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머리끈의 브랜딩 이야기 - 1

18년 간 머리끈을 만들어온 회사 대표를 만났습닏. 정확히는 창업자의 따님을 만났어요. 고민이 많더라고요. 중국산 제품 때문에 국산 브랜드로는 이곳이 유일하게 남은 모양입니다.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사실 머리끈에 무슨 대단한 기술이 필요하겠어요. 그래서 나는 이 브랜드가 가진 쓸모 이상의 '가치'를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쓴 상세 페이지의 카피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그건 바로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이라는 다소 뻔한 표현이었어요. 저는 바로 이 카피에서 이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가치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그건 바로 '신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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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말하면 다들 '뻔한' 표현이라고 생각할겁니다. 하지만 이 신뢰는 각각의 제품이나 서비스마다 다른 식으로 고객들에게 전달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고객들에게 그 '신뢰'를 오감으로 전달하고 있느냐는 거죠. 저는 일단 이 브랜드의 업력에서 그 '신뢰'의 단서를 찾았습니다. 어떤 한 제품을 18년 동안이나 생산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겠어요. 게다가 그 제품이 머리끈 같은 일상의 평범한 제품이라면 말이죠. 그 숫자가 가진 헤리티지가 나는 이 브랜드의 첫 번째 '신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은 이 브랜드가 2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날 만난 따님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다른 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돕게 된 거죠. 그런데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가 아버지의 업을 물려받는건 아니잖아요. 부모님과 그 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를 이어 그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신뢰'라는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제품을 파는건 아마추어입니다. 그러나 그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담아내는 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다면 프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자신이 하는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만드는 일이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가 비범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머리끈이라는 일상의 제품에 '신뢰'라는 가치를 담아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는 그 신뢰가 18년이라는 업력과 2대에 걸친 헤리티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친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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