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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에 빠진 사람들, 흑심

1. 서울 연남동에 있는 연필가게 '흑심'의 주인 백유나(29)·박지희(29)씨는 '연필 전도사'다. 이 동갑내기 친구들은 미국, 불가리아, 체코 등을 다니며 오래된 연필을 사모으거나 인터넷에서 열리는 연필 경매에서 빈티지 연필을 사들인다. 이렇게 모은 연필만 400여 종. 인스타그램에 연필 각각의 역사와 디자인 특성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최근 '흑심'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시대적 배경과 나라에 따라 연필 디자인이 다 다르다"며 "연필은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 중 하나"라고 말했다.(조선일보, 2018.05)


2.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흑심’은 연필 마니아 사이에서 이름을 날린 빈티지 연필가게다. 박지희 흑심 공동대표는 “단단하게 글씨를 잡아주는 느낌이 좋아서 2H 연필을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물론 손님들에게는 취향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연필을 소개한다. 어린이의 경우 연필 잡는 게 익숙하지 않고, 글 쓸 때 누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몸통이 굵은 점보 연필을 추천하고, 왼손잡이인 분들에게는 필기 방향에 따라 많이 번지지 않도록 단단한 심을, 책에 밑줄 그을 때, 그림을 그릴 때는 부드러운 강도의 연필을 권한단다.(한겨레, 2021.02)


3. 왜 하필 연필일까. 박지희·백유나 공동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레 연필을 많이 사용했고, 우연히 본 빈티지 연필 패키지 디자인에 반해 본격적으로 (연필을)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필은 백 년이 지나도 사용할 수 있다. 오래된 연필들은 그 당시의 시대 상황을 잘 반영하고, 디자인도 매우 다양하다”며 “같은 브랜드 연필이라도 제조 시기나 제조 국가 또는 시대 상황에 따라 연필의 디테일(각인, 로고 등)이 계속 변화해 왔고, 필기감도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더피알타임즈, 2018.07)


4. 처음부터 연필 가게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만나 취향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했습니다. 디자인 소품 만드는 ‘땅별메들리’였죠. 흑심은 연필 상자 모으기를 좋아했던 두 대표의 컬렉션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박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친구를 모아 해외직구를 할만큼 문구덕후였죠.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이어진 겁니다.(폴인)


5. 서울에 위치한 한 평짜리 연필가게와 무전기. 흑심의 아날로그 감성은 곧 입소문을 탔습니다. 트위터에서 바이럴 되기 시작한 거죠. 직접 인테리어 공사 과정을 올린 것도 주목을 받았어요. 현재 공간의 준비과정은 약 1년, 빈티지한 느낌을 주기 위해 거친 느낌이 나도록 페인트를 칠하고, 그을린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그 후 2번의 이전을 거쳐 연남동에 자리잡았습니다. “가장 핫한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당시 연남동이 막 떠올랐거든요.”(폴인)


6. 온라인 홍보 채널로는 인스타그램이 활용된다. 수집한 연필에 대한 정보와 사진을 아카이빙하고 히스토리를 쌓아두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두 대표는 “언젠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료들을 바탕으로 연필 브랜드의 발자취가 담긴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더피알타임즈, 2018.07)


7. 흑심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빈티지 연필을 주로 판다. 박 대표는 “오랜 세월을 품은 연필인 만큼 거기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흑심에서는 매주 세계 각지에서 구한 새로운 연필이 업데이트된다. 가격대는 2000원에서 2만원 선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볼펜이 대중적으로 쓰이기 전인 1950년대에 생산된 연필이 종류가 다양하고 외관이 화려해 수집용으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한겨레, 2021.02)


8. '흑심'에서 파는 연필은 만든 나라와 시기에 따라 연필의 각인, 로고 등의 디테일과 필기감이 각각 다르다. 가령 '복사용 연필(copying pencil)'은 1870년대 처음 소개된 것으로, 활자 복사를 위해 개발됐다. 지울 수 있는 흑연과는 달리 물기를 머금으면 색이 변하며 지워지지 않는다. 글씨를 쓴 종이 위에 다른 종이를 대고 눌러주면 활자가 복사되기 때문에 1차 세계대전 때 펜과 잉크 대신 이 연필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만들어진 연필은 지우개와 연필을 이어주는 '페룰(ferrule)'이 금속이 아니라 두꺼운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돼 있다. 전쟁 중 자원공급이 어려워 금속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지우개 쪽이 길고 뾰족한 스도쿠용 연필과 보통 육각형인 연필 단면이 직사각형이거나 타원형인 목수용 연필도 갖추고 있다.(조선일보, 2018.05)


