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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스트 라이터(Ghost Writer)입니다

최근 들어 두세 곳의 출판사와 서너 권의 책을 내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직 도장은 찍지 않아 애매한 표현을 썼지만 너무 기쁘네요. 이 과정에서 제가 하는 일은 좋은 소재와 저자를 만나는 일입니다. 그렇게 의뢰를 받아 초고를 쓰거나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대필 작가, 윤문 작가, 혹은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라고 부릅니다.(일본에선 북라이터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해외에서는 꽤나 정착된 직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업'으로 부르기엔 조금 생소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이 너무 보람되고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받으며 새로운 사람과 지식, 정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라 너무 신이 납니다. 지금까지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낸 책들만 대략 스무 권을 헤아립니다. 책을 내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블로그나 초고 같은 원고가 있는 경우입니다. 또 한 가지는 그런 원고 없이 인터뷰만 가지고 책을 써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추가 인터뷰는 필요한 법이고 해당 분야의 기본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습득합니다. 그래야 한 권의 책으로 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과정을 조금씩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유익은 다양한 독자층을 상대로 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다는 겁니다. 책의 종류에 따라 저는 각각 도구를 써서 글을 완성하는 법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익히게 됩니다. 그냥 글이 아닌 철저하게 팔리는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은 부지불식간에 배우게 됩니다. 사실 첫 번째 독자는 윤문을 요청한 저자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은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되곤 합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이 저자 뒤에 철저히 숨어 있어야 합니다. 혹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내지 못하는게 무슨 보람이 있겠느냐 말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쌓은 노하우로 내 책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굳이 저를 찾아 이런 일을 맡기는 것일까요? 그건 제가 오랫동안 '브랜드'라는 특정 분야의 컨설팅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 말인즉슨 단순히 글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최근 5년 간 50여 개의 브랜드를 상태로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과 브랜딩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런 저자가 쓰는 글이라면 이른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15년 이상 실무에서 브랜딩을 경험해온 사람의 글쓰기는 분명 조금은 다를 거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이 일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브랜드가 좋고, 글쓰기가 좋고, 해마다 지식과 정보와 인사이트를 쌓아가는 이 과정이 너무 행복합니다. 저로 인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책을 통해 출간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정말로 보람됩니다. 혹 주변에 이런 분이 계시다면 꼭 소개해주세요.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와의 연결 고리를 통해 멋진 책을 출간하는데 있어서 분명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이렇게 스몰 스텝과 또 다른 저 나름의 키워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방금 전엔 '스몰 브랜드'와 관련한  책을 연재 후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나는 한 주의 시작입니다. 와인 한 잔은 해야겠네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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