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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핸즈, 박찬재 대표님께 드리는 글

안녕하세요, 박찬재 대표님.

일전에 좋지 않은 일로 전화를 드려 정말 죄송했습니다.

솔직히 하루 전 밤 9시 반에 강연 취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정말 화가 났었습니다.

게다가 그 이유가 제 강의안이 파악이 안되서라는 이유를 듣고 당황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5년 이상 최소 100회 이상 강연을 하면서도

이런 이유로 강연 취소를 통보받은 건 처음이었거든요.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이미지 위주로 강의안을 구성한 건 사실이지만

듣는 입장에선 하지도 않은 강의를 미리 평가받고 거절당한 것 같아 몹시 마음이 상했었습니다.

게다가 담당 임원이 '내가 누군지 알고 전화했느냐'는 답변을 해서 더욱 놀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밤 12시 가까운 시간에 걸었던 전화를

대표님은 아주 침착하고 공감하며 받아주셨습니다.

실무자나 다른 임원들보다 10배는 겸손하고 친절하셨습니다.

아울러 그 다음날 담당자를 연결해 초고속으로 해결해주셨습니다.



저는 두핸즈(DOHANDS) 초창기 시절에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옆 사무실에 계셨었으니까요.

(그때 대표님은 이미 노숙자와 함께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화한 목소리는 그날 오후 차 한 잔 하시던 때와 너무나도 똑같았습니다.

저도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포함한 비즈니스를 해왔지만

대표님 같은 분이 드물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리고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법적인 조치, 공식 대응, 내용 증명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대표님의 전화 한 통은(게다가 옆에 아이 소리까지 들렸는데요)

한 사람의 대응이 그 브랜드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또 깎아내릴 수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말 한 마디면 천냥 빚을 갚는다는 조상님들의 이야기는 사실이었습니다.

화려한 스펙, 어마어마한 경력, 무시무시한 인맥에 주눅들지 않겠습니다.

대표님처럼 진정성 있게, 겸손하게 사람을 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두핸즈(DOHANDS)의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수년 전 그 날처럼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건승을 기원합니다.


박요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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