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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2번째 수업을 마치고...

1.


왜 사람들은 그 비싼 비용을 내고 '트레바리'에 참여하는 걸까요? 약간의 강제성을 감내하고서라도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욕구, 집도 친구도 동료도 아닌 낯선 타인들과의 수다가 주는 즐거움 같은 게 아닐까요? 트레바리 대표는 어쩌면 이 시대의 숨은 욕구를 사업화한 놀라운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브랜딩이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됨을 함께 공감했네요.


2.


쉐이크쉑이나 파이브가이즈에 줄을 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무언가를 먹는 즐거움 만큼이나 누군가에게 그 과정을 전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 아닐까요? 이전과 다른게 있다면 이러한 나의 욕망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가 너무도 쉬워졌다는 거에요. 이것은 일부 인플루언서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닙니다. 우리는 식당에서 먹는 음식 하나조차 친구와 지인들 보라고 찍어 올립니다. 이러한 행동은 마치 원자 폭탄처럼 삽시간에 SNS와 카톡의 타임라인을 가득 메우죠. 그거 좋은 음식, 좋은 제품을 파는 것만으로는 마케팅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3.


공부방을 운영했던 한 대표님은 자신의 핵심 가치를 '존중'에서 찾았어요. 왜냐하면 다른 공부방들은 5000원 상품권을 나눠 주며 아이들을 모았거든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렇게 모은 아이들은 유지가 되지 않을 뿐더러 제대로 된 케어를 할 어떤 이유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아이들을 돈으로 바라볼 뿐인데, 문제는 아이들조차 그런 '존중없음'을 금방 알아챈다는 겁니다. 그런 공부방이 잘 될리가 없죠. 결국은 아주 작은 공부방도 나름의 핵심 가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4.


한 대표님이 어느 날 회를 주문했는데 만원 짜리 광어 치고는 너무 맛있었다는 거에요. 알고 보니 자신들이 먹은게 감성돔이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이게 왠 횡재인가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셨다네요. 누군가는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알바를 하는 자신의 아이들을 보니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면 그 비용을 치루고 나오셨을 거라는 거에요. 왜냐하면 그 비용을 직원이나 알바생이 부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네요.


5.


판촉일을 하시는 대표님은 자신의 '업'에 대한 세상의 시선을 바꾸는 일에 모든 힘을 쏟을 거라 하십니다. 이 일은 이제 젊은 층이 가장 기피하는 일이 되어버렸다고 해요. 그래서 대부분 4,50대의 주부가 이 일을 하고 있죠. 그러나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 대표님은 즐겁게 이 일을 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스스로를 '판촉예술가'로 부르는 그 대표님의 리더십과 영향력 때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6.


과연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핵심가치'를 찾는 일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우리는 그 과정에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단순히 핵심가치를 찾는다고 해서 브랜딩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순간은 돈을 버는 일에 전력을 쏟아야 하죠. 그렇다고 해서 돈을 버는데만 모든 힘을 쏟는 회사가 브랜드가 되기도 힘들어요. 브랜딩은 돈을 벌고 나서 사람을 고용해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거든요. 정답은 나름의 불분명하고 흔들리는 가치를 가지고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진주를 품은 하나의 조개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진다는 거에요.


7.


이 수업은 2시간 내내 수다인지 토론인지 모를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단 토론을 위한 교재는 사전에 반드시 읽고 와야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강의는 1도 없는 이 수업은, 그러나 주도하는 저나 함께하시는 분들이나 매우 만족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지식과 노하우는 물론 다양한 인사이트와 깨달음이 폭발하기 때문이자. 어떤 분은 마치 대학원 수업 같다고 말하시는 분도 계세요. 더 놀라운건 이 수업을 기획한 저 역시 어마어마하게 배운다는 겁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실 한 가지는 '재밌다'는 거에요.


8.


저는 수업 시작 2시간 전에 근처 카페에 도착을 해서 나름의 준비를 해요. 교재도 보고 질문도 적고 스스로 답해보는 과정을 거치죠.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다는 거에요. 그런 마음을 갖고 수업을 시작하면 2시간이 거짓말처럼 순삭됩니다. 아마 트레바리가 성공한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 순간의 충만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에요. 수업에 참여하신 대표님들, 어떠신가요? 저 혼자만 이렇게 즐겁고 보람되고 재미난건 아니겠지요?


p.s. 아참 그러고보니 수업하는데 온 신경을 쏟느라 사진 한 번을 못찍었네요. 다음 번 수업은 꼭 함께 단체 사진 한 번 찍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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