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신은 왜 '브랜드'로 살아야 하는가

14th 스몰 스텝 정기모임 후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목이 쉬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씻지도 않고 곯아떨어졌다. 열 네번째의 스몰 스텝 정기모임 있었던 특별한 토요일 오후였다. 아쉬움은 없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전하고 왔다.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누군가의 쓸모와 욕망을 넘어 중요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어떤 한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브랜드라고 부른다. 야산의 들꽃 하나가 누군가의 눈에 띄어 이름을 얻게 되듯이, 우리는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어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본능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런 관계를 갈망한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브랜드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이 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나는 하루 세 줄의 일기를 썼다. 나에 대한 정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게 에너지를 주는 환경과 사람들, 오히려 에너지를 빼앗가는 사람과 경험들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나는 전자에 집중했다. 아주 작고 사소하더라도 내게 힘을 주는 실천들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스몰 스텝이었다. 나는 그렇게 매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기 시작했다. 취미와 습관, 만나면 좋은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힘으로 내 본업을 더 잘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번 선순환의 고리를 타고 오르자, 세상을 바라보던 내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새 나 역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이름이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말한다.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도시와 국가, 공간과 사람까지 넓은 의미에서 브랜드라 부를 수 있다. 그것은 이름을 통해 '가치'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태어나면 이름부터 짓는다. 우리 첫째의 태명은 '바둥이'이였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바둥거렸다. 둘째는 너무 잘 웃어 (기쁠 희자를 써서) '희원'이라고 지었다. 우리 아이들은 수 많은 신생아들 중에서 비교도 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몇 천 원짜리 티파니가 수십 만원의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할리데이비슨은 누군가에게 오토바이 그 이상이다. 일주일 내내 사무실에 갇혀 사는 누군가에겐 자유 그 자체다. 수백 만원 짜리 프라다 백과 수 천 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사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런 소비는 무의미할 뿐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자기 표현의 도구이자 성공의 상징이 된다.



자신에 대해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숨은 '욕구'를 찬찬히 이해할 수 있다. 그 욕구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힘을 주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 그 숨은 힘(Driving Force)을 우리는 가치라고 부른다. 우리는 누구나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누군가의 '쓸모'가 되고 싶어하고, 누군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며, 그런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가 브랜드가 되고 싶어한다면 그 이유는 한 가지다.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이다.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가치있게 살다가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살다감으로 해서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렇게 선한 욕망을 따라 산다면 그가 누구라 해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아니 우리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나는 세 줄의 일기를 통해 '용기'와 '소통', '평안'이라는 키워드를 찾았다. 50킬로그램 이하의 몸무게로 군 입대를 결심한 것도, 군대를 다녀와 두 번째 수능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것도, 나이 서른 다섯에 직업을 바꾼 것도 '용기' 때문이었다. 이후로 이 가치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그리고 소통을 배웠다. 회식자리에서의 유쾌한 리드만이 소통이 아님을 알았다. 나는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내 방식대로의 소통이 주는 기쁨과 보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용기와 소통을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 밤의 미드와 맥주 한 캔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알게 모르게 빼앗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일단 글부터 쓴다. 그 날 하루를 살아갈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서다. 물론 그 방법은 누구나 다를 것이다.



그리고 다음은 실천이었다. 나는 내가 가진 가치들을 선명하게 다듬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실천이었다. 가능하면 잘하는 일로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수입이 있든 없든 강연을 하고, 글쓰기 교실을 열고, 소상공인을 위한 브랜딩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3권의 책을 동시에 써가면서도 천 일의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어느 덧 500명을 바라보는 단톡방은 물론이고, 그 각각의 단톡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온오프모임을 통해 언제나 새로운 에너지를 얻으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만의 가지는데 게을리지 하지는 않았다. 산책을 통해, 독서를 통해, 그리고 역시나 글쓰기를 통해 번아웃되는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브랜드가 되었다. 스몰 스텝하면, 글쓰기 하면, 브랜드 강의하면 누군가에게 떠오를 수 있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원래의 내 이름에 'Brand Story Finder'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었다.



나는 브랜드를 '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았다.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을 뿐이다.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하는 이에게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이론은 너무나 멀고 과하게만 느껴진다. 자본과 인력이 충분한 사람들을 위한 아주 비싼 음식처럼 느껴진다. 나는 한 끼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스트리트 푸드처럼, 지금 당장의 나에게 필요한 '실천'으로서의 브랜드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길거리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가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어떤 거리의 음식들은 누군가에게 소울 푸드가 되기도 한다. 정찬의 메뉴로 신분 상승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필요'와 '욕구'를 채울 수 있느냐다.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땅히 브랜드로 살아야 한다. 내 이름에 걸맞는 인생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삶은 '함께 할 때' 가능해진다. 더 빨라진다. 행복해진다. 내가 다음 달 23일에 있을 15번 째의 스몰 스텝을 열렬히 기대하고 기다리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 스몰 스텝을 통해 여러분만의 '브랜드'를 꼭 한 번 찾아보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도시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