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로 즐겨보는 방송이 있습니다. '맛집의 옆집'이라는 프로입니다. 일단 컨셉에 끌렸습니다. '금돼지' 옆에 있는 '복돼지'는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결과는 예상대로일 때도 있고 뜻밖일 때도 있습니다. 그게 흥미롭습니다.
첫 번째는 고립을 택한 경우입니다. 가게는 컨셉이 없고, 좁고 지저분합니다. 고집을 피우느라 맛집은 아예 찾아가지도, 맛보지도 않습니다. 마치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되어 있지만 정작 그 분들은 왜 그런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냥 맛집이나 코로나 핑계를 대지요. 재밌는 사실은 출연자들이 한 번의 방문으로 셀링 포인트를 찾아낸다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복돼지는 돼지고기 보다는 내장탕을 잘하는 집이었거든요.
두 번째는 공생을 택한 경우입니다. 제주도의 유명한 김밥집 옆에는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는 맛집의 김밥을 사들고 가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단 라면이나 음료를 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이러한 기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맛집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공생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모두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겐 그것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는 발견을 기다리는 경우입니다. 때로는 맛집보다 뛰어난 옆집을 만납니다. 이들의 맛과 품질은 의심할 데가 없습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요. 배바위 곱창집과 베트남 쌀국수집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이런 곳은 꼭 한 번 찾아가보고 싶습니다. 알려질 가치가 충분히 있는 집이니까요. 이런 곳에 제가 발견하고 알려야 할 그런 '스몰 브랜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컨셉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배웁니다. 모두가 맛집을 찾아다닐 때 옆집을 발굴하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왜 맛집이 아닌 옆집이 되었는지를 고민해볼 수 있겠죠.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 옆집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이 프로그램은 2021년 말에 38화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네요. 시즌2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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