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일상의 불편이 만든 작은 명품, 쓰리잘비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50.

1) 쓰리잘비는 빗자루, 와이퍼, 스크래퍼 등 서로 다른 쓰임새의 청소 용구 세 가지(쓰리)를 하나에 담았다는 의미다. 당초 욕실 청소를 겨냥해 만들었는데 방과 거실 청소는 물론 반려동물 털 청소에도 유용하다는 게 입소문 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그 비결로 ‘특허 받은 4중날 구조’를 들었다. 그는 “바닥과 닿는 부분이 네 개의 빗날로 구성된 고무로 돼 있다”며 “첫째 빗날은 바닥과 마찰력을 통해 먼지가 뭉치게 해주고 둘째 미세모 빗날은 반려동물 털을 쓸어내는 데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셋째는 돌돌 말린 먼지를 다시 긁어 모아주는 등 빗날마다 고유한 역할이 있고 물을 약간 묻혀 주면 청소가 한층 더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한경, 2021.04)


2) ‘쓰리잘비’는 4~5년 전, 자취를 하던 양혜정 대표의 작은 고민에서 비롯됐다. 아버지의 사업을 거들다가 문득 2012년 경 전문사서 시험 준비를 위해 자취를 하던 중에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청소기처럼 소음이 없이 말끔하게 없앨 수는 없을까? 또 화장실에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물기를 깔끔하게 제거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했던 때를 생각하며 메모를 해뒀던 것이 떠올랐다. (KNS, 2023.03)


3) 그 당시 좁은 공간에서 소음 때문에 청소기를 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물론 돌돌이 테이프를 사용했지만 구석구석에 쌓이는 먼지와의 전쟁이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화장실의 물기를 제 때 제거하지 않으면 여기저기 곰팡이가 슬었다. 당시 화장실 물기 제거를 위해 쓰던 스퀴즈를 보고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바닥 마찰을 이용해 먼지를 쉽게 쓸어내고 리필을 할 필요가 없는 간편한 청소 도구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만하다가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KNS, 2023.03)


4) 고시원에서 지낸 경험이 있다. 환기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화장실을 쓰고나면 습기와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머리카락을 청소하기 힘들었다. 방 먼지 또한 마찬가지다. 청소용품을 이것저것 사야하는데 방이 좁아 보관할 공간이 충분치 않았다. 화장실 물청소, 방바닥의 머리카락, 환기하고 나서 쌓이는 먼지. '각각의 청소용구를 다 합쳐 하나로 되어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쓰리잘비의 시작이었다. '쓰리잘비'라는 제품 이름도 '빗자루, 와이퍼, 스크레이퍼 세 가지 청소용구를 하나로 합쳐 잘 쓸어낼 수 있는 빗자루'라는 뜻이다. (동아일보, 2020.12)



5) 물론 양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바닥 마찰을 이용해 먼지를 쓸어내는 다용도 빗자루 개발에 나선 이유는, 아버지의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게 되니 우리나라 제조업계의 어려운 현실이 눈에 보였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금세 아이디어를 뺏기거나 마케팅부터 판매까지 두꺼운 벽에 막혀있는 듯이 보였다. 그때마다 예전에 생각해뒀던 청소도구가 생각나서 “다용도 방 청소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KNS, 2023.03)


6) 쓰리잘비는 오랜 연구와 샘플링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춘 기능성 빗자루입니다. 특히 쓰리잘비의 가장 큰 장점은 4중 빗날인데요. 날 간격이 조금만 더 벌어져도 반려 동물의 미세모가 잘 쓸리지 않고, 날의 방향을 바꾸면 원하지 않는 위치에 털이 껴서 나중에 빼기가 힘들어요. 빗날 각도에 따라 팔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거나 잘 쓸리지 않기도 하고요. 각 요소들의 황금비를 맞추기 위해 최소 70번 이상의 샘플링과 목업 제조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고민이 반영된 덕에 단순해 보이는 빗자루임에도 매우 기술적인 특허인 '발명 특허'를 받을 수 있었어요. 실용성과 편의성을 최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긴 특허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스몰레터)


7) 소재뿐만 아니라 디자인, 무게 등 사용감에 영향을 주는 모든 부분에 신경썼다. 빗자루는 보통 한 손으로 잡고 사용하니 어깨를 중심으로 충분한 동선이 나와야하기 때문에, 빗자리 길이에 따라 이동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 파악하여 원활히 비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빗날을 디자인할 때도 일정 하중이 실리면 빗날 전체가 바닥에 다 닿도록 설계했다. 먼지가 너무 날리지 않도록 세류현상까지 고려하여 만들었다. 그 결과, 반려동물 털까지 잘 쓸려서 동물을 키우는 소비자층에서 인기다. (동아일보, 2020.12)



8) 또 물이 닿는 제품이다보니 고무와 플라스틱의 이음새를 없애기 위해 전용 금형을 만들었다.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고, 손잡이 구멍안쪽에 후크를 만들어 보관용이성을 더했다. 소비자를 신경쓰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일반 공산품이라 특허 받기 어려운 빗자루인데도 쓰리잘비는 특허를 받을 수 있었다. (동아일보, 2020.12)


9) 저희는 고객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시장의 반응과 리뷰를 꾸준히 살피죠. 첫 와디즈 펀딩에서 저희가 선정한 타깃 고객은 자취생이었는데요. 고객 문의와 SNS 후기를 보니, 많은 고객 분들께서 반려동물 털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첫 출시 때부터 이를 반영하여 제품을 개선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후에도 반려동물 시장을 항상 염두하여, 핸디잘비와 미니잘비에는 POE라는 소재까지 더해 털을 더 잘 모을 수 있도록 만들었죠. (스몰레터)


