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스 다이제스트 #61.
1.
2022년 약 1년 동안 SPC 삼립은 ‘포켓몬 빵’을 무려 1억 개나 팔았다.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식품, 유통, 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일종의 포켓몬 대란이 펼쳐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일까? 바로 자신만의 개성을 상징하고 표현할 희소성 있는 제품을 원하는 2030 세대의 수요 때문이었다. 이들은 고급 호텔에 숙박하거나 유명만 맛집에 들르는 걸 부담스러워하거나 꺼리지 않는다. 비록 수입은 적어도 자신의 소비를 통해 타인과 교류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크기 때문이다.
2.
사실 이렇게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이나 결정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경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부상 당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뛰어든다. 소비의 영역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소비를 한다. 쓸모로 따지자면 몇백 만원짜리 시계, 몇천 만원짜리 명품백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 이들은 단순한 필요가 아닌 욕망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3.
나는 급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새벽 배송을 선택할 때가 종종 있다. 단지 빠른 배송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도 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 혼자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아침 일찍 눈을 부비며 현관문을 열고 싸한 새벽 공기를 맞으며, 기다리던 물건을 받는 ‘경험’에 중독된 것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이 역시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일종의 ‘욕망’이 아닐까 생각해본 것이다. 그러니 이해 못할 사람들이 행동을 보면 짜증을 내지 말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거나 직접 물어보자. 그 안에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내용 참고 - 김도환 / 디스 이즈 브랜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