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67.
1. 2010년 10월, 브랜드 오브젝트가 태어났다. 그 시작은 작은 가게의 한 선반에서 출발했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일본에서 사온 찻잔이 있더라고요. 어차피 안 쓰는 것 같은데 제게 달라고 했어요. 이것을 지금은 문을 닫은 ‘반지하드림’에 갖고 갔죠. 이곳에서 선반 하나를 빌려 그 찻잔을 팔았어요. 그게 오브젝트의 시작이에요”라고 이영택씨는 말했다. 그 첫 도전은 실패했다. 10개월 정도 운영했지만, 반지하드림은 곧 문을 닫게 됐다. 수익은 많이 나지 않았고, 가게 월세는 올라만 갔다. 곧장 다른 가게를 열었지만, 역시 오래 운영하지 못했다. “점점 밀려나게 됐던 거죠. 이게 저희가 처한 현실이고요. 지금도 낙관적인 상황은 분명 아닐지 몰라요.” 이영택씨는 씁쓸한 듯 말을 이어갔다. (2013.02, 한겨레)
2. 잘 다니던 컨설팅 회사를 그만둡니다. 이때가 2010년 10월. 그리곤 홍대거리의 작은 가게에 작은 선반을 빌려 컵을 팔기 시작합니다. 한때 소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치를 잃은 것들은 대게 버려지곤 하죠. 물건이든 사람이든 말입니다. 10개월 만에 사업을 접습니다. 그리고 2013년 3월 1일, 선조들이 일본 식민통치에 항거하며 분연히 일어난 삼일절에 영택씨는 분연히 가게 문을 다시 엽니다. 가게 이름은 ‘오브젝트’. 우리말로 ‘사물’이란 의미입니다. 원래는 일 사(事)자인데 생각 사(思)자로 바꿔 적었습니다. 생각에서 비롯된 물건. (2016.12, 국민일보)
3. ‘오브젝트’는 세상의 쓰레기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가게다. 2012년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몇 안되는 디자인 제품을 판매했지만, 희소성 높은 상품과 독특한 매장 구성으로 승승장구, 삼청동 2호점에 이어, 2014년 12월에 부산 3호점을 오픈할 정도로 확장되었다. 200여 명이 넘는 생활 예술가들과 디자인 작가들이 각자의 착한 물건들을 위탁판매하고 있다. 홍대앞 매장 1층에는 물물교환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다른 사람의 것과 바꿔갈 수 있다. 2층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주로 업사이클링을 거친 물건들이 주를 이루고, 3층에는 카페가 있다. 카페 콘셉트 역시 ‘생각있는 재활용’이다. 업사이클링 가구와 소품들 속에서 차 한잔과 간식을 즐길 수 있다. (2014.12, 매일경제)
4. 오후 12시만 되면 하얀색 문이 쉴 새 없이 열린다. 홍대 주변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아지트인 ‘오브젝트’를 찾고 있다. 이곳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수시로 열리는 지갑과 어느새 잊어버린 시간개념. 기성제품보단 예술가들의 핸드 메이드 작품이 매대에 놓여져 있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끼리의 물물교환 공간, 그리고 자전거 부품으로 만든 팔찌나 버려진 포장지로 만든 클러치 백 등 곳곳에 독특함을 콘셉트로 한 리사이클 제품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유통이 부족한 디자이너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길 원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오브젝트에선 자체 프로그램인 대안공간 ‘선반임대’를 제공하고 있다. (2014.04, 매일경제)
5. 오브젝트(object·사물)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여러 종류의 소품을 갖추고 있다. 다이어리·달력·플라스틱 모빌부터 가방·머플러까지 50여개 브랜드에서 제작된 약 2000개 이상의 소품들이다. 이미 소문이 많이 난 곳이어서인지 기자가 찾은 날에도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는 손님이 적지 않았다. 무엇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브젝트로 이끄는 걸까. 오브젝트는 "브랜드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브젝트가 말하는 브랜드는 샤*이나 구* 같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비싸고 고급인 그 무엇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커뮤니티에서라도 수수하면서도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브랜드를 지칭한다. (0221.01, 아시아경제)
6. 한 20대 여성은 야구 글러브를 내놓았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겁니다. 남자친구는 같이 캐치볼을 하자며 글러브를 줬지만 둘은 헤어졌습니다. 어차피 저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여자는 이렇게 말한 뒤 상처가 담긴 기억 대신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들고 갔습니다. 짧아진 몽당색연필 30여개를 들고 찾아 온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썼던 겁니다. 색연필의 줄어든 길이만큼 그의 열정과 간절함이 담겨있을 터입니다. 한 연예인 지망생은 춤 연습을 하며 신었던 때 묻은 컨버스 신발을 다른 물건과 바꿔갔습니다. 글러브, 몽당색연필, 컨버스 신발엔 새로운 이야기가 기록되고 있겠죠. (2016.12, 국민일보)
