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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방대생의 유튜버 성공기, 김작가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03.

1. 창업자 김도윤 대표는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최후의 몰입’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등 다양한 책을 집필했다. 유튜브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유튜브 젊은 부자들’이라는 책을 기획하면서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1000여명 이상을 만났는데, 인기 유튜버들은 들이는 공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책을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뷰만큼은 자신 있다는 김 대표는 그길로 ‘김작가TV’를 시작했다. 2018년 10월 29일. 첫 영상이 공개된 날이다.


2. 김도윤(37) 작가는 2019년 ‘유튜브 젊은 부자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구독자 10만명 이상 보유한 유튜버들 중 억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유튜버 23인을 직접 만났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 유튜브 수익화 전략,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미래 비전 등을 정리해 담았다. 책을 집필하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튜브 채널도 같이 개설했다. 2018년 12월 첫 영상을 올린 ‘김작가TV’는 약 1년 후 구독자 7만명을 모았다. 지난 10월, 한달동안 그가 유튜브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1000만원. 조회수 수익 약 581만원과 브랜디드 콘텐츠(브랜드 광고를 녹여낸 영상) 광고 금액을 합친 액수다.


3. “학창시절 잘난 구석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아이였죠. 성격은 병적일 정도로 내성적이고 소심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까지 교실에서 큰 볼 일을 본 게 세번 정도 돼요. 손들고 ‘저 화장실 가겠습니다’ 말하면 되는데 그 말은 죽어도 못하겠더라구요. 기본적인 의사 표현조차 못한거죠. 공부도 낙제 수준이었습니다. 대학은 지방 전문대 컴퓨터 제어과에 진학했는데 학점이 2점대였어요. 입대 전엔 리니지 게임만 했어요."



4. "성격을 바꿔야겠다 생각한 건 군대에서 였죠. 저는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는 걸 싫어하고 위에서 시키는 건 성실히 하는 편이라 내무반 생활을 잘 해냈어요. 모범병 표창장까지 받았죠. 그런데 하도 숫기가 없다 보니 선임들하고 친해지기 어렵더라구요. 선임들은 일을 못해도 사교성 좋은 후임을 주로 챙겼습니다. 그때 안거죠. 아, 농부처럼 일만 한다고 인정받는 게 아니구나. 이후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많이 노력했습니다. 제 알이 깨지는 순간이었죠.”


5. 그는 20대 초반을 게임 중독자로 지냈다. 스무살 이후로 게임만 했다. 눈을 뜨고 잠에 들 때까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었다.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 거울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하루 15~18시간 들여 그가 육성한 리니지 캐릭터는 어느새 만렙을 찍고 있었다. 아버지는 대기업을 다니다 40대의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생계를 위해 택시를 운전했다. 어느날 아버지는 출근하면서 게임에 몰두한 그를 향해 이렇게 넋두리했다. “아들아 이렇게 살아야 하냐. 창피하다.” 김 작가는 아버지가 떠난 뒤 그 말을 계속 곱씹어 봤다고 한다.


6. "지난 10여 년간 『최후의 몰입』,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유튜브 젊은 부자들』 등의 책을 쓰며 1천여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했어요. 일하는 분야도, 나이도, 성별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죠. 성공의 비결을 물으면 약속한 듯 “운이 좋았다”고 대답한 거예요. 처음에는 겸손이자 체면을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수백 번 같은 답을 듣다 보니 ‘운에 비밀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7. “제가 전문 방송인은 아니잖아요. 경제 방송과 다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오히려 일반인들이 저녁 술자리에서 한잔하면서 친구랑 얘기하는 듯한 컨셉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방송인의 전문적인 언어가 아니라 일반인의 구어체 인터뷰가 먹히겠다고 봤죠. 실제 제가 경제 분야 전문가가 아니니까 일반 투자자 시각으로 궁금한 건 그때그때 물어봤고요. 그랬더니 서서히 구독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8. 1000여명의 사람들을 그동안 인터뷰해오면서 느낀 것은 성공한 사람들은 운 이전에 '준비'가 있었다는 점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나는 30대 초반부터 성장을 위해, 책 출간을 위해, 또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해 인터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에 뛰어들어 기획과 제작 역량을 1년 넘게 길렀다. 유튜브 2년차에 구독자가 7만명 안팎이었는데, 주식시장에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면서 주식투자 콘텐츠로 1년만에 구독자를 50만명까지 늘릴 수 있었다. 채널이 600% 이상 성장하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9. "저는 지방대를 졸업했고, 30세가 넘어서 취직을 했어요. 또 형은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시도를 했고, 어머니도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셨죠. 객관적으로 봐도 운이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계속 무언가를 해보려고 시도했죠. ‘나는 흙수저라서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대신 ‘인맥이 없다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때부터 좋은 운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10. "저는 대한민국에서 섭외를 제일 잘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자부해요(웃음). 방송국, 언론사 등의 매체 파워 없이 오롯이 개인으로 섭외를 했으니까요. 노하우는 단순해요. 일단 섭외를 시도하는 거죠. 무엇보다 ‘거절’을 염두에 두고 거듭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제가 천 명을 인터뷰했다는 건 4~5천 명에게 섭외 요청을 했다는 말과 같죠. 금메달 리스트들을 인터뷰 한 『최후의 몰입』, 수능 만점자를 인터뷰한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등을 쓸 때도 섭외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출판사와 계약했어요."


11. 유튜브가 돈을 많이 버는 건 맞다. 그런데 인정받는 유튜버들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한다. 자본 2억원으로 치킨집 차린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열심히 고민하겠나. 유튜브 채널을 여는 건 가게를 하나 내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 내 돈을 1억, 2억을 들여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 유튜브가 쉬운 이유는 동종채널이 왜 잘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먹방을 하고 싶다면 유명 유튜버들이 어떤 구도로 찍는지, 어떤 장비 쓰는지, 편집 어떻게 하는지 정리하면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해 진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기획은 어떻게, 촬영은 어떻게, 편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12. 나는 좀 완벽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유튜브 처음 시작할 때 장비 등으로 2000만원을 넘게 썼다. 액션캠, 캠코더 등 카메라를 종류별로, 브랜드별로 20개 이상을 사서 내가 원하는 영상에 맞는 카메라가 뭔지 직접 다뤄봤다. 장비 세팅만 몇 개월 걸렸다. 물론 나중에 필요없는 건 중고로 팔아서 비용은 일부 보전했다. 유튜브를 잘하는 단계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획 △촬영 △편집 중에 촬영은 장비, 편집은 음악과 효과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총 15단계 정도 되는데 막연히 '유튜브 구독자 어떻게 더 모으지'가 아니라 내가 부족한 단계가 뭔지, 이 단계를 어떻게해야 더 잘하는 지를 고민한다.





* 김작가 유튜브 채널

https://bit.ly/3ycIHCV


* 내용 출처

https://bit.ly/3UUUqj3 (매일경제, 2022.08)

https://bit.ly/3CpSWpW (채널예스)

https://bit.ly/3e20LZA (머니투데이, 2020.08)

https://bit.ly/3y7NV2Q (머니투데이, 2021.10)

https://bit.ly/3fBZBV9 (조선일보, 2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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