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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죠? H는 묵음입니다, 길림양행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75.

1. 바프는 대표 제품인 허니버터아몬드의 인기를 발판으로 현재 34가지 맛의 아몬드 및 견과류를 16개가 넘는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2021년 매출 1163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이 10% 넘는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조선비즈, 2023.04)


2.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매출은 1400억원. 아몬드 한 톨 나지 않는 나라에서 수입 원재료를 가공해 수출에 성공한 이는 윤문현(41) 대표다. 그는 부친의 회사를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지만 회사의 비즈니스를 완전히 탈바꿈했고, 100억원 빚더미 회사를 국내 최대 견과류 전문기업으로 키웠다. 주위에서 ‘윤 대표는 창업자와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포브스, 2019.11)


3. 길림양행의 모태는 길상사다. 1982년 창립한 길상사는 국내 최초로 아몬드를 수입해 도매 유통을 시작했다. 해운회사에 다니던 윤태원 회장이 지인 소개로 1988년 회사를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윤 대표는 “아버지께서 회사를 인수하실 때만 해도 수입원은 캘리포니아 회사 한 곳, 국내 납품처도 롯데제과 등 몇 곳에 불과했다. 당시 아몬드를 컨테이너째 들여와 굽거나 혹은 그대로 납품처에 보내는, 직원 몇 명이 일하는 작은 회사였다”고 말했다. (포브스, 2019.11)


4.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수입 규제가 풀리면서 견과류 시장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롯데제과·CJ·오리온·SPC 등 식품 대기업이 직접 나서 아몬드를 수입, 가공하면서 원재료 납품업체는 설 자리를 잃어갔다. 국내 소비 트렌드도 재래시장에서 마트, 편의점으로 이동하면서 ‘단순하고 편했던’ 사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 윤 대표는 “공급처와 수입원, 유통망이 다양해지면서 잘못하다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십상이었다. 수입한 원재료를 직접 가공, 납품해서 전체 매출을 높이는 것만이 살길이었다”고 말했다. (포브스, 2019.11)


5. 윤 대표가 2006년 회사를 그야말로 ‘덜컥’ 물려받았을 당시 바프(길림양행)는 아몬드 수입사였다. 합격한 대기업에 첫 출근이 일주일도 안남았을 때 부친 윤태원 회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당장 회사를 수습하려고 출근해 재무제표를 봤더니 자본잠식 상태였다. 아몬드 수입이 쉬워지자 공급선이 끊겨 빚을 내서 버티는 상황이었다. 하루 하루가 생존 싸움이었다. (조선비즈, 2023.04)



6. 이대로는 안된다고 판단한 윤 대표는 회사를 ‘단순 유통사’에서 ‘제조사’로 개조하자고 마음먹는다. 해외 가공 견과 시장을 보면서 아몬드에 맛을 입히는 법을 고민했다. 윤 대표는 기름이 아니라 당을 입힌 코팅 방법을 직접 개발했다. 회사에 개발실이 없어 직접 집에서 만들었다. 사업화를 고민하던 와중에 편의점 GS25의 의뢰를 받아 만든 ‘허니버터 아몬드’가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조선비즈, 2023.04)


7. 윤 대표는 “2013~2014년 견과류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지만 성숙된 시장에서 니치마켓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당시 견과류 소비 형태를 보면 국내에선 가공식품 비중이 5%에 불과했지만 미국은 40% 정도였다. 언젠가 우리도 미국 시장을 따라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5%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그는 대량수입유통 시장과 가공식품시장 중 후자를 선택하고 다시 투자를 시작했다. 시장조사 결과 독과점 상품이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1등 브랜드도 대단한 맛은 아니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포브스, 2019.11)


8. B2B에서 B2C로 전환한 길림양행의 주력 제품은 ‘허니버터 아몬드’로, 업계 최초로 맛과 향을 입힌 시즈닝 견과류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 제품이 유명해진 것은 외국인 관광객 덕분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마트, 편의점에 들러 허니버터 아몬드를 사는 게 필수 코스가 됐고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에 올랐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자 만수르가 간식으로 즐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포브스, 2019.11)


