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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동물을 위한 마지막 SOS,
포인핸드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82

1. 포인핸드 대표 이환희씨에게는 ‘눈물 버튼’이 있다. 수의사인 그는 10년 전 군 대체 복무로 경기 가평군의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공중방역 수의사로 일했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을 씻기고 돌보고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만, 동시에 입양을 가지 못하는 동물들이 안락사되는 모습을 지켜보 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2. "2013년 4월 경기 가평군에서 공중방역수의사로 근무하면서 가축방역업무에 더해 동물보호업무까지 맡게 됐다. 이를 통해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이 허술한 데다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동물들이 보호소 내에서 안락사당하는 현실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보다 쉽게 유기동물 입양공고를 확인하고 또 입양할 수 있도록 사용자 중심으로 디자인한 앱을 개발해 그해 출시했다."


3. 2013년 이 대표는 제대로 된 입양기회조차 없이 죽어가는 동물들을 도울 방법을 궁리하다 직접 앱을 개발했다. 수의과대학 시절 독학으로 배운 코딩으로 밤잠을 설쳐가며 몰두했다. 그렇게 두 달 만에 포인핸드가 만들어졌다. 포인핸드는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의 입양 공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보기 쉽게 만든 앱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현재까지 포인핸드를 통해 새 가족을 만난 동물은 10만 마리에 달한다. 최근에 회원 후원을 받고, 여러 지원 사업을 신청해 예산을 충당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이 대표가 자비로 운영하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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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물을 잃어버린 사람과 입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유실동물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사람뿐 아니라 실종동물을 발견한 사람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또 동물을 잃어버린 사람을 위해 전단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이외에 지자체 보호소에서 동물을 구조해 임시보호하면서 입양을 보내려는 사람들도 입양 홍보 게시물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5. 유기동물을 입양했거나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포인핸드는 이미 ‘필수 앱’이다. 보호소 동물을 돕는 각종 활동의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앱에는 유기동물 공고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실종 소식부터 임시보호, 이동봉사 요청, 입양 후기까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개관식 깜짝 손님이었던 배우 이기우씨도 2021년 반려견 ‘테디’를 포인핸드를 보고 입양했다.


6. 포인핸드는 사용자 중심의 어플로 심플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추면서, 서비스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APMS와 동일한 정보(지자체 유기동물보호센터 입소 개체)를 확인하는 어플이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16년 말 누적 다운로드 23만, 현재는 누적 다운로드 57만에 이를 정도로 ‘동물 관련 어플’ 중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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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 대표는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에스엔에스(SNS)에 입양 정보가 많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지자체 보호소 공고는 미흡하고, 개인 입양 홍보글은 기준이나 설명이 충분치 않아 입양자 입장에선 혼란스럽다. 그러다가 입양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좀 더 표준화된 입양 정보를 제공하고 입양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유기동물 입양은 어렵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포인핸드가 입양문화센터를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 유기견 보호소를 만드냐고 물었어요. 입양 문화를 만들고 알린다는 것이 어떤 건지 상상이 안 됐던 거죠.” 포인핸드는 앱 개발 이후에도 잡지 발간, 디자인 굿즈 발매, 사진전 개최 등을 통해 입양의 중요성을 알려왔다.


8. “포인핸드에서 사진 한 장만 보고 유기동물 입양을 결정하는 방식이 과연 올바른 유기동물 입양 방법인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양카페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서 유기동물들이 입양카페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화도 되고, 긍정적으로 입양되면 좋겠다는 판단 아래 입양카페 펠로우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9. "처음에는 자사 쇼핑몰에서 굿즈(기념품)를 팔기도 했지만 정작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러 접었다. 대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통해 유기동물을 돕고자 하는 기업과 공익적 캠페인을 하면서 후원을 받고 있다. 근근이 버티지만 공익성을 띤 대표적인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내용 출처


- https://bit.ly/3qlW42V (한국일보, 2023.05)

- https://bit.ly/3s3NW7C (한겨레, 2023.05)

- https://bit.ly/3KxwwGS (데일리벳,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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