10) 소통에 신경쓴다. 제품 구매자가 남기는 리뷰를 모두 읽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제조공장을 직접 운영하다보니 좋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실례로 크기가 조금 더 작고 휴대할 수 있는 제품을 희망한다는 리뷰를 접하고 미니잘비와 핸디잘비를 만들었다. 또한 쓰리잘비 공식 판매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쓰리잘비를 사용하면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혹은 아직 써보지 않았다면 무엇이 고민되는지 의견을 받는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개선방향을 잡는다. (동아일보, 2020.12)


11) “제품의 약 80% 정도 완성했는데 스토리를 상세히 올리면 소비자들이 사용법부터 기능, 용도, 색깔, 가격 등에 대해서 새 소식란에 질의응답 식으로 올리면 대답을 올리는 방식으로 제품을 완성해 나갔다”며, “초창기에는 빗자루에 빗날이 3개밖에 없었는데 소비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활동도가 높은 제품으로 연구해 나아갔다”고 전했다. (KNS, 2023.03)



12) 상용화 과정을 거쳐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나니, 막상 어떻게 판매해야할지 막막했다. 심지어 직원 중에 기본 마케팅인 SNS 조차 운영하는 사람이 없었다. 한창 고민할 때 시흥창업센터에서 어떤 판로가 있는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은지 안내해주었다. 첫 번째는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였다. 시흥창업센터의 안내를 받아 펀딩을 시작했고 소비자와 제품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소비자가 특정 상황에서도 쓰리잘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 질문하면, 바로 영상으로 쓰리잘비 사용 장면을 촬영해 답글을 남겼다. 그 결과 완판됐고, 카카오메이커스에서도 완판되면서 다양한 판로가 열렸다. 첫 판로 개척을 시흥창업센터 덕분에 할 수 있었다. (동아일보, 2020.12)


13) 양혜정 대표는 2018년부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2년 동안 4번의 펀딩에 성공했다. 펀딩 참여인원 16,000명에 누적 금액은 약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양 대표가 펀딩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던 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한 번도 대행에 맡기지 않았고 직접 보고 들으면서 제품에 대해서 구구절절 상세하게 알렸다. 두 번째는 펀딩 기간을 길게 잡았다. 다른 제품이 20일 동안 펀딩을 진행 한다면, 그는 80일 동안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하나도 놓치지 않은 부분이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적어도 10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양 대표의 의지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었다. (KNS, 2023.03)


14)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적합한 소재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빗날을 고무나 실리콘을 사용하면 바닥과 마찰음이 발생하거나 자국이 남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하우를 갖춘 대표님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국내외 정보를 취합하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 마침내 고무와 실리콘의 결점을 커버할 수 있는 엘라스토머(Elastomer)라는 소재의 합성고무를 개발했고, 정전기로 인해 미세먼지까지 쓸어낼 수 있는 빗날의 각도를 찾는데도 성공했다. 또한 사용 후에는 흐르는 물에 헹구기만 하면 남은 먼지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원리를 가진 편리한 제품으로 탄생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재래식 빗자루에 하이테크 원리를 입힌 편안한 다목적 생활발명품 ‘쓰리잘비’가 출시되었던 것. (KNS, 2023.03)



15) 양 대표는 일본 시장 진출 성공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 호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에도 중진공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수출 지원 사업을 활용해 미국, 유럽 등 새로운 국가에 제품을 소개하고, 쓰리잘비가 글로벌 제품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진공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대행 사업을 통해 2014년부터 매년 1000개 이상 중소기업에 대해 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700여 개 기업에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지원해 1000억원 넘는 국외 직접판매 실적을 올렸다. (매일경제, 2020.05)


16) 이 빗자루는 국내에서는 오픈마켓을 비롯한 90여 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 호주 프랑스 독일 등에서 현지 홈쇼핑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성능이 입소문을 탄 덕분에 2018년 970만원이었던 매출이 이듬해 33억원으로 불어났고, 작년에는 44억원으로 늘어났다. 쓰리잘비 하나 가격이 약 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22만 개가량을 팔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경, 2021.04)


17) 큐어라이프의 슈퍼빗자루 '쓰리잘비'가 세계 최대 규모 홈쇼핑인 미국 QVC에서 7분만에 완판 기록을 달성했다. 큐어라이프는 23일 오전 7시(현지시각) 쓰리잘비 전 제품을 미국 QVC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이후 7분만에 초도 물량을 소진하고 후속 오더까지 진행했다. QVC 홈쇼핑은 홈쇼핑만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7개국 3억5000만가구 이상이 QVC 홈쇼핑을 시청한다. (IT조선, 2022.06)


18) 양혜정 대표는 “2021년까지는 국내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단단히 노력했다면, 22년부터 해외시장 수출이 가장 큰 이슈였는데 다행히 품절될 정도로 순조로운 수출되고 있다”며, “일본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마쿠아케에서도 진행했었고, 2022년에는 미국 내 가장 큰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그리고 대만 모모홈쇼핑에서도 판매 중인데,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KNS, 2023.03)




* 쓰리잘비 웹사이트

https://3jalbi.com/


* 내용 출처

https://bit.ly/3ZgPTIU (동아일보, 2020.12)

https://bit.ly/3lHdEvN (매일경제, 2020.05)

https://bit.ly/3TIOlpV (KNS, 2023.03)

https://bit.ly/3z7fFED (IT조선, 2022.06)

https://bit.ly/3npjO4o (한경, 2021.04)

매거진의 이전글 오랑캐떡의 글로벌화를 꿈꾸다, 삼청동 호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