7. 물건뿐 아니라 쇼핑백이나 포장상자도 재사용한다. 이들은 재활용이라는 말보다 ‘재사용’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재활용은 버려진 물건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뜻하고, 재사용은 기본 용도는 그대로 둔 채 개보수를 거쳐 다시 쓰는 것을 뜻한다. 이 구분으로 보자면, 오브젝트의 지향은 ‘재사용’에 가까워 보인다. “저희가 내건 브랜드 슬로건 가운데 하나가 ‘사물’(思物)이에요. 결국 물건은 사람들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물건을 생산자나 소비자가 생각해보자는 거죠. 이렇게 물건의 쓰임,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고 소비하게 되면, 작지만 많은 것이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2013.02, 한겨레)
8. 홍대 소품샵 '오브젝트'는 손님들이 쓰던 수건 10개를 가지고 오면 할인 쿠폰을 준다. 그리고 받은 수건을 가지고 강아지 캐릭터를 입힌 수건으로 만들어 유기견 센터에 기부한다. 소품을 담는 봉투도 버려진 잡지나 포스터를 회수해 직원들이 직접 만든다. 디자인이 예뻐 인기도 많다. 오브젝트 직원 남모씨는 "가치를 중요시 여겨 판매하는데, 손님들이 그걸 알고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9. 이영택씨의 구상 속에 오브젝트 매장은 물건만 파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창작자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공간이길 바란다.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분명 많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데 여기저기 흩어져 있죠. 창작자들을 모아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거죠.” 그래서 ‘선반 대여’도 진행한다. 이날 공사중인 매장 안으로 김연경, 이진선씨가 들어왔다. 그들은 ‘추즈미’(choose me)라는 액세서리 브랜드를 갓 세상에 내놓았다. 오브젝트에서 선반 대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팔 물건을 들고 직접 찾아왔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입구를 확인하더니, 잘 보일 만한 선반을 찜했다. (2013.02, 한겨레)
10. 무엇보다 오브젝트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교차하며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신진 디자이너와 소규모 생산자들이 제작한 소품을 소비자들과 대면하도록 만들었기에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크고 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이를 통해 물건들이 대량으로 거래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역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는 정감 있고 신뢰도 높은 작은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오브젝트는 "과거 디자이너로서 활동할 때 창작한 물건을 판매하고 싶었지만 소규모 창작자들이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오브젝트를 개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서 오브젝트에서는 자신만의 색깔과 스토리를 가진 작가를 초청해 직접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0221.01, 아시아경제)
11. 오브젝트는 현명한 소비 문화를 전파하려는 욕심도 갖고 있다. 그 가운데는 자원순환 개념이 녹아 있다. 초창기부터 운영하는 ‘물물교환’ 코너는 그런 뜻에서 만들었다. 독특한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다른 사람의 물건과 1대 1로 교환하도록 한다. 쇼핑백과 택배 박스 재활용에 힘쓰기도 하는데, 특히 매점 내 사용하는 쇼핑백은 모두 방문 고객의 기부받은 것이다. 오브젝트는 매장을 전국 7곳으로 늘린 상태. 앞으로는 해외로도 진출한다는 포부다. 오브젝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지역민들과 호흡하기 위해 온라인 접촉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면서 "1년 안에 일본에 지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부터는 리쿠텐을 통해 일본 팬들을 먼저 만나게 된다. (0221.01, 아시아경제)
* 내용 출처
- https://bit.ly/3qxBFaF (2018.02, 머니투데이)
- https://bit.ly/3P5IkmM (2013.02, 한겨레)
- https://bit.ly/3p6yJ4q (2014.04, 매일경제)
- https://bit.ly/3P6ysck (2016.12,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