9. 두 사람은 낯선 연필을 구하면 연필 관련 서적을 읽고 자료를 검색해 퍼즐 맞추듯 연필의 생산 시기와 국가를 알아낸다. 하나의 연필에 대한 자료를 찾아내는 데 4~5일이 걸리기도 한다. 올 초엔 몽당연필에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제작된 총알 모양의 연필 홀더를 끼운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연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지금도 소중히 여기며 사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희귀하거나 디자인이 예쁜 연필을 계속 발굴해 연필의 아날로그적 가치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조선일보, 2018.05)


10. 취급 연필의 90% 이상이 수십년 전에 선보인 빈티지 제품들이다. 1940~50년대에 생산된 철판에 쓰는 연필, 1920년대에 나온 미국 ‘에버하르트 파버’ 연필도 살 수 있다. 1906년 미국에서 생산된 연필깎이(비매품)도 있다. 연필 가격은 대개 2000~9000원 선이다. 철판을 자를 때 사용하는 7H, 8H 등 강도가 매우 높은 연필들은 일반 종이엔 글씨가 써지지 않는다. 글씨를 쓴 뒤 물을 뿌리고 종이를 눌러 복사하는 데 쓰던 1940~50년대의 ‘카핑 연필’도 있다.(한겨레, 2017.10)


11. 흑심은 단순히 연필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다양한 연필과 연필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연필에 대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반대로 고객에게 배우는 것도 있어요. 전에는 개인적인 취향만을 기준으로 수집했다면, 지금은 고객을 위해 폭넓게, 전문성을 갖고 임하게 됐죠.(디퍼)


12. 문구류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더 자주 쓰다 보니 연필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체할 수 있는 필기구가 없어요. 볼펜은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잉크가 날아가거든요. 반면에 연필은 지우지 않는 이상 절대 지워지지 않아요. 그런 특수성도 있고, 경도별로 필기감도 다른 것처럼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고요.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어도 사라지진 않을 거라고 봐요.(디퍼)


13. 쓸 수 있는 연필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쇼룸에 와서 직접 써보고 취향에 맞는 연필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이 공간이 중요해요. 흑심의 슬로건이 ‘오래된 연필과 그에 담긴 연필을 수집합니다’인 것도 즐거운 연필 생활을 돕기 위해서예요. 필통이나 연필 홀더를 판매하는 것도 연필과 함께하는 순간이 더 흥미롭도록 돕는 거고요.(디퍼)


14. 국내에도 유서 깊은 글로벌 브랜드 문구의 역사를 꿰고 있는 수집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가게 운영자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소규모 편집업체들도 출현했는데요. 2016년 문을 열고 각지의 다양한 연필을 소개, 판매하고 있는 마포 연남동의 <흑심>, 독립 출판물과 아트북을 각종 문구류와 함께 판매하고 있는 연희동의 <유어마인드>, ‘기록광’을 자처하는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다이어리를 판매하고 있는 종로 <올라이트>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을 이겨내고 여전히 ‘덕후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스브스프리미엄, 2022.11)


15. '반전'의 힘을 말합니다. 디지털이 진화할수록, 아날로그를 찾는 수요도 많아집니다. 특히 2030 세대 사이에선 아날로그 제품을 쓰는 게 일종의 '힙한 스타일'이 됐습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의 연령대도 눈에 띄게 낮아졌고요. '여기서 연필을 처음 접했어요'라는 방명록도 종종 보인다고 합니다. 기업과의 B2B 프로젝트도 진행합니다. 서비스나 제품에 아날로그 콘셉트를 입히고 싶은 기업이 이곳을 찾는데요. 웨스틴조선 호텔 객실 어메니티에 쓰일 연필을 제작했고, 소셜벤처와 함께 '당신의 느즈막' 연필 세트를 만들었습니다. 비문해 여성 노인들이 쓴 시의 대표 문구를 뽑아 연필에 각인한 거죠.(폴인)





* 공식 웹사이트

https://blackheart.kr/


* 내용 출처

- https://bit.ly/3ICkJGS (조선일보, 2018.05)

- https://bit.ly/419JocK (한겨레, 2017.10)

- https://bit.ly/3L7urAI (한겨레, 2021.02)

- https://bit.ly/3XIHHQE (더피알타임즈, 2018.07)

- https://bit.ly/3Gi7ytf (스브스프리미엄, 2022.11)

- https://bit.ly/3keXGrZ (디퍼)

- https://bit.ly/416g4nG (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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