9. 사업의 터닝포인트는 2015년 GS25와의 협업이었다. 당시 '허니버터칩'이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서 '허니버터' 관련 상품이 쏟아지던 시기다. GS25는 '허니버터'와 '아몬드'의 조합이 잘 맞는다는 판단하에 아몬드 수입으로는 오랜 업력을 지닌 길림양행에 제품 생산을 제안했다. (머니투데이, 2023.03)


10. 바프는 GS25와 협업을 계기로 판매처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GS25와의 계약기간은 3개월에 불과했기 때문에 판매 채널을 늘릴 수 있었다. 윤 대표는 "GS25에서 우리 회사 입장을 많이 배려해줬다"며 "GS25만의 중량, 스펙을 갖춘 상품을 계속 공급해주기로 했고 판매처를 늘리며 사업을 더 키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머니투데이, 2023.03)



11. 중소 식품기업이 자기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사례는 드물다. 해외 가공견과 시장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곧 저런 제품 수요가 생길텐데 그때 그 시장을 선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공 기술을 고민하면서 아몬드에 맛을 입히는 법을 고민했다. 이때 기름이 아닌 당을 입힌 코팅 방법을 직접 개발했다. 개발실도 없을 때라 직접 내 집에서 개발했다. 이 코팅법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기적처럼 GS25에서 허니버터 아몬드를 만들어 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 기회는 단순히 운이 아니라 많은 준비를 하고 있어서 잡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허니버터 아몬드가 대박이 나면서 한 달 매출이 두 세배씩 뻥튀기가 됐다. (조선비즈, 2023.04)


12. 윤 대표는 이 과정을 ‘자물쇠’에 비유했다. “비밀번호 세 자리 숫자의 자물쇠를 열려면 000부터 999까지 돌려야 하죠. 그러다 보면 그중에 하나는 열리잖아요. 우리가 ‘되는 점’을 찾는 과정도 이와 같았어요. 운도 따랐고요.” 그는 ‘운’이라고 말했지만 개발자와 둘이서 며칠 밤을 새우다 찾은 ‘신의 한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버터와 꿀을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겉면에 당액을 코팅해도 아몬드끼리 서로 달라붙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쉬 눅눅해지지 않는 비법을 개발했다. 다양한 맛의 견과류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다. (포브스, 2019.11)


13. 이때 차기작인 와사비 아몬드를 개발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을 선보였고 시장에 먹혔다. 허니버터 아몬드는 금세 남들이 따라할 수 있으니 우리만의 독자적인 레시피가 필요했다. 허니버터에서 멈추지 않고 독자적인 맛을 만들어낸 것이 결국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조선비즈, 2023.04)


14. “이제는 아몬드 종류를 다양화하기보다 초콜릿과 김, 팝콘 등 다양한 식품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초콜릿 제품인 몰트볼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CU에서 비슷한 해외 제품 ‘몰티저스’ 매출을 이겼다. 시즈닝 팝콘은 세븐일레븐에서 시범 판매를 하고 있는데 세븐일레븐에서 새우깡보다 더 많이 팔렸다. 두 제품 다 1년 여 시범 판매를 했는데 확실히 검증이 됐다고 보고 올해 판매처를 타 유통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2023.04)


15. 이를 위해 윤 대표는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다. 초콜릿 하면 ‘페레로로쉐’, 젤리 하면 ‘하리보’가 떠오르는 것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아몬드 과자 하면 누구나 ‘허니버터 아몬드’를 떠올리게 하겠다는 목표다. 중·고교 동창인 백순흠 기획개발팀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백 팀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제냐의 미국 시장 상품기획자(MD), 다양한 레스토랑 개발자 등으로 일했다. 2016년 길림양행에 합류한 그는 상품 개발과 패키지 디자인에 주력해왔다. (포브스, 2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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