짜듯이,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는 겁니다.

사실 이렇게만 보면 소비 생활 전반을 뜯어 고쳐야 하니 지키기 힘들 것 같고,삶의 질은 더 낮아질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소비 디톡스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제껏 잘못 돼 왔던 소비습관을 되돌아보는기회로 삼기도 하고, 하나를 소비하더라도 자연 환경을 생각하거나 제품의 제작 환경을 떠올려 윤리적인소비를 시작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넷,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는 올바른 소비

물건보다 '체험'을 구매하라

미국 하버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마이클 노턴 교수는 ‘당신이 지갑을열 때 알아야 할 것들’에서 이렇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노턴 교수는 소비를 ‘물질소비’와 ‘경험소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화장품이나 전자제품을 사는 것은 물질소비, 문화 생활을 즐기고 여행을 하는 것은 경험소비로 분류됩니다. 덧붙여 교수는 사람들은 물질소비보다는 경험소비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소개합니다.

실제로 경험소비는 물질소비에 비해 힐링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 만족감이 오래갑니다. 만약 같은 돈으로 좋은 컴퓨터를 산 사람과 여행을 간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컴퓨터는 3년만 지나도 구식이 되어버리지만, 여행은 10년이 지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물건보다는 체험을 구매하는 경험소비, 이 중 ‘자기 계발’을 위한 소비는 올바른 소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계발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아마 책을 구매하는 것이겠죠. 혹은 학원에 다니면서 자격증을 따고 어학 능력을 기르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업 외에 악기 연주, 운동, 요리 등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하나의 경험으로 고스란히 남아 나를 발전시키는 자원이 됩니다.


돈과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죠. ‘돈의 양’보다는 ‘돈을 어떻게 지출하느냐’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행복해지려면 소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 자신의 행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진정 올바른 소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재정 설계를 바탕으로 정해진 생활비 한도 내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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