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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스텝, 함께하면 정말 달라질까?

톡 소리에 잠을 깬다. 일상이 되었다. 내가 가장 먼저 일찍 일어나는 날도 적지 않다. 그때는 내가 알람 소리가 된다. 바로 '스몰스텝' 단톡방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단순한 아침 인사서부터 산책 사진, 아침을 깨우는 글귀, 매일 쓰는 자신의 글, 스몰 스텝의 기록, 뜻밖의 좋은 정보들로 가득한 곳이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이 늘어난다. 자칫하면 '소음'이 되기 쉬운 카톡의 단톡방이 이렇게도 활용되는구나, 하고 뿌듯하고 마음이 든다. 애초에 기획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 더욱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그제서야 깨닫는다. '함께' 하면 '달라진다'는 것을.


'100일 100그림  그리기'라는 도전 프로그램이 있다. '행복화실'로 유명한 정진호 대표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일정 금액을 걸고 매일 제시되는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 그리는 방법은 자유다. 간단하게 그릴 수록 좋지만 채색을 해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가능하면 15분 내로 그릴 것을 권장한다. 100일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100일을 채우면 돈은 환급이 된다. 나의 목표에 왜 돈을 걸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꼼꼼하게 기획된 프로그램 내용을 보고 풀렸다. 정진호 대표의 '진정성'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한다는 것, '기록'한다는 것, 그리고 '결과'를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너무 좋았지만 결국 실패했던 '그림 그리기' 스몰 스텝, 다시 도전해볼까?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나나 정진호 대표만의 것은 아니었나 보다. '챌린저스'란 모바일앱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형식은 위와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이곳은 실패자의 상금을 성공한 사람이 나눠 가지는 구조다. 좀더 '자본주의'스럽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의 참여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좀 더 다양하고 자신에 최적화된 '챌린지(일종의 스몰 스텝)'들을 골라 잡을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챌린지'는 1일 1건강식품 먹기다. 매일 비타민 챙겨먹기 귀찮은 사람들에겐 이만한 동기부여도 없겠다. 아무튼 이런 앱의 핵심도 딱 한 가지 아닐까? 돈이 목적인 사람들이 이걸 하려고 들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앱의 성공 여부는 '함께' 하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함께 하면 더 '쉽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경쟁자가 있다면 기록은 좋아진다. 그 경쟁자가 선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터.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는 과정을 통해 삶을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 스몰 스텝은 그렇게 '개인'에서 '주변'으로 기분 좋게 흘러간다. 때로는 강을 만나 커지기도 하고, 때로는 천을 만나 조용히 흐르기도 한다. 나는 이 여정이 한없이 즐겁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욱 그렇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이 겨울은 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리며 보내볼까나? 브런치에 그 그림들을 빼곡히 올려볼까나. 아니면 큰 맘 먹고 '챌리저스' 앱에 참여해볼까나. 고민이 많다. 즐거운 고민이다. 이런 게 인생이다.


p.s. 어느 쪽으로부터도 의뢰 같은 건 받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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