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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코비, 아산병원, 에잇퍼센트, 헬로네이처...

매일매일 다섯 브랜드 #16.

오늘 큐레이션의 주제는 다름아닌 '창의성'.

창조경제 때문에 이 말의 매력이 반감이 아닌 온감?된 지금에서도

이 단어가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는 작지 않다.

도대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다행히 오늘 소개할 브랜드들은

창의성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들을 던져준다.

첫째, 주어진 문제 자체를 재정의할 것

둘째, 수많은 질문과 리서치를 통해 발견할 것

셋째, 남들이 하는 방식과 정반대로 해볼 것.

수십 가지로 정리된 창의적 사고법도 있다지만

전혀 다른 두 가지를 충돌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막연한 설명보다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생생한 사례들이 훨씬 더 와닿는다.

이렇게 발견한 창의성이란

곧 브랜드에 있어 차별화를 의미하니까.


1. 코비

"코비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재정의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핫도그를 먹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더 쉽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그는 참가자들이 대부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상적인 방법에 속도를 붙인 버전이었다. 핫도그를 들고, 소시지와 빵을 동시에 입에 밀어 넣고 끝에서 끝까지 씹어 먹은 다음 물을 꿀꺽 마셔 씻어내리는 것이었다. 그는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런 대회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100만 명이 지켜보는 큰 대회인줄은 정말 몰랐다.

어메리칸의 취향이란...

재밌는 사실은 깡마른 일본인이

한 때 이 대회의 챔피언이었다는 사실.

그는 남들과 같은 방법으로 도전하지 않았고

대회의 규정, 즉 대회 자체를 재해석했다.

단순히 더 빨리 더 많이 먹는 것이 향상이라면

과제 자체를 재해석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해법을 찾는 것이 바로 창의였구나.

누군가에게 창의성을 설명할 때

코비가 자주 떠오를 것 같다.

비록 지금은 챔피언이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 패스.


2. 아산병원

"센터 모든 직원이 병동, 외래, 응급실, 검사실 등을 돌아다니며 수백 가지 이슈를 찾아왔고 그것을 다시 묶고 추려서 ‘수술 전 불안감’이라는 주제를 채택했다"


- 김재학,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소장


코비의 창의성이 탑다운 방식이었다면

아산병원의 창의성은 바텀업 방식이다.

수 많은 문제들 속에서 숨은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것.

그들은 '수술 전 불안감'이라는 특이한 주제를 찾았고

이 문제의 해결 방식이 그들의 차별화로 이어졌다.

그 과정은 지난하였겠으나

병원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아주 작은 수술이라도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 발견이 작지 않은 것임을 직감할 것이다.

탑다운이든 바텀업이든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창의적인 해결법을 낳는 법이다.

우리는 이것을 차별화라 부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체화할 때 '브랜딩'이라 부른다.


3. 타르틴 베이커리

"레시피를 공유함으로써 누리게 되는 장점이 비법을 뺏길 때의 단점보다 훨씬 많다. 세상 사람들이 예전 내 아이디어를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또 한 번 도약하려 노력하게 된다는 점도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도 또 다른 레시피북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 채드 로버트슨, '타르틴 베이커리' 창업자


이것도 한 방법이겠다.

며느리에게도 안알려준다는 요리 비법을

아예 매뉴얼로 만들어서

동네방네 뿌리는 이 청... 아니 아저씨처럼.

그래서 스스로 도약하게 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이 천진난만을 넘어선 고도의 전략.

이게 바로 창의성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리.스.펙.트.


4. 에잇퍼센트

"에잇퍼센트 직원들은 모두 디자인에 코멘트를 달 수 있고, 질문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적인 이슈에선 결정은 제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모두가 의견을 내고 질문하고 디자인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회사에 직급이 없고 자율성이 높은만큼 서로 친하고 윗사람 아랫사람 없이 질문과 의견을 내곤 합니다. 이 부분이 크레이티브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많은 아이디어를 주게 됩니다."


고급 안마의자, 음료 냉장고, 자율 출퇴근,

조기퇴근, 회식 참여와 야근 여부의 자유....

크고 작은 기업들의 도입?으로

때로는 흔해보이기까지 하는 다양한 복지들을 볼 때마다

그 뒤에 숨은 이유와 결정의 주역들을 따져보게 된다.

보이기 위한 복지기 아니라

회사 구성원의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없다면

이만큼 생색내기식 복지와 문화도 없을테니까.

과연 '에잇퍼센트'는 진짜 복지를 실현하고 있을까?

그러길 바란다.

그러고도 잘되길 바란다.

더 많은 회사들이 그 뒤를 따를 수 있도록

더 많은 직원과 그 가족들까지 행복해질 수 있도록.


5. 헬로네이처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는 게 박 대표의 얘기다. 신선하고 질 좋은 상품이란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상품 판매 페이지에 생산자 이력을 소개하고, 육성(肉聲)으로 자신의 제품을 소개하게 했다. 모니터 혹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고 고르는 소비자를 위해 식품 사진과 동영상도 공들여 찍는다. 참마의 단면을 잘라 끈적끈적한 점액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물건을 팔지 않고

'신뢰'를 파는 것,

이 말도 식상하다.

구체적으로 보여달라.

당신의 신뢰를

어떻게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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