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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보다 5분, '뽀모도로'의 지혜

스몰 스텝 스케치 #12.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나 일이 생기면

노트북의 '뽀모도로' 프로그램을 실행하곤 한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은 딴짓을 하지 않고

오로지 그 작업에만 몰두하려 애쓴다.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뽀모도로를 쓴 이후로는 일에 대한 몰입과 집중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이탈리아의 대학생이었던 프란체스코 시릴로는

토마토 모양으로 생긴 주방용 시계를 이용해서

효과적인 시간 관리법을 창안해 냈다.

원리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뽀모도로가 켜진 25분은 오롯이 그 일에 집중할 것,

이후 5분은 무조건 쉴 것,

그리고 다시 25분을 집중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반복되어 뽀모도로의 횟수가 쌓일수록

자연스럽게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인 셈이다.


뽀모도로는 원래 주방용 시계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뽀모도로와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25분간의 집중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그 25분간의 몰입의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

5분을 쉬어가는 '이완'의 지혜에 있다는 것을.

가까스로 집중에 성공해 25분을 지나고 나면

5분의 휴식을 건너 뛰고 싶은 유혹에 곧 맞딱뜨리게 된다.

하지만 그 5분을 쉬지 않으면

집중은 지나침이 되어 더욱 쉽게 지치게 된다.

일에 대한 순간의 욕심이

오히려 길게 보았을 때는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등산을 해도 해발 4천 미터 오르기에 필요한 등산복을 입고

영어 공부를 하려면 새벽반은 기본이라 생각하는 우리들,

시험이라고 수 십, 수 백대의 일의 경쟁률이 기본인

수능과 공무원 시험을 떠올리고,

목숨을 걸고 일한 후의 승진과 연봉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우리는

어쩌면 이 5분의 쉼을 망각한채

25분, 250분, 2500분의 시간을

쉼없이 달리기만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크린샷 2017-05-21 오후 12.27.02.png 맥용 뽀모도로 프로그램 'Just Focus', 5분간 컴퓨터 화면 전체를 가로막고? 명언을 띄워준다.


뽀모도로는 우리에게 25분간의 '집중'을 위해

5분간의 '쉬어감' 이 지니는 지혜를 가르쳐 준다.

스몰 스텝은 우리에게 '일상의 무게'를 이겨내는 힘이

매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성취'에 있음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그 둘은 결국 '회복'이라는 지점에서 동의어가 된다.

25분은 열심이 일하되 5분을 쉴 것,

매일의 자신의 일과 일상에 최선을 다하되

중간중간 힘을 주는 작고 사소한 습관들로

지친 몸과 마음에 '쉬어감'을 통한 회복의 시간을 줄 것.


나는 매일 뽀모도로를 켠다.

매일 조금씩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쓴다.

더 오랫동안 더 행복하게 더 잘 살아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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