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 자신을 만나는 경험, 물나무 사진관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68.

1.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계동길'이라 불리는 거리를 5분 정도 걷다보면 곳곳에 자리잡은 한옥들 사이로 무채색의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건물 외관과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은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 하다. 빈티지한 외관과 꼭 닮은 사진관 내부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옛날 카메라부터 곳곳에 걸린 흑백 사진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2020.08, 아시아경제)


2. 물나무 사진관은 요즘 유행인 ‘자화상 사진’의 원조 격이다. 3년 전 자화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카메라와 조명뿐이다. 카메라 뒤엔 커다란 거울이 놓여 있다. 거울 속 나를 가만히 응시하다 진짜 내 모습이 나타났다고 여겨지는 순간 리모콘으로 셔터를 누른다. 펑펑 울면서 나오는 사람이 많다. 자기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촬영을 포기하기도 한다.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찍는 사진이 아니에요. 나다운 나를 기억하려는 사진이니까 멋지게 나올 필요가 없죠. ‘누구의 딸이자 친구’‘어느 회사의 직원’ 같은 관계를 전부 벗고 나를 객관화시켜 보는 거예요.” (2017.07,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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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곳은 '옛것'의 철학을 담은 공간이다. 흑백사진부터 한지, 족자 등 요즘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물건들이 사진관을 가득 채운 이유는 '옛것'의 미덕을 중시하는 이 사진관만의 가치관 때문일 터. 사진관 주인장인 김현식(51) 대표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신사조(傳神寫照)'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초상화를 그릴 때 인물의 형상 재현에 그치지 않고 정신까지 담아내겠다는 얘기다. (2020.08, 아시아경제)


4. 남들과 다른 사진을 갖고 싶은 욕구가 흑백사진을 찾게 한다. 20대 연인이나 30대 예비부부가 기념사진을 찍으러, 자녀의 돌이나 백일에 특별한 순간을 남기려 사진관 문을 두드린다. 흔한 셀카 대신, 흑백 카메라로 스스로를 촬영하는 '자화상'도 인기다. 사진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5분이고 1시간이고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찍어야 한다. 가수 아이유, 배우 강석우 등의 사진이 입구에 걸린 물나무사진관은 최근 고객의 자화상만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2017.05, 조선일보)


5. 한지에 사진을 인화하는 점도 독특하다.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사진을 만들고자 했던 김 대표는 해답을 전통 한지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한지는 뛰어난 보존성 때문에 '천년 한지'라고 불린다"며 "한지에 옻칠을 하는 등 여러 작업을 거치면 사진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수십 대가 지나도 여전히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친 질감을 가진 한지를 프린트에 적용하기 위해 약 7년간의 세월을 투자했다고 귀띔했다. (2020.08,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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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김 대표는 "사진의 완성도를 따질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포즈를 취해도 상관없다 보니, 다소 투박하고 서투르게 표현되더라도 온전한 '나 자신'을 사진에 남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에 주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오롯이 본인에 대한 시간을 갖게 된 손님들 중에 감정이 북받쳐 눈물샘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한다. (2020.08, 아시아경제)


7. 자화상 사진 촬영 방식은 간단하다. 2층 스튜디오로 올라가 카메라와 연결된 고무공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김 대표는 촬영에 서투른 고객에게 충분한 여유를 주면서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도록 배려해 준다. (2020.08, 아시아경제)


8. 김 대표는 올해로 물나무 사진관이 10년을 맞았다며 문을 연 첫 해와 같은 마음으로 사진을 통한 연대감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진의 역할이나 가치를 공유하도록 지금은 이곳과 멀리 떨어진 전북 군산으로 무대를 사진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들이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0.08,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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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흑백 사진관은 옛 감성이 남아있는 동네에 주로 생긴다. 서울 북촌, 연희동, 연남동, 부산 국제시장 등이다. 사진관 주인은 대부분 30~40대다. 김규현(31) 연희동사진관 대표는 "깊이 있고 정직한 흑백사진을 널리 알리고 싶어, 강남에서 운영하던 웨딩 스튜디오를 접고 연희동에서 흑백 사진관을 열었다"고 말했다. "흑백사진이 인생의 봄날을 여는 열쇠가 됐으면 좋겠다"는 경기도 수원 행궁동의 '봄으로'도 있다. (2017.05, 조선일보)


10. 셀피는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찍을 수 있는데, 왜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일까. 김 대표는 “기술로 평준화된 디지털 사진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조명”이라며 “그걸 아는 20~30대 여성들이 주로 찾아 온다”고 했다. 이바미(25)씨가 자화상 사진 촬영에 도전했다. “긴 머리를 소품처럼 이용해요”“오른쪽 얼굴이 더 예쁘니까 머리를 왼쪽으로 돌려요”“팔은 이런 각도로 자연스럽게 접어요”“멍하게 있지 말고 예쁜 이미지를 떠올려요” 조 대표의 조언에 이씨의 표정이 환해졌다. (2017.07, 한국일보)




* 내용 출처

- https://bit.ly/3N1dzwE (2020.08, 아시아경제)

- https://bit.ly/3qKD4uw (2017.07, 한국일보)

- https://bit.ly/43RoJec (2017.05,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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