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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 by 송담이

쓰닮쓰담 1기 - 첫 번째 이야기, 나에 대하여

나를 소개하는 글쓰기로 나를 전부 보여주고 싶다가도,

묻기도 전에 나를 너무 보여주는 건 재미가 없지 않나 한편으로 고민하는 사람.

그렇게 생각이 많은 사람이 바로 저 입니다.ㅎㅎㅎ


최고요 작가는 "좋아하는 집에 살고 있나요?"라는 책에서 자신의 집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야 그 색이 살아난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블로그에 작성한 여러 글들은 이미 저를 너무 알려왔기에,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제 방에 있는 환경적인 것들로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1. 침대 머리맡에는 소중한 것들이....


"모든 소품들은 붙박이 장 안에 깔끔하게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로

제 침대 머리맡은 동굴속 집처럼 복잡복잡합니다.


우선, 수북히 쌓여있는 책들... 전부 다 읽은건 책장에,

앞으로 읽을 책들은 침대 머리맡 뿐만이 아니라

작은 테이블까지 보조로 세워두고 여러권을 쌓아두네요.

잠들기전 뒹굴거리며 몇 페이지씩 바꿔가는 재미랄까요??

그러다보면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몇 권의 책을 다 읽게 됩니다.


참 신기한건, 이런 모습이 일할 때에도 나타나요.

한번에 한가지 일씩 끝내고 다음 업무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저는 일을 해야할 프로세스에 따라서 나눕니다.

제가 처리할 일이 4가지가 있다고 하면

완성되는 시기까지의 단계를 4단계 정도로 나누죠.


첫째, 계획 단계:

4가지 업무를 각각 어찌 완성할지 계획만 합니다.


둘째, 자료수집단계:

자료를 수집하는 업무는 사실 에너지가 많이 쓰이기에

한번에 하나씩 하는게 아니라

4가지 업무의 자료수집을 동시에 해버립니다.

방법이 비슷하기에 모조리 수집하고 4가지로 분류해두는 주간입니다.


셋째, 정리 및 분석 단계:

분류해놓은 자료들을 가지고 정리하고 분석만 합니다.


넷째, 마무리 및 결과 제출 단계 :

용어가 좀 어색하긴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는지 없는지 검토하고 최종안을 만드는 주간입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기간내에 동시에 모든 업무가 끝나요 .


그리고 침대 머리 맡에는 눈뜨면 찾아 먹어야할 각종 비타민이나 개인 약들이 있고,

잠자기 전에 발라야할 재생크림과 바디로션, 비상 안약등이 있습니다.

나름 먼지 들어가지말라고 빵 보관하는 케이스를 사다가 저의 소품함으로

사용하고 있네요.

잊지 않아야할 루틴을 위한 공간이랄까요.


2. 앉으나서나 꽃무늬 이불


옷도 잔꽃무늬 원피스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봄여름가을겨울 색만 다를 뿐 모두 꽃무늬 이불이네요.

보통 깔끔한 네이비나 화이트 이불을 사볼까도 싶지만 결국 결제하는 건 꽃무늬.

여성스러운 취향이라기보다 의외로 저런 꽃무늬가 더러운게 잘 티가 안나기도 하죠.

일종의 보호색과 같은 존재에요.

단! 시트는 단색으로 맞추어~ 정신사나움 수치를 조금 낮추는데에는 의미를 둡니다.


3. 그 침대위 고양이 2마리


저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집사입니다.

4마리를 키우는데요, 주로 침대에는 2마리 정도가 집중적으로 올라와요.

심지어 어떤 날은 제 베개를 베고 자는 아이가 있어서,

제가 오히려 그 친구 침대에 얹혀 자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한 마리는 몸을 밀착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늘 제 곁에 머물며 제 곁에서 잡니다.

또 한마리는 제 곁에서 자진 않지만 제 다리 사이로,

겨드랑이 사이로 이불을 덮고있으면 들어와서는

머리를 부비며 애정을 표시하죠.

이내 더워지기 때문에 그 달콤한 시간은 5~10분정도 뿐이 안되지만

교감하기에 최고의 순간이자 힐링의 시간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아이키우는 마음이듭니다.

일 끝나고 오면 화장실도 치워줘야하고 물도 갈아줘야하고

힘빠진 카샤카샤 낚시대로 몇 번씩 휘둘러주긴 해야해요.

제가 지친다고 그냥 두면 곧 아파지는 아이들이기에 불평하지 않고 합니다.

6시만 되면 일어나라고 야옹대며 깨우는 몫도 요 아이들 몫이에요.

말도 어찌나 많은지 옹알이하는 아이에게 일일히 대답해주느라 아침부터 시끄러운 한 주 입니다.


4. 열려있는 창, 걷혀진 커튼


빛을 좋아합니다.

세상 답답한 게 암막커튼.

분위기를 내기 위해 불은 꺼도, 은은한 초나 조명은 필수에요.

그래도 좋은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죠.

이상하게 커튼을 닫아놓으면 답답해요.

시원한 바람을 쐬고, 커튼이 펄럭이는 장면을 보면 힐링이 됩니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창틀 위로 우리 고양이들이 올라가서 바깥 풍경을 보는데요,

그 장면도 평화롭게 느껴지네요.

따사로운 풍경속에서 낮잠자는 로망을 꿈꿔봅니다.


5. 어지러진 1인용 테이블


방을 묘사하다보니....제가 스스로 정리가 되는군요.

잡동사니가 많고 어지러진 물건들을 미화시키려고 애쓰는 것 같달까요??ㅎㅎ

테이블위에는 노트가 적어도 4~5권은 있습니다.

세줄일기노트, 메모노트, 필기노트, 영어노트 등등등

역시 손에 잡히는대로 쓰고 덮어놓죠.

가끔 집에서 일할 때에는 1인용 테이블 위에 컴퓨터를 올려놓고 업무를 합니다.

가끔 좁지만 괜찮아요. 더 넓은 테이블이 오면 더 무언가를 올려둘 것 같거든요.

치울까 여러번 고민했지만, 컴퓨터로 작업할 일이 많은 저에겐 필수공간.

오늘 글을 쓰면서도 다시금 테이블을 치울까 고민이 되네요.


이렇게 방을 묘사해보니

깔끔하고 심플하다기보다는

작은 것에 의미부여를 하고 모아두는 성격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나름의 질서 속에 모든것들이 널려있는데요,

저도 그런것 같아요.

자유를 꿈꾸지만 적당한 울타리 속 자유가 안정적이라고 느낍니다.


좀 더 쿨해질 필요가 있겠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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