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주부의 수다도 컨텐츠가  될 수 있을까? 권감각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02.

1. 유튜버 권감각(37·권지혜)는 개미투자자 중 한 명이다. 주식 책 한 번 사본 적이 없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식을 최고점대 1000만원씩 매수했다. 올해 2월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하나로 소위 떡상'(급격한 상승을 뜻하는 은어)을 했다. 제목은 '집에서 빨래 개던 아줌마가 주식에 1000만원 박으면 생기는 일...'이다. 조회수는 72만회를 넘었으며, 댓글은 2만7000개 이상 달렸다.


2. 7분 짜리 영상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신 들린 듯한 입담과 웃픈 에피소드가 공감을 이끌었다. 네티즌들은 '주식 떨어져서 힘들 때 힐링하고 간다' '너무 웃겨서 배꼽 잡고 쓰러졌다' '주식 앱 깔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 영상 보고 정신 바짝 차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에도 권감각은 '물타기 벽타기 하다 지친 삼전아줌마 근황' 등의 영상을 공개하며 주목 받았다.


3. 그 때 빨래를 개려고 앉았는데 안 개지더라. 영상이 짧지 않았느냐. 대본도 없고, 거의 반포기 상태로 한 말이었다.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살 때만 해도 안 사면 바보 등신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후 물타기 하면서 더 샀고, 지금은 삼전을 '반려주식' '삼성굿즈'라고 생각하고 있다. 절대 안 팔 거라서 백살 때 다시 영상을 찍겠다고 했다. 이 영상으로 떡상을 했는데, 아줌마가 빨래 개면서 하소연하는 걸 많은 분들이 좋아할 줄은 몰랐다. 물론 '우리 리딩방 들어와라' '무료로 도와주겠다'는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웃음)"



4. 권감각은 다른 유튜버처럼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중간에 많은 시도를 했지만, "뭘 하려고 하는 순간 방향성을 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아이폰과 소니 '똑딱이 카메라'로 촬영하는 이유다. 마이크도 없다며 "구독자들이 나에게 원하는 건 퀄리티가 아니다. 정보성을 원하는 게 아니라, 동네언니랑 수다 떨면서 쉬러 들어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5. 물론 빨래 개기 콘텐츠 다양화는 시도하고 있다. 메추리알 콘텐츠, 가사노동 시리즈, 게스트 출연 등으로 변화를 줬다. 그동안 내 얘기만 했다면, 인스타그램 DM 등을 통해 받은 사연도 들려주고 있다. "다이렉트 메시지가 엄청 온다. 개인사부터 남편 바람 난 사연까지 다양하다"면서 "난 특별히 잘난 게 없다. 친구, 옆집 사람 같아서 내적 친밀감을 느끼는 것 같다. 가끔은 궁금하다. '아줌마가 빨래 개는 걸 왜 볼까?' 싶다"며 웃었다.


6. "운칠기삼이라고 하지 않느냐. 유튜브 하고 싶어서 장비 사고 아카데미 다니는 분도 있는데, 난 운이 좋았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했다.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급여도 많지 않았다. 블로그에 회사 제품 홍보 글을 올린 계기로 마케팅팀으로 옮기게 됐다. 그 때 '이거구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구나' 생각했다. 한 직장을 10년 이상 다닌 분들을 존경한다. 적게 받으면서 많이 일하는 게 쉽지 않지 않느냐. 그에 비하면 난 정말 행복하다."


7. "어느 채널이든 자신에게 맞는 채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작아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거창한 장비의 도움보다는 내가 어떻게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난지 파악한 뒤 그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꼼꼼한 기획력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이를 꾸준히 끌고 가는 것인데 만일 진행하다가 방향성이 잘못 설정됐다면 주저없이 처음부터 다시 기획해한다."


8. "SNS플랫폼은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적어도 SNS콘텐츠를 제작하고 진행하는 사람은 정직과 상식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플랫폼을 잘 활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튜버의 경우 파급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솔직하되 바른 방향성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9. “유튜버도 생활방식만 다를 뿐, 가지고 있는 고민은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카드값, 월세 걱정에 잠 못 이루는 건 똑같다. 영상 하나가 흥해서 통장에 300만원, 400만원이 들어오니까 바로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 달에도 그런 영상이 나와야 일정한 수입이 있는 건데, 쉽지 않다. 그럼 수입은 바로 ‘제로’”라며 생활의 불안정성을 토로했다.



10. 하루 2700만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 이 중 하루 60만개 포스트가 올라오는 네이버 블로그는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서비스 중 하나다. 이용자들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루 포스트 4000만개를 읽는다. 수천만 개 포스트 중 독자의 눈길을 끄는 블로그는 한정돼 있다. 누구나 다 스타 블로거를 꿈꾸지만 그 반열에 오르기는 어렵다. 8년째 네이버 블로그 '권감각의 라이프매거진'을 운영하는 권감각 씨(본명 권지혜·34)는 7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블로거다.


11. 인기 포스트는 댓글만 150~200개가 달린다. 네이버 설명에 의하면, 구독자 7만명은 최상위 블로그에 해당한다. 최근 경기도 분당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만난 권씨는 "특별한 소재를 찾기보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람들과 공감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구독자가 모였다"면서 "친구를 사귀듯 방문자들과 교류하려는 마음 덕분에 블로그 운영을 오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12. ABL생명의 언니 상담소는 유튜버 권감각이 2030 여성들로부터 받은 고민 사연을 소개하고 상담해주는 시리즈 영상물이다. 1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권감각은 빨래를 개며 고민상담을 해주는 독특한 콘텐츠로 유명하다. 이번에 공개된 1화 영상에서는 ‘친구에게 돈을 어디까지 빌려줘야 하나요?’라는 주제로 상담을 진행한다. ABL생명은 이번 시리즈 영상물을 통해 2030 세대에게 ABL생명 브랜드와 ‘A Better Life(당신과 함께하는 더 나은 삶)’라는 자사의 비전을 알리고 친근하게 다가가길 기대하고 있다.





* 권감각 유튜브 채널

https://bit.ly/3M2n3a6


* 내용 출처

https://bit.ly/3M283Jt (뉴시스, 2021.11)

https://bit.ly/3CuEzAQ (서울경제TV, 2022.08)

https://bit.ly/3y7M91G (헬스경향, 2021.03)

https://bit.ly/3REhcco (매일경제, 2018.0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