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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버니포니'의 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정리

1. Why


“오래된 자수를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없을까?"


2. Core Value


- 생동감 있는 컬러

- 대담하고 과감한 패턴

- 실용적인 물건


3. Customer & Market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

-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처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고객


4. Brand Story


- 대구에서 자수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둔 덕에 어렸을 때부터 섬유 사업을 접했던 김진진. 하지만 자수를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미처 못했다. 1994년 설립한 장미산업사가 촌스러운 꽃무늬를 과감히 버리고 2008년부터 그래픽 감각이 묻어나는 직물 브랜드 키티버니포니로 재탄생하게 된 데에는 디자이너이자 딸인 김진진의 역할이 컸다.


- 각종 동물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책 <해피 키티 버니포니>에서 따온 브랜드 이름부터 발랄하다. 키티버니포니 초반에는 색감이 톡톡 튀는 동물 형태의 쿠션을 주로 선보였다. 토끼, 북극곰, 올빼미 등 누구나 단박에 알 수 있는 동물 모양이지만 유치하지 않았다.


- 이후 기획자 이홍안이 합세하며 키티버니포니의 디자인 콘셉트가 ‘동물 형태, 기하학 패턴, 컬러풀함’으로 구체화됐다. “사실 키티버니포니를 잠깐만 운영하다 대기업에 취직하려 했어요. 초반에는 월 매출이 50만 원 정도로 미미했는데, 1000만 원이 넘어서면서 이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 광고 한 번 없이 키티버니포니가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데에는 리빙 잡지를 통한 입소문이 한몫 단단히 했다. 또한 쿠션을 만들고 난 뒤 남은 원단이 아까워 제작한 작은 파우치가 소비 심리의 틈새를 파고든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 파우치는 아이스커피 한 잔 가격인 고작 3500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처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고객은 파우치로 커티버니포니와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거나 결혼할 때 자연스레 침구와 쿠션을 구매하는 소비자로 성장하는 것. 키티버니포니는 어느새 국내 직물 시장을 개척한 젊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키티버니포니를 모방하는 후발 업체가 지난 5년 사이 수십 개나 생겨나 난립하고 있을 정도다.


- 키티버니포니는 손 드로잉과 기하학 패턴을 절묘하게 조합한 감각적인 직물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품질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대구 공장이다. 일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 헬스클럽까지 다닌다는 열정적인 김진진의 아버지는 10번 넘는 지루한 샘플링 과정이나 끈기를 요하는 촘촘한 땀수 작업 등을 밤새우며 기꺼이 협력한다. “동물 형태 쿠션은 외국에도 있습니다. 대다수가 프린트처럼 손쉬운 전사 방법을 쓰는 것과 달리 키티버니포니는 구석구석까지 바느질로 구현합니다.”


- 키티버니포니 제품의 품질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전통 원단인 무명을 쓰기 때문. 아기 기저귀로 사용하던 무명은 튼튼할뿐더러 직조감도 짱짱해 수를 놓으면 반듯해 보인다. 프린트는 화려하지만 두께는 얇아 허울 좋은 해외 원단과 달리 세탁에도 강하다. “우리나라 주부들은 직물을 살 때 세탁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도 세탁하고 난 뒤 크기 변형이나 이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키티버니포니는 100%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 현재 키티버니포니는 쿠션뿐만 아니라 냄비 받침, 스카프, 돗자리 등 판매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쿠션 2개만 사면 더 이상 구매할 게 없는 고객에게 계속 ‘살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키티버니포니 역시 처음에는 상상마당, 텐바이텐 등 온·오프라인 편집 매장을 통해 유통 채널을 넓혔지만 지금은 전체 판매의 70%가 키티버니포니 자체 홈페이지에서 이뤄질 만큼 자생력을 갖췄다. 직물의 주 소비자가 여성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를 친밀하고 정성스레 관리한 결과다.


- 소비자와 감성적인 교류를 추구하는 키티버니포니는 척박한 국내 직물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5. Product & Service


쿠션뿐만 아니라 냄비 받침, 스카프, 돗자리 등


6. Differentiation


- 손 드로잉과 기하학 패턴을 절묘하게 조합한 감각적인 직물 디자인

- 한국 전통 원단인 무명의 사용, 튼튼할뿐더러 직조감도 짱짱해 수를 놓으면 반듯해 보임

대다수가 프린트처럼 손쉬운 전사 방법을 쓰는 것과 달리 키티버니포니는 구석구석까지 바느질로 구현

- 프린트는 화려하지만 두께는 얇아 허울 좋은 해외 원단과 달리 세탁에도 강함

- 주 소비자가 여성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를 친밀하고 정성스레 관리


7. Concept


실생활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패브릭 아이템


8. Naming & Logo


- 키티버니포니 (각종 동물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책 <해피 키티 버니포니>에서 따온 이름)

9. Slogan


- 라이프 인패턴즈(Life in patterns)


10. Channel


- 처음에는 키티버니포니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다가 점차 텐바이텐, W 콘셉트 스토어, GS샵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로 확장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소마미술관 뮤지엄 숍 등 주로 생활 소품 관련 매장이나 미술관 숍에 입점했다. 운이 좋게도 유통 업체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편이다. 지금이야 젊은 감각의 국내 직물 브랜드가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커티버니포니가 거의 유일했으니까.


- 지금은 우리 자체 홈페이지가 전체 매출의 70%을 차지할 만큼 제일 잘 운영되고 있다. 가입 회원 수만 1만 2000여 명이다. 초반에는 텐바이텐, 상상마당, 코즈니 이런 쪽 매출이 훨씬 많았는데, 키티버니포니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는 특화 상품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홈페이지 구매율이 높아진 것 같다. 유통업체 수수료가 보통 30~50%인데, 초반에는 우리 이윤과 비슷한 게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는 유통 채널이 없으면 판매 자체를 할 수 없다. 우리에게 파워가 없으니까.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전까지 디자이너 브랜드가 유통 채널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원단가게 ‘키티버니포니 패브릭스’ 오픈


11. Event & Promotion


- 브랜드 키티버니포니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 외에도 ‘스튜디오 KBP’라는 이름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하거나 다른 회사 혹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맥심·파리바게뜨 등 여러 회사와 키티버니포니의 브랜드 정체성을 녹인 협업 작업을 해왔다.


- 스튜디오 KPB는 자체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들과 협업해 패브릭 제품이 아닌 디자인 제품을 낸다. 다른 디자이너와 협업해 색종이를 만들어 종이접기 클래스를 열기도 하고, 음악회도 연다. 이 모든 시도들이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12. Media & Viral


- 키티버니포니의 첫 유통업체였던 상상마당에 입점했을 때 그곳을 들락날락하던 잡지 관련 사람들의 눈에 띄어 이런저런 매체에 많이 소개됐다. 이후 코즈니나 한샘 매장 등에서 연락이 왔다. 광고나 홍보를 위해 돈을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키티버니포니가 알려지게 됐다


- 드라마나 영화에 많이 협찬하지만 일반 대중의 눈에는 쿠션이나 침구가 보이지 않는다. 배우 얼굴이나 패션이라면 모를까. 잡지는 좀 다르다. 인테리어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특정 독자가 보다 보니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 초기에는 국내 전시에 키티버니포니를 알리고자 많이 나갔는데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겼다. 제품 하나도 못 파는 참가자가 대다수인데 우리는 수백만 원씩 판매한다. 앞으로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 디자인 전시에 도전해보려 한다.




* 내용 출처

https://bit.ly/3ryrDXl (중앙일보, 2020.05)

https://bit.ly/3QdJzkA (월간디자인